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60주년 분단 60년에 느끼는 격세지감

나는 지난 7월 20일부터 25일까지 평양과 백두산, 묘향산 등지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민족작가대회’에 참가하고 돌아왔다. 여러 행사 중에서도 특히 23일 새벽 백두산 장군봉 아래 개활지에서 있었던 ‘민족문학의 새벽’이라는 행사를 두고두고 잊을 수가 없다. 남과 북, 해외의 작가들이 백두산 천지에 모여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문학으로 6·15시대를 활짝 열자고 다짐하는 광경은 참으로 장엄했으며, 벅차 오르는 감격을 누르기 어려웠다.
‘민족문학의 새벽’ 행사와는 별도로 바로 옆에서는 6·15공동선언실천을위한남북해외공동행사준비위원회(이하 6·15공준위) 북측위원회 분들만 보여 따로 백두산의 흙, 천지의 물 채취와 성화 채화 행사가 열렸는데, 바로 이 흙과 물, 성화가 오는 8월 14일부터 17일까지 3박 4일간 서울에서 개최될 ‘자주 평화통일을 위한 8·15 민족통일대축전’ 행사에 쓰일 것이었다. 나는 이번에 6·15공준위 남측본부 심부름으로 성화를 북으로 가져가게 되어 뿌듯했는데, 통일축전 행사에 쓰일 성화를 채화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하는 행운까지 누린 것이다.
이번 8·15 민족통일대축전은 민간행사뿐만이 아니라 남북 당국자들도 참가하는 역사적인 행사인데, 북측 대표단은 북쪽 축구대표팀까지 포함해 163명으로 확정되었고, 북측 당국자들도 20여명 이상으로 대표단을 꾸려 내려오기로 합의가 되었다.     
나는 이번 8·15 민족통일대축전과 관련한 결정들을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민족통일대축전은 원래 남, 북, 해외동포 3자연대 조직인 범민련이 주최한 1990년 1차 범민족대회가 그 시작이었다. 그 후 우여곡절을 겪다가 2000년 남북 정상이 6·15공동선언을 발표한 이듬해인 지난 2001년에는 300여명의 남쪽 대표단이 참가한 가운데 평양에서 남북 공동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그동안 해마다 8·15 통일 행사 때만 되면 원천봉쇄 내지는 최루탄과 헬기까지 동원한 강제 해산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나로서는 북의 대표단이 참가한 가운데 서울에서 열리는 것은 물론 남북의 정부 당국까지 참가하게 된다니 진정 감개무량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대회 참가자들은 14일 서울에 도착한 후 개막식 행사장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1km떨어진 곳부터 경기장까지 민족대행진을 벌인 뒤 개막식을 열어 8·15민족대축전의 시작을 알리고, 이어 남북 축구대표팀의 친선 축구 경기가 열린다고 한다. 15일에는 본 행사를 연 뒤 ‘7천만 겨레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창덕궁, 행주산성 등을 참관할 예정이라고 하며, 16일에는 여성, 학술, 농민, 노동, 청년, 체육, 교육 등 각 부문 상봉모임도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10년 전이라면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들이 2005년에 현실이 되고 있다. 그만큼 우리민족의 통일은 우리 바로 옆에 성큼 다가와 있다. 특히 올해는 광복 60주년, 분단 60년이 되는 해로 고통의 근원인 분단의 철조망을 기어이 끊고 2005년을 통일의 원년으로 만들자는 각오들이 대단하다. 남쪽에서는 현재 노동자, 시민, 학생들로 통일선봉대가 꾸려져 전국 각지를 누비면서 통일의 열기를 모아가고 있다. 통일선봉대는 휴전선 부근을 횡단하는 ‘평화통일대행진단’과 한라산에서 서울까지 종단하는 ‘민족통일대행진단’으로 구성되었으며, 특히 종단 행진단은 동군과 서군으로 나뉘어 전국을 빠짐없이 돌며 중간 대도시들에서 6·15공준위 각 지역 본부들과 함께 통일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한다.       
우리 인천에서도 지난 7일 부평공원에서 인천시민통일노래자랑 등 ‘인천시민 통일한마당’ 행사가 성대히 개최되었다. 우리 인천은 작년에 ‘우리민족대회’가 성대히 열린 데 이어 오는 9월 1일부터 4일까지는 아시아 육상경기대회가 열리게 되는데, 이 대회에 북쪽선수들은 물론 대규모 응원단까지 참가가 예정되어 있다.
통일이 바로 우리 코앞이다. 그 누구도 도도한 이 역사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 듣자하니 14일 남북 축구 행사에 인천시민들에게도 입장권 3천장이 할애되었다고 한다. 8월 14일에는 우리 모두 손에 손을 잡고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 가서 북쪽에서 내려온 대표단들과 함께 통일대축전 개막식에도 참가하고 남북 축구경기도 관람하자. 통일의 현장에서 통일의 열기를 직접 느껴보자. 우리 민족 통일의 역사 한 귀퉁이를 내 몸으로, 내 목청으로 직접 써 보자. 8월 14일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의 응원 소리가 귀에 쟁쟁하다. 남북이 따로 없는 응원소리가.

신 현 수 ·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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