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발전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부평역의 환승 환경 평가등급은 A~F등급 중 E등급으로 최악을 겨우 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평역의 대중교통 간 환승 불편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인천발전연구원의 이번 조사 결과는 그동안 시민들이 느끼던 불편을 사실로 확인시켜 준 것이어서 그 의미가 적지 않다.

부평역은 인천지하철과 경인전철 간, 지하철과 버스 간에 환승하기가 보통 불편한 것이 아니다. 노약자를 비롯해 장애인들이 느끼는 불편은 말할 것도 없고, 비장애인들조차도 대중교통 간의 환승에 많은 불편을 느끼고 있다. 그나마 양호하다는 지하철 및 경인전철과 택시 간의 환승도 부평역이 유발하는 고밀도 교통량으로 인해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택시와 롯데마트 등 부평역의 고밀도 상업시설을 방문하는 승용차들이 뒤엉키는 모습은 심리적 불안감을 낳아 택시 이용을 외면하게 만든다. 인천지하철이나 경인전철에서 버스로 갈아타기는 상당한 인내를 필요로 한다. 거리가 멀 뿐만 아니라 버스정류장이 부평역 주변 곳곳으로 분산돼 있기 때문이다. 출근 시간에 쫓기고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다 퇴근하는 직장인들을 짜증나게 하는 환승체계가 아닐 수 없다.

부평역의 대중교통 환승체계는 개선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경인전철인 주안역의 환승 체계는 배울 점이 있다. 주안역은 역 광장에 버스와 택시를 갈아 탈 수 있는 정류장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환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버스정류장이 전철역에서 먼 곳에 있음으로 인해 시민들이 겪는 불편을 해소한 것이다.

대중교통 활성화에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주안역의 환승체계를 만드는데,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하상가 상인들을 비롯해 주변 상인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시민들의 편의를 우선해야 한다는 큰 뜻에 모두가 동의함으로서 지금의 환승체계가 만들어졌다.

부평역도 지금의 환승체계를 개선해 시민편의를 도모해야 한다. 부평역 일대의 보행권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돼야 한다. 물론 사전에 꼼꼼한 계획과 주변 상인, 부평역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전제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대중교통 전문기관에 부평역 대중교통체계 개선을 위한 용역을 의뢰해보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인천시와 부평구 등 행정당국이 부평역 대중교통 체계 개선을 위해 나서야 한다. 고유가 행진이 이어질수록 서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편리한 대중교통체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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