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산1동 어깨동무 공부방 새 공간 마련키로
동사무소에서 독립, 지역아동복지센터로 질적 변화 도모

 

 

부모가 챙겨주며 학원을 전전하는 아이들에게든 돌봐줄 사람 없어 동네를 배회하는 아이들에게든, 방과후는 학교에서 공부하는 시간만큼이나 중요한 시간이다. 학교는 아니지만 또래친구들과 가족, 이웃들 속에서 또 다른 배움을 갖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의 방과후 또한 어른들의 보살핌과 교육이 보장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고, 그런 문제의식 속에서 뜻 있는 이들이 부모의 보살핌을 받을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한 공부방을 만들었다.
갈산1동 어깨동무 공부방 역시 아이들의 방과후를 지역 어른들이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2001년 문을 연 방과후교실이다. 당시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 부평지부는 부평구의 저소득지역에 방과후교실을 열었고 한부모 가족, 조부모-손주 가족, 맞벌이가족 아이들에게 부족한 학습과 체험활동을 제공했다.
다행히도 갈산1동 주민자치위원회가 공부방을 자치센터 프로그램으로 받아들여 사업을 진행하면서 갈산1동 어깨동무 공부방은 처음부터 공간 문제로 어려움을 겪던 여느 공부방과 달리 주민자치센터 공간을 활용해 처음부터 안정적으로 방과후교실을 진행할 수 있었다. 대학생 자원봉사자들과 인근 학교의 자원교사들, 이웃들의 후원은 든든한 힘이 돼주었다. 갈산1동사무소에서도 틈틈이 지원을 해주며 동네 아이들을 함께 키워온 것이다.

 

급식시설 갖추려면 ‘홀로서기’ 불가피 … 지역 교육 책임지는 질적 변화 모색

갈산1동 어깨동무 공부방 연혁(2001∼2004)

2001년  7월 개소
              8월 강화도 교동면과 자매결연 맺음
             12월 철새 기행 (임진강 일대)
2002년  4월 독거노인과 함께 하는 기행 (강화도)  
                    공부방 후원의 밤
              5월 어린이날 행사 어깨동무 준비위원 결합
              8월 여름농촌활동 참여 (연천군)
             10월 부평풍물축제 참여 (갈산1동 대표)
             11월 가을 수해활동 참여 (전북 김제)
2003년  2월 첫아이 학교 보내기(학부모 교육프로그램) 진행
              5월 어린이날 행사 어깨동무 준비위 결합
              8월 꾸러기 여름나기 (문화교실)
             10월 부평풍물축제 참여 (갈산1동 대표)
             11월 갈산1동 독거노인 돕기 바자회 참여
             12월 꾸러기 겨울나기
2004년  2월 대보름 맞이 대동 한마당 참여
                    첫아이 학교 보내기 진행
              3월 교육 사랑방
              5월 부평풍물축제 참여 (갈산1동 대표)

5년째 갈산1동 주민자치센터 공간에 둥지를 틀고 갈산1동 아이들의 방과후 교육을 책임져 왔던 어깨동무 공부방은 2005년 ‘독립’을 준비하고 있다.
작년 7월 새로운 갈산1동사무소가 새로운 청사로 이전하면서 더욱 넓고 쾌적한 공간을 갖게 된 공부방이 왜 주민자치센터를 나와 ‘홀로서기’를 하려 하는 것일까?
작년 개정된 아동복지법에 따라 지역 아동의 방과후교실에 대한 정부 지원이 법적·제도적으로 보장되게 되었다. 지난 달 24일 기획예산처와 보건복지부는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지원금을 월 67만2천원에서 올해부터 2백만원으로 올린 데 이어 지원대상도 지역아동센터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정부에서 지원하는 지역아동센터에는 여러 기준이 있다. 25평 이상의 공간이 있어야 하고 아이들에게 무료급식을 제공할 수 있는 급식시설을 갖춰야 한다. 갈산1동 어깨동무 공부방은 주민자치센터 공간을 활용한 것이라 다른 지역 어느 공부방보다도 넓은 공간을 자랑하고 있지만 급식시설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때문에 더욱 확대됐다는 정부의 지역아동센터 지원 대상에 포함될 수 없는 현실이다. 갈산1동사무소 관계자는 “공부방이 갈산1동 주민자치센터의 중요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건물 자체가 급식시설을 설치할 수 없는 여건”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이에 어깨동무 공부방 운영진은 동사무소로부터 독립, 새로운 공간을 마련하고 주민들이 자체 운영하는 공부방으로 거듭나기로 결정했다.
또한 공간의 독립과 더불어 지금까지 방과후 갈 곳 없는 아이들을 맡아주는 ‘보육’적 측면이 강했던 공부방의 기능을 새롭게 변모시킬 계획이다. 지역 아동의 보호는 물론이고 교육, 건전한 놀이와 오락 제공, 보호자와 지역사회의 연계 등 아동의 건전한 육성을 위한 종합적인 아동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인 셈이다.

 

주춧돌부터 작은 살림살이까지, 주민들의 힘으로

물론, 지역아동센터 기준에 적합한 공부방으로 홀로 서기 위해서는 25평 이상의 공간과 시설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결코 만만치 않은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어깨동무 공부방은 처음 시작이 주민들의 자발적인 요구와 참여에서 시작했듯이 ‘홀로서기’ 역시 주민들의 힘으로 이뤄낼 것이라 자신한다.
“25평 이상의 공간을 임대하려면 재정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어깨동무 공부방을 있게 한 힘이 지역주민이었듯 공간 마련부터 운영까지 모두 지역주민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갈산1동 어깨동무 공부방 이소헌 운영위원장은 갈산1동 주민의 힘으로 새롭게 거듭나는 공부방을 그리며 이웃들을 만나느라 여념이 없다. 지금까지 물품과 후원금으로 공부방을 후원해온 후원회원을 대대적으로 확대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소헌 운영위원장은 우리동네 아이들은 우리동네 어른들이 책임진다는 마음으로 어깨동무 공부방의 홀로서기에 마음과 뜻을 모아줄 것을 당부했다. 5년째 알찬 프로그램으로 갈산1동 아이들의 방과후를 책임져 온 갈산1동 어깨동무 공부방이 지역주민들의 힘으로 다시 태어나 아이들의 제2의 학교가 되길 바란다.

<이영주 기자>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