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천1동 이현기 통장 공간 제공


동네마다 구에서 관리하는 노인정이 있지만 아직은 모든 노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형편은 아니다. 때문에 번듯한 시설이 아닌 비닐 천막이나 컨테이너 박스에서 노인들이 옹기종기 모여 여가를 보내는 모습도 간혹 볼 수 있다.
겨울이 아니고서야 동네에 작은 공원 하나라도 있으면 여기저기 모여 환담을 나누거나 소일거리를 해도 상관없지만 추운 겨울에는 갈곳이 없기 때문에 노인들은 추위만큼 외로움을 탄다.
노인들의 이러한 처지를 헤아린 뫼골공원 인근 청천1동 9통 이현기(58) 통장은 지난해 겨울이 시작되자 자신의 가게를 선뜻 노인들의 사랑방으로 내주었다. 마침 임대를 줬던 가게 주인이 나가고 공간이 비어서 가능한 일이었지만 노인들은 이 통장의 마음 씀씀이가 고맙기만 하다.
이곳 사랑방 노인정의 이충호(73) 회장은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한 노인들이 이제는 30명에 이른다”며 “이 통장이 손수 뜨끈한 찌개를 끓여주고 음료수며 막걸리도 떼어다 원가에 제공하고 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 통장의 선행이 동네에 퍼져 지난 겨울 동사무소와 새마을금고에서 연탄도 넣어줘 노인들은 더욱 따뜻한 겨울을 지낼 수 있었다.
이곳 노인들은 오는 16일 강화도 함허동천으로 나들이를 간다. 소풍을 앞둔 아이들처럼 노인들의 얼굴은 잔뜩 기대감이 묻어난다.
동네 노인들을 위해 가게 공간을 선뜻 내놓은 이현기 통장의 마음처럼 우리 이웃의 노인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지는 않은지 살펴봐야할 때다.

<이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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