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군 이겨라, 청군 이겨라!”
“야야야야야… 꽃바구니 옆에 끼고…”
은박꽃술로 치마를 만들어 맞춰 입고 색지로 부채를 만들어 응원대장의 지휘에 맞게 일사불란하게 접고 펴기를 반복하고, 커다란 청깃발을 흔들며 응원가를 부르는 양쪽 진영 응원부대의 열기가 동암초등학교를 가득 메웠다.
분위기를 봐서는 동암초등학교가 운동회를 하는가 싶지만 응원단의 연령이 지긋한 것을 봐서나 응원가 대부분이 흘러간 트로트 중심의 대중가요인 것을 봐서는 그건 아닌 듯싶다. 9일 십정2동의 동축제인 꽃밭골축제의 풍경이다.
십정2동 축제위원회는 동축제들이 동마다 특성 없이 천편일률적이었다는 평가 아래 올해는 좀 더 색다른 재미를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끝에, 운동회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축제를 기획하게 됐다고. 특히 서울-인천간 전철이 동서를 가로지르는 지리적 특성을 이용, 통별로 묶기보다는 경인전철 남북으로 나뉜 생활권별로 청팀, 백팀을 나눠 응원을 준비하게끔 한 것.
각 팀별로 갖은 응원도구를 가져와 응원하는 모습은 마치 20여년 전 시골 초등학교의 운동회 풍경을 연상케 할 정도로 정답고 흥겹기만 했다.
또한 동네 상가별로 자신이 내놓을 수 있는 것들을 조금씩 내어 동축제를 만드는 정겨운 모습도 흐뭇한 미소를 짓게 했다. 새마을금고와 신협은 고객이기도 한 주민들을 위해 따뜻한 차와 음료를 대접했으며 동암정형외과는 구급약품과 의료진을, 사진관은 어르신들의 영정사진을 저렴한 가격에 찍어주기도 했다.
십정1동도 24일 오전 11시 백운공원에서 열우물함봉축제를 열 예정이다.
동축제 중에는 역사가 가장 깊어 올해가 8회째인 함봉축제는 열우물풍물패 공연, 음악단체협동줄넘기, 합기도 시범 등의 공연, 노래자랑 등으로 꾸며진다.
특히 날씨가 추워지면서 화재 위험이 빈번할 것에 대비해 식후행사로 소화기 작동 시연을 하기로 해 주목을 끌고 있다. <이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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