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방 운영하는 오한택씨

공간을 메우고 있는 많은 책장 안에 빼곡이 꽂혀있는 책들. 전공서적부터 인문서적, 소설, 철학, 동화책 등 다양한 분류의 책들은 그 특유의 은은한 종이 냄새를 풍긴다. 책들을 꺼내 넘기다 보면 누군가의 손때가 느껴지는 촉감과 간혹 기억해 두려는 듯 곳곳에 그어둔 밑줄은 정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특유의 냄새와 촉감, 정감을 간직하고 있는 헌책방, 부개역 부근 2층 건물에 마련된 ‘책사랑방’(부개2동 196-9)의 주인 오한택(37)씨는 책이 좋아 곁에 두고 책방 주변을 맴돌다 아예 헌책방 주인이 됐다.
8년 남짓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에게 맞는 일이 무엇일까 하는 고민을 진행하는 동안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은 그동안 시간에 쫓겨 아쉬워만 했던 책을 읽는 일이었다. 여기 저기 책방을 방문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세월이 지나고 환경이 변해 가는 중에도 여전히 책은 하나의 소중한 ‘문화’라는 생각을 깊게 하게 되었고 바로 이것이 오씨를 헌책방이라는 새로운 일에 도전하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올 3월로 시작한 지 1년을 맞는, 책사랑방 사장이라는 명함이 아직은 어색하긴 하지만 그래도 자신이 하고 싶었던 ‘평생을 해야할 일’이라는 만족감과 자부심은 누구 못지 않다.
헌책을 찾는 사람들은 철학, 사상, 사회과학, 문학 등 시중 서점에서 구하기 힘든 오래된 책을 주로 찾곤 한다. 더구나 인터넷 헌책방(www.booksarang.com)을 시작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책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져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중이다. 
‘책방을 하면 더 많은 책을 읽을 수 있을 줄 알았다’지만 일을 하면서 오히려 예전보다 책을 읽을 기회가 줄어든 안타까움도 잠시, 앞으로 지금보다 큰 규모의 헌책방을 마련하는 것이 그가 가지고 있는 바람이다. 단지 헌책을 구입하는 곳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오가면서 쉽고 편안하게 책과 문화를 접할 수 있는 대중적인 문화공간으로서의 헌책방을 제대로 세우고 싶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누군가의 품에서 나온 책들을 정리하고 손질을 하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보내는 일에 바쁜 오한택씨의 일상은 보람 있고 즐겁다.

<박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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