갈산2동 각 통마다 어려운 가정에게 쌀 전해 준 문홍기 통장


점점 깊어 가는 겨울,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이 담긴 쌀을 전달해 칼날 같은 추위마저 잊게 만든 통장이 있다. 그 주인공은 갈산2동 태화아파트에 살고 있는 1통장 문홍기(54)씨다.
문 통장은 지난 달 인구주택 총조사에 참여하면서 갈산2동 구석구석을 찾아다니게 됐고, 생활형편이 어렵지만 정부나 봉사단체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이웃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이웃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한 끝에, 어려운 이웃 전부는 도울 수 없지만 각 통마다 한 명씩 통장에게 추천을 받아 2주 전 쌀 한 포대씩을 전달한 것.
문 통장의 선행을 지켜 본 통장들과 동사무소 직원들은 “평소 통장 생활을 하면서도 좋은 일을 많이 하더니 이번 겨울에는 아주 큰일을 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실 문 통장의 선행은 그리 특별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 주위 사람들의 전언. 20여 년 전 갈산동에 와서 살면서 통장 일을 봐온 것이 벌써 10수년째 된 문 통장은 동사무소 직원보다 동네 사정을 훤히 꿰고 있는 일꾼이다. 통장들 중 연배가 높은 편인 문 통장은 누구보다도 모범적으로, 성실하게 통장 업무를 보기 위해 노력한다. 무엇보다 반장들을 챙기고 독려하면서 주민들 간에 화합을 이루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모든 일에 열심이고 적극적이다 보니 이곳저곳 문 통장을 부르는 곳이 많다. 갈산초등학교, 갈월초등학교 학교운영위원장을 지냈고, 지금도 막내가 다니고 있는 부평중학교 학교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직업도 있으면서 이래저래 맡은 일이 많은데도, 자신이 필요해 부르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고 말하는 문 통장.
갈산2동에서 맨 처음 가게를 연 공인중개사이기도 한 그는 자영업이기에 시간이나 금전적으로 조금이나마 더 여유 있는 자신이 도울 수 있는 만큼 이웃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동네 사람이 모두 저희 부동산에서 거래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가 무인도에 사는 것이 아닌 이상 이래저래 동네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서 지금만큼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받은 만큼 베푸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인천 시민으로서 부평 구민으로서 갈산2동 동민으로서 할 수 있는 만큼 움직일 때 세상은 제대로 굴러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렇듯 봉사가 아니라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당연히’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고 말하는 문 통장처럼 묵묵히 봉사와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이들이 있기에, 올 겨울은 그리 춥지만은 않은 것 같다.

<이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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