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산동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연합회 최형욱 회장


도시에서 아파트가 보편적 주거양식으로 자리잡은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아파트, 하면 이웃집 숟가락 숫자까지 다 헤아리던 옛 마을과는 대비되는 삭막함이 우선 떠오르는 게 사실이다. 집집마다 철통같은 자물쇠로 문을 걸어 닫고 이웃에 누가 사는지조차 모르는 삭막함. 그래서 당연히 아파트 밀집 지역은 다른 일반주택 지역보다 동네 분위기가 썰렁할 거라고 지레짐작하기 쉽다.
그러나 갈산2동은 다르다. 주택의 80% 이상이 아파트인, 상가와 일부 주택가를 제외하고는 모두 아파트인 동네지만, 그 어느 동네보다 주민 간에 단합도 잘 되고 어려운 이웃들이 있을 때는 이웃들이 발 벗고 나선다. 대부분 입주한 지 10년이 넘은 아파트들이라 그런지 10년만큼의 깊이가 있는 진한 정을 나누고 있는 동네가 바로 갈산2동이다.
이렇듯 아파트에 대한 도식적인 편견을 깨고 함께 나누고 어울릴 수 있으려면 아파트 주민들의 대표 격인 동대표들, 즉 입주자대표회장들이 제 역할을 하는 것은 필수라 할 것이다. 갈산2동의 12개 아파트와 갈산1동 3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들의 모임인 ‘갈산동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연합회(이하 갈산동 연합회)’는 바로 갈산동에 있는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우리 구 전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들의 연합 모임인 ‘부평구 아파트입자주대표회의 연합회(회장 박주남. 이하 부대연)’가 있지만, 갈산동 연합회는 부대연이 만들어지기 두 달 전에 만들어진, 어찌 보면 부대연의 모체라 할 수 있는 모임이었다.
작년 8월부터 약간의 소강기를 거쳐 3개월 전부터 새로운 진용을 갖추고 새출발을 준비하는 갈산동 연합회의 최형욱 회장(갈산2동 팬더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은 갈산동 연합회의 시작, 부대연의 시작부터 함께 했던 사람. 그래서 갈산동 연합회의 회장 직은 처음이지만 새로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한 포부보다는 기초부터 차근차근 쌓아가려는 의욕이 더 크다.
최 회장이 말하는 갈산동 연합회의 기초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들이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공유함으로써 전체 아파트에 이익이 될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들이 매달 한번씩 만나는 정기회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다 그 이유 때문이다.
그 자리에서 오가는 정보는 조금 더 저렴하고 품질 좋은 아파트 공사를 할 수 있게 돕기도 하고, 아파트 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크고 작은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결정적 도움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 최 회장의 설명이다. 입주자대표회 일을 오래 해본 이들은 이제 갓 입주자대표회의 일을 시작한 후배 회장들에게 자신이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얻은 지혜를 전달함으로써 다른 회장들이 똑같은 오류를 겪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하고, 각 아파트들의 현황을 나누면서 유용한 정보를 얻기도 한다는 것.
또한 한 동네에 있고, 처지가 비슷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들의 모임이기 때문에 공통의 문제점에 대해서는공동대응을 통해 더 효율적인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최근에는 올해부터 상가와 똑같은 기준으로 적용하면서 10년 넘은 아파트들에게는 불리하고 비현실적일 수밖에 없는 소방법에 대응하기 위해 각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들의 지혜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최 회장이 가장 염두에 두는 갈산동 연합회의 목표는 ‘동네의 여러 단체들과 화합함으로써 동네 전체에 도움이 되는 봉사’를 하는 것이다. 혼자 하면 별것 아닌 봉사도 여럿이 함께 힘을 합치면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부녀회나 동네 여러 단체들과 함께 어려운 이웃들을 도울 수 있는 크고 작은 봉사활동을 벌여보고 싶습니다”
그의 소박한, 그러나 믿음직스러운 포부는 갈산동 아파트 숲들이 만들 정이 넘치는 아파트공동체의 미래를 그리는 청사진이 될 것이라 믿는다.

<이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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