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정초교 어린이들 재롱으로 십정동 노인들 즐거운 한때

십정동 상정초등학교(교장 구본장)에서 동네 노인들을 위한 경로잔치를 열어 이웃들을 흐뭇하게 했다.
상정초등학교 어린이들은 지난 10월 28일 오전 십정동 노인들을 학교에 초청, 1층 교실 네 군데에서 각각 작은 발표회를 열었다. 이날 상정초등학교를 찾은 노인들은 학교 입구에서부터 어린이들이 배꼽에 양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효도하겠습니다” 하는 인사를 들었다. “효도하겠습니다”는 경로잔치 때만 특별히 하는 인사가 아니라 상정초등학교 어린이들의 평소 인사법이기도 하다.
대강당이 없는 학교 형편상 노인들을 한 자리에 모실 수 없어 이 학교 교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끝에 교실마다 노인들이 편안히 앉을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고 아이들이 교실을 돌며 준비한 공연을 펼치기로 했다.
비록 번듯한 무대는 없었지만, 교실마다 노인공경과 효에 대한 전시물로 장식을 하고 노인들이 편안히 공연을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마음 씀씀이가 아기자기한 어린이들의 공연에 담겨 참석한 노인들을 흐뭇하게 했다.
상정초등학교 어린이들은 동네 어른들 앞에서 고전무용, 현대무용, 꽁트, 악기연주 등 그 동안 갈고닦은 솜씨를 뽐냈다. 이 학교 교감 이경노 선생은 평소 취미로 배워온 섹소폰 연주를 선보여 열띤 호응을 얻었다.
이날 참석한 노인들은 어린이들의 재롱에 마음껏 박수치고 웃으며 시름을 날려 버릴 수 있었다. 이날 참석한 노인들은 “10년은 더 젊어진 것 같다” “이렇게 학교에 초대해 줘서 고맙다”고 입을 모았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학교에서 준비한 갈비탕을 점심으로 대접했다. 음식 대접은 학부모회 어머니들의 자원봉사로 진행됐다. 학교, 학부모, 어린이 모두가 함께 마음과 노력을 더해 만든 경로잔치인 셈이다.
상정초등학교 구본장 교장은 “상정초등학교가 있는 열우물마을은 경제 형편이 어렵고 가족들의 돌봄이 없는 노인들이 특히 많이 사는 동네”라며 “학교가 지역에 조금이나마 힘이 돼야 한다는 생각에 1년에 한 번이라도 경로잔치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경로잔치를 준비하면서 교사와 어린이 모두 동네에 대한 사랑과 노인에 대한 공경을 몸으로 배우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상정초등학교는 어린이들의 효행실천을 생활화하기 위해 평소 효경7훈을 제정, 실천하고 있으며 작년에는 교육청으로부터 효행교육 우수학교로 지정된 바 있다.

<이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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