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천2동 대우아파트 앞 대우플라자 빌딩 1층에 위치한 대중음식점 ‘서방가’. 여느 음식점과 별반 다를 것 없지만 이곳에는 한 달에 한 번 열댓명의 동네 노인들이 음식을 먹으러 찾는다.
이들 노인들은 혼자서 외롭게 살고 있는 독거노인들. 서방가의 주인 김형남(42), 김희숙(38) 부부가 이들에게 삼계탕 등의 한끼 맛난 식사를 무료로 대접한 것은 올해 초부터다.
이 식당에서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는 미선씨로부터 날마다 독거노인들에게 사랑의 도시락을 전달해 온 ‘사랑의 도시락 센터(이하 센터)’ 이야기를 듣고 선뜻 나서게 된 것.
미선씨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센터에 나가 도시락을 싸는 자원봉사활동을 해 온지라 독거노인들의 삶과 처지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터였다.
“센터에 직접 가서 몸으로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들에 비하면 별거 아니”라며 “있는 시설과 공간에 원재료 값만 들여 대접하는 것이 뭐 대단한 일이냐”고 겸연쩍어 하는 김희숙씨. 그러나 희숙씨네 부부가 노인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모습에는 아무리 하찮은 일일지라도 마음과 정성이 없으면 하지 못하는 것이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이고 누군가를 돕는 것이라는 진리가 담겨 있다.
한동안 삼계탕을 대접하다가 행여 노인들이 실증을 느끼시지는 않을까 해서 찌개류로 바꾸고, 노인들 드시기에는 역시 삼계탕이 나은 것 같아 다시 삼계탕을 대접한다는 희숙씨의 이야기는 음식에 정성과 배려가 담겨 있음을 짐작케 했다.   
희숙씨네 부부는 5년 전부터 영아다방사거리에서 뫼골공원으로 올라가는 도깨비시장에서 야채가게를 할 때도 동네 한 아주머니를 통해 결식아동들에게 야채를 전달했다.
또한 옆집에 혼자서 어렵게 살았던 80대 할머니를 가까이서 보아 온지라 어려운 이웃에 늘 안타까운 마음을 간직하고 있었다. 더구나 희숙씨는 얼마 전에 친정어머니가 시골에서 혼자 계시다가 돌아가시는 일을 겪고 난 뒤로는 독거노인들을 보면 걱정부터 앞선다. 
“노인들 혼자계시면 안 돼요. 한 달에 한 번 오시는 노인들 중에 안 보이시는 분이 있으면 걱정부터 앞서죠. 그래서 얼굴을 뵐 때면 무척 반가워요”
돌아가신 친정어머니가 생각났는지 눈시울이 붉어지는 희숙씨. 요즘 경기가 안 좋다보니 장사가 잘 안 돼 걱정이지만 식당을 하는 동안은 독거노인들에게 음식 대접하는 이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한다.
희숙씨네 부부의 따뜻한 나눔이 오래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장사가 잘 됐으면 좋겠다.<이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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