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봉사 앞장서는 십정1동 방위협의회
주말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김치로 김장 나눔



▲ 십정1동 방위협의회는 모두 남성들로만 구성돼 있지만 김장 나눔 3년차로 접어들면서 김장 버무리는 솜씨도 예사롭지 않다

지난 20일 열우물마을 향나무집 뒤뜰은 마치 잔치집 같았다. 230포기나 되는 배추를 옮기느라 땀을 뻘뻘 흘리며 분주히 움직이고 직접 김치소로 배추를 버무린 이들은 십정1동 방위협의회(위원장 성하열) 회원들이다.
방위협의회란 이름 그대로 지역 예비군을 지원하는 자생단체다. 십정1동 방위협의회 역시 여느 동네와 마찬가지로 예비군 훈련이 있는 날이면 늦은 시간 야식을 챙기는 등 예비군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십정1동 방위협의회, 하면 예비군 지원보다 ‘봉사’로 이름나 있다. 30여명의 회원들이 매달 내는 회비를 모아 동네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발벗고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김장 역시 십정1동의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세대 등 추운 겨울을 어렵게 보내야 하는 이웃들을 위해 담근 것이다. 올해로 3년째 김장 나눔을 진행하다 보니 이제 회원들은 김장 선수가 됐다. 회원이 모두 남자이지만 김장 담그는 솜씨가 여간 능수능란한 것이 아니다.
올해는 특히나 배추와 무 등 김장 기본 재료 가격이 폭등해서 김장 봉사를 하는 많은 단체들이 아예 김장 나눔을 포기하거나 양을 줄여야 했지만, 십정1동 방위협의회는 걱정이 없었다. 그린벨트에 묶여 있어 개발되지 못한 채 쉬고 있는 공한지를 개간해 직접 농사를 지었기 때문이다. 회원들 중 열우물마을에서 농사를 짓는 이들이 평상시 관리를 하고 다른 회원들은 주말마다 가족과 함께 밭을 돌봤다.
그렇게 손수 가꾼 배추와 무는 올 겨울 십정1동 이웃들이 겨울나기를 하는 데 요긴하게 쓰일 김장김치로 변모했다.

십정1동 방위협의회의 봉사는 김장에 그치지 않는다. 명절은 물론이고 수시로 소년소녀가장과 독거노인을 챙기는 것은 기본이고, 겨울이면 창고에 연탄을 채워주기도 한다. 물질적인 봉사뿐 아니라 회원들이 가진 기술을 이용해 집수리 봉사와 차량봉사도 하고 있다. 회원들이 대부분 자영업을 하다 보니 건축기술자, 도배기술자, 전기기술자 등 저마다 나름의 기술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조금씩 나눠 어려운 이웃들에게 베풀고 있는 것이다. 십정복지센터와 함께 독거노인 집수리 봉사를 한 지도 1년이 됐다.
이렇듯 어느 단체보다도 부지런히 봉사를 할 수 있었던 데는 성하열 위원장의 솔선수범이 큰 몫을 했다. 김장을 담글 수 있도록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을 내주고 회원들을 다독이며 6년 동안 위원장 직을 맡아오고 있다. 십정1동 주민자치위원회 부위원장까지 맡아 동네 일에 누구보다 열심인 십정1동 일꾼이다.
“30대 초반부터 60대 어르신까지 연령대도 다양하지만 누구 하나 못 하겠다 하지 않고 봉사 때마다 적극적으로 나서주는 회원들에게 고마울 뿐”이라고 말하는 성 회장의 말대로 십정1동 방위협의회 회원들의 적극적인 손길이 십정동의 겨울을 따뜻하게 녹일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이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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