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음식점 ‘복화루’


 
▲ 복화루 사장 이본위(62)씨와 부인 왕수영(56)씨  


한국의 대표적인 음식 중 하나인 자장면. 1905년 인천 차이나타운의 ‘공화춘’이 국내 최초로 선보인 것에서 유래하니 자장면의 역사는 100년도 넘었다.

19세기 말 인천항이 개항되면서 자연스레 청나라 상인과 노동자들이 몰려들면서 지금의 인천 중구지역에 차이나타운이 형성됐다.

이곳 중국노동자들의 생활은 여의치 않아 중국식 된장인 ‘춘장’을 볶아 삶은 국수에 얹어 먹곤 했는데, 이때만 해도 자장면은 중국에서는 ‘짜장미엔(炸醬麵)’으로 불리는 음식이었다. 이 짜장미엔에 양념과 재료를 달리해 조선사람 입맛에 맞게끔 변화시켜 지금의 자장면이 탄생한 것이다.

한국 자장면의 원조가 인천 차이나타운에 있다면, 부평의 원조는 ‘복금원’이었다고 한다. 애석하게도 지금은 사라지고 없고 그 명맥을 ‘복화루’가 잇고 있다. 당시에는 복성원, 복흥원 등의 상호를 내걸고 같이 장사하던 사람들이 제법 있었으나 다들 떠나고 복화루만이 역사를 지켜가고 있다.

부평 문화의거리 뒤편 수선골목(양키시장)에 위치한 ‘복화루’의 역사는 무려 60년이 넘는다. 복화루를 운영하고 있는 이본위(62)·왕수영(56) 부부는 중국 산동성이 고향인 화교다. 이 사장은 부평에서 태어났고, 부인 왕씨는 전라도 광주에서 태어났지만 그들의 부모와 조부모가 청나라시대 때  인천에 정착했다.

해방직후인 1947년 이 사장이 두 살 되던 해 이 사장의 선친인 고 이복충 선생(1987년 작고·향년 67세)이 지금 자리에 복화루를 열었다. 이복충 선생은 1920년 산동에서 태어나 일본의 침략전쟁이 한창이던 1939년경 무역상을 하며 조선에 정착하고 있던 장인의 도움을 얻어 경상북도 상주에 도착, 그곳에서 머물다 3년 뒤 부평으로 올라왔다.

롯데백화점 부평점 맞은편 모텔이 들어선 자리가 당시 화교학교였다. 부평의 화교학교는 차이나타운에 위치한 화교학교의 분교로, 이곳에서 4학년까지 마치고 난 학생들은 남은 5, 6학년의 학기를 차이나타운의 본교에서 보냈다. 당시 부평의 화교학교에는 40~50명의 학생들이 다니고 있었다. 부평에 화교학교가 있었을 정도로 중국인이 많았다고 한다.


 
▲ 복화루 냉채(위)와 자장면(아래)  

그렇다면 복화루의 맛은 어떨까. 복화루는 배달을 하지 않기 때문에 맛을 보려면 직접 찾아가야 한다. 60년이 넘다보니 부평 토박이들이 웬만하면 다 아는 것처럼 그 맛도 안다. 때문에 부평역에 나오면 추억을 찾아 들르기도 하지만 맛을 찾아 복화루를 찾는 이들도 많다.

1977년 부부의 연을 맺어 이곳에서 자식들 키우며 지금에 이른 이본위·왕수영 부부는 언젠가는 고향인 산동에 갈 계획이다.
“언제 가겠다고 날을 잡아 놓은 것은 아니지만 꼭 간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지”
이른바 양키시장으로 불렸던 시장 한켠에서 60년 넘게 부평을 지켜온 두 사람. 앞으로도 이들을, 그리고 60년의 맛과 추억이 깃든 복화루를 부평에서 계속 보려하는 것은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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