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에 빠진 이웃에게 희망을 전하는 ‘희망전도사’ 인현교회

성경에 이런 말이 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세상을 살아가면서 고통을 겪는 이들, 어려움에 지친 이들에게 누군가가 보살핌과 휴식을 베푼다는 것은 단지 봉사나 선행의 의미를 뛰어넘어 절망에 빠진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빛을 주는 행동이다.
성경에 있는 말씀 그대로 절망에 빠진 이웃들에게 희망의 빛을 전하는 교회가 있다. 십정동 인현교회(담임목사 김선일). 부평정보고등학교(옛 부평여상) 앞 상가건물 2층에 있는 조그마한 예배실과 다목적실, 주방이 교회 공간의 전부. 교인이 80명이 채 안 되는 작은 교회지만, 인현교회가 이웃을 향해 베푸는 사랑은 여느 큰 교회 못지 않다. 아니, 오히려 작은 교회답게 더 세심하고 가족 같은 보살핌으로 십정동에 살고 있는 어려운 이웃들을 보살피고 있다.

지난 15일은 ‘어버이주일’을 맞아 인현교회 교인들이 삼계탕 180그릇을 준비, 인근에 사는 노인들을 대접하기도 했다. 교인들은 ‘어버이주일’을 ‘삼계탕데이(day)’라 부르며 6년째 이웃 노인들을 대접해 왔다.
인현교회의 이웃사랑은 ‘삼계탕데이’처럼 특별한 날에만 있는 게 아니다. 이웃에 사는 노인들의 집을 찾아가 빨래와 청소를 하고 심지어 자식들도 하기 어려워하는 병수발까지 하는 이들이 바로 이 교회 교인들이다.
인현교회가 있는 십정1동 192번지 일대는 작은 판자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던 달동네였다. 그나마 아파트와 빌라가 들어서면서 지금은 판자집들이 많이 없어졌지만, 여전히 이곳에는 홀로 사는 독거노인들과 알콜중독에 시달리는 중년, 부모 없이 조부모의 손에 맡겨진 아이들이 많이 살고 있다. 특히 경제적 어려움과 가정파탄으로 삶의 의지를 잃고 알콜중독에 빠져 낮이고 밤이고 술에 취해 있는 이들이 유난히 많은 편.
인현교회 교인들은 술에 취해 돌보지 않아 엉망이 된 그들의 집을 청소하고 알콜중독 재활 프로그램에 그들을 인도하는 등 절망에 빠져 삶을 포기하다시피 한 그들에게 삶의 희망을 전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6년 전 인현교회에 부임한 김선일 목사는 “예수님이 세상에 오셨을 때 부자이고 잘난 사람을 찾아간 것이 아니라 가난하고 병든 사람부터 찾아가셨다”며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가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는 것이 성경의 정신”이라고 말한다.
성경의 정신을 실천하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김 목사와 그 뜻을 지지하고 함께 나선 교인들의 노력은 수십년간 알콜중독과 병으로 고통받던 이웃을 건강한 삶으로 이끌기도 하고 홀로 살면서 외로움과 질병으로 힘겨워하던 노인들의 말년에 따뜻한 웃음을 전하기도 했다. 또한 부모로부터 보살핌을 받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학비보조 등으로 내일의 희망을 꿈꿀 수 있게 했다.
얼마 전에는 사업에 실패한 뒤 부모가 다 떠나고 할머니와 단 둘이 사는 한 고등학생이 월세를 낼 돈이 없어 전전긍긍한다는 소식에 교회 근처에 전세를 얻어주기도 했다. 교회 건축을 위해 쓰지 않고 모아두었던 헌금 중 일부를 전세보증금으로 내놓은 것이다. 보증금 1천5백만원은 그 학생이 자라서 돈을 벌 수 있게 됐을 때 차차 갚기로 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이웃들을 향해 언제나 달려가는 교회. 어려운 삶까지도 함께 나누는 것이 신앙이라고 믿는 교회. 인현교회는 십정동 달동네에 희망을 전하는 ‘희망전도사’임에 틀림없다.

<이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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