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들 “누구를 위한 재개발 총회냐” 비난

부평4동 제5구역 주택재개발 사업이 임시총회를 소집한 이사회 측과 임시총회 ‘불가’ 입장을 가진 김선홍 조합장 측간에 용역업체를 동원한 실력 대결로 치달아 조합원 참여가 저조한 채 ‘난장판’ 총회로 막을 내렸다.
지난 달 29일 부평동에 위치한 ㅂ웨딩홀에서는 이사회 측에서 법원 허가를 받아 소집한 임시총회가 열리기로 되어 있었다. 
반면 이날 조합장 측에서 고용한 것으로 보이는 용역업체 직원과 장애인, 주민 등 200명은 ‘조합장을 지키자’라는 글귀의 어깨띠와 머리띠를 두르고 오전 10시경부터 웨딩홀 1층을 점거한 채 웨딩홀에 진입하려는 이사회 측 조합원을 막고 나섰다. 이 과정에서 낮 12시 30분께 진입을 시도한 이사회 측과 이를 막는 조합장 측의 용역업체 직원들간에 몸싸움이 벌어져 웨딩홀 대형 유리창이 파손되기도 했다.
이날 웨딩홀을 차지한 김 조합장 측은 “오광용을 비롯한 이사회가 주장하는 12억 횡령과 총무 살인교사, 직무유기는 모두 거짓”이라며, “5월에 있을 재판에서 진위를 가리자”고 주장했다. 반면 오광용씨는 “김 조합장은 법원의 결정을 무시하고 조합원도 없이 총회 장소를 무단으로 점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조합장 측이 장소를 내주지 않자 임시총회 발의자인 오광용씨는 오후 4시께 웨딩홀 앞에서 조합원 40명을 참가시킨 가운데 ‘서면 결의서’를 제출한 조합원 312명을 포함 344명의 찬성을 얻어 김 조합장을 해임하고, 3월 정기총회까지 오광용씨를 직무대행으로 추천, 통과시켰다. 그러나 판례 상 총회는 공지된 시간과 장소에서만 진행했을 때 총회 성사가 인정됐던 전례가 있어 임시총회 성립 여부는 법원 판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다.
한편 난장판 같은 이날 상황을 지켜본 조합원들의 시선은 따갑기만 했다. 이 동네에서 30년 넘게 살아온 김할머니는 “동네 사람들이 오광용, 김선홍이 누군지도 잘 모르고, 서로 도둑놈이라고 말하지만 어느 놈이 도둑놈인지 모르겠다”며 “방에 가면 시어머니 말이 맞고, 부엌에 가면 며느리 말이 맞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고 양쪽을 나무랐다.
익명을 요구한 50대 최아무개씨는 “이사회나 조합장 모두 자기들 잇속을 챙기는 싸움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이렇게 용역들을 동원한 돈도 결국 조합원의 소중한 재산”이라고 말한 뒤, 새로운 조합장과 임원을 뽑거나 아니면 재개발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꾸짖었다.
한편 부평경찰서는 이날 재개발 총회와 관련 양측의 실력 대결로 인한 충돌을 막기 위해 경찰병력 1개 중대를 배치하고 조율에 나섰다.

 <한만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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