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경제사정에 구애받지 않는 가을나들이

단풍을 곁들인 도시락으로 신나는 가족소풍을



▲ 전통의 정겨움이 있는 박물관 공원

나뭇잎이 하루가 다르게 노랗고 붉게 물드는 것을 보노라면 경치 좋은 곳으로 단풍여행을 떠나고픈 마음이 절로난다. 기차를 타고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설악산이나 명소를 찾아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지만 정작 실행에 옮기기는 마음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시간잡기도 어렵고, 경제사정은 여의치 않고, 이동거리도 만만치 않고…. 걸리는 게 한 둘이 아니다. 

하지만 가까운 우리 동네 공원에도 가을이 오고 있다. 아쉬운 마음에 들러보는 동네 공원이지만 의외로 가을을 느끼는 데 손색이 없다. 어느 곳이든 하루가 다르게 짙어가는 단풍의 깊은 색은 자연이 주는 공평한 선물이기 때문이다.

계절이 바뀌고 그에 따라 자연도 변화하지만 우리는 어떤 감상이나 느낌 없이 바쁜 일상에 묻혀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특히 아이들은 아스팔트 깔린 도시 속에서 어떻게 계절이 변하고 그 변화 속에서 무엇이 없어지고 생기는지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 아파트 속에 색다른 마장공원

더운 여름이 지나 가을이 되면 왜 나뭇잎이 단풍으로 변하는지, 겨울을 채비하는 나무와 날씨에 대해 순환의 과정을 깨닫고 그 속에서 생명력을 느끼고 자연을 마주할 수 있다면 어느 때보다 여유 있고 활기찬 가을을 맞을 수 있을 것이다.

청천동에 있는 원적산공원은 공원을 가운데 두고 사방이 병풍처럼 산으로 싸여있어 가을의 향취를 느끼기에 그만이다. 맨 꼭대기에서 노랗고 붉은 색이 천을 물들이듯 금방이라도 내려올 것 같은 산과 호흡을 맞춰 색을 바꿔 입은 나무들이 바람이 불때마다 ‘사삭’ 스치는 소리는 시원하고 부드럽다. 게다가 공원 윗자락에 앉아 아래를 내려다보노라면 세상이 참 편안하고 조화롭다는 생각이 절로 난다.

원적산공원이 산으로 둘러싸인 곳이라면 마장공원은 아파트에 둘러싸인 동네 공원이다. 산곡동 경남·뉴서울 아파트 등의 한 가운데 마련된 마장공원은 아파트로 인해 답답할 것이라는 느낌을 갖게 되지만, 정작 공원에 들어서면 아파트 속의 공원 정취가 색다름을 발견한다. 

특히 울타리가 따로 없는 공원을 들러 쉬는 사람들과 운동하는 사람들, 조잘거리며 뛰어다니는 꼬마아이들의 모습은 아파트와 묘한 대비를 이룬다. 이곳에서 지압보도를 맨발로 걷거나 나무의자에 앉아 있으면 가을볕이 느껴지는 한가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원적산공원

삼산동에 있는 공원들은 그 모습을 드러낸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내기 공원’들이다. 부평역사박물관 옆에 마련된 박물관공원은 역사와 전통을 주제로 한 공원이다. 나무 사이사이로 옛 정취가 나는 담벼락과 가옥, 원두막들이 있어 공원 전체가 우리 전통의 정겨움을 담아내고 있다.

더구나 박물관 뒤편에 마련된 그네를 단풍을 배경 삼아 타면 춘향이가 따로 없다.
박물관공원에서 이어지는 삼산교를 지나면 바로 시냇물공원으로 통해 천천히 산책하며 가을을 느끼기에 좋다.


부평삼거리역 근처의 인천가족공원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곳이다. 공원묘지로 더 잘 알려진 이곳을 인천시에서 2021년까지 자연형 생태공원을 중심으로 한 가족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 인천가족공원을 돌아 보는 순환도로

공원 전체를 둘러볼 수 있는 순환도로가 마련돼 있어 차량을 이용하거나 도보로 풍성한 나무와 산자락을 구경할 수 있다.

동네 공원에서 만나는 단풍이 가을을 담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느껴질 수 있고, 특별히 놀 수 있는 꺼리도 많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평소에 접하기 쉽지 않은 흙을 가족이 함께 밟아도 보고 떨어진 단풍도 주워보고, 나무 의자에 앉아 간단한 간식이나 단풍을 곁들인 도시락을 먹는 가을의 호사를 누려도 좋겠다.

이번 주말, 동네 공원으로 가을나들이를 나가보자.


▲ 인천가족공원의 코스모스


  ◎ 우리 구 10대 공원 제공 : 부평구청

● 신트리공원 (부평4동) 농구장, 배드민턴장축구장, 테니스장, 놀이터 
● 청운공원 (부개동) 등의자, 산울타리, 배드민턴장, 간이체육시설
● 대촌공원 (부개동) 그늘시렁, 등의자, 산울타리, 배드민턴장, 농구장
● 백운공원 (십정동) 그늘시렁, 산울타리, 잔디밭, 축구장
● 중부동공원 (부평동) 그늘시렁, 산울타리, 잔디밭, 운동장
● 영성공원 (삼산동) 농구장, 허리돌리기, 윗몸일으키기, 역기대, 등펴기
● 갈월공원 (갈산동) 등의자, 운동장, 산울타리, 간이체육시설
● 시냇물공원 (삼산동) 지압로, 산책로, 생태연못, 도섭지, 바닥분수
● 박물관공원 (삼산동) 쉼터마당, 기찻길, 민속마당, 놀이마당 스탠드
● 분수공원 (삼산동) 건강지압장, 파고라, X-게임장, 야외무대


궁궐·선비·민가정원 다 모여 있네

월미공원 한국전통정원지구




지난 50년 동안 군부대 주둔으로 군사통제구역으로 묶였다가 지난 2001년 시민들에게 개방된 월미공원. 월미도가 백제시대 이후 주요 교통로의 역할을 하고 조선시대에는 한양을 지키는 군사요지였다는 역사적 의미를 되살리는 의미로 최근 ‘한국전통공원’이 마련돼 개방됐다.

약 5만㎡ 규모의 한국전통공원은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정원 양식에 맞춰 궁궐· 별서·민가 정원 등과 연못과 정자 등이 조성됐다.

궁궐정원은 창덕궁 후원에 있는 연못 ‘부용지’와 ‘애련지’를, 별서정원으로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별서정원으로 꼽히는 전남 담양군 남면에 있는 ‘소쇄원’과 18세기 초 경남 함암군 칠원면 무기리에 만들어진 ‘국담원’, 그리고 경북 영양군 입암면에 만들어졌다는 ‘서석지’를 재현해 놓았다. 

민가정원으로는 ‘양진당’이 재현됐는데, 양진당은 보물 306호인 안동시 하회마을의 중심에 있는 조선시대의 고택이다. 이와 함께 농업체험장·채소밭 등이 있어 옛 농경문화에 대한 정취를 느낄 수 있다.

특히 공원과 연결된 월미산 산책코스는 가을을 느끼기에 좋다. 월미산 정상 산책길은 2.5킬로미터로, 40분가량 여유 있는 산책을 할 수 있다. 지름길로 15분에서 길게는 1시간가량 걸리는 산책길은 시간적 여유에 따라 골라갈 수 있는 즐거움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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