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마케팅 앞세운 프랜차이즈 진출

동네 카센터·빵집 등 속수무책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대기업이 SSM(슈퍼슈퍼마켓)사업에 진출하며 동네 슈퍼를 잠식하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동네 카센터와 빵집까지 가릴 것 없이 뛰어들어 동네경제를 멍들게 하고 있다.

기업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 여러 사업에 진출하는 것을 문제 삼을 수는 없지만, 최근 들어 대기업들이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동네시장까지 진출하고 있어 동네경제는 점차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평에는 현재 200곳이 넘는 자동차부분정비업체가 있다. 하지만 이들 중 대부분의 카센터는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불경기 영향도 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자동차생산업체와 타이어생산업체, 보험회사가 프랜차이즈 형태로 자동차부분정비업에 진출하며 카센터시장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 타이어생산업체간 경쟁은 잇단 정비업 진출로 이어지고 있으며, 자본과 규모면에서 동네 카센터는 이들과 경쟁이 안 된다. 현재 부평구의 프랜차이즈 카센터는 25곳 정도다. 

김대용 인천자동차부분정비사업조합 부평구지회장은 “완성차 제조사나 보험사의 카센터는 꾸준히 늘다 이제는 포화상태에 이르렀으며, 최근에는 타이어생산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며 타이어생산업체 프랜차이즈 카센터가 계속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기업에서 최첨단 장비를 갖추고 홍보하면 동네 카센터는 죽을 수밖에 없다”며 “시장원리라고 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어 다들 한숨만 쉬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역시 대형마트와 구멍가게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오는 12월부터는 법정장비를 의무적으로 갖춰야 하는 ‘차량관리법’이 시행될 예정이어서 동네 카센터의 시름은 깊어만 가고 있다. 건교부는 자동차부분정비업체가 갖춰야 할 의무 법정장비를 확대키로 했는데, 갖춰야할 장비 중 휠얼라이먼트는 1000만원이 넘는 고가장비다. 이를 갖추고 있는 업체는 30%에 불과하다. 법 시행일인 12월 6일까지 장비를 갖추지 않으면 사업허가가 취소될 수도 있다.

이를 두고 김 지회장은 “1000만원이든 2000만원이든 들여서 장사가 되면 좋은데, 그러리란  보장이 없지 않으냐”며 “영세한 동네 카센터는 결국 문을 닫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차량관리법 시행과 관련 일부 지역에서는 조례제정을 통해 건교부 방침에 대해 유예기간을 연장하는 방안과 장비 공동구매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등록 자동차 대수에 비례해 정비업체 수를 제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기도 하다.

이와 같은 사정은 동네 빵집도 마찬가지다. 부평에 100여개의 빵집이 있는데 프랜차이즈 빵집의 비율이 약 40%에 이르고 있다. 주민이 자기 동네에서 운영하던 빵집은 문을 닫고 그 자리에 프랜차이즈 빵집이 들어섰다.

이창복 인천제과협회 부평구지부장은 “영세사업자는 프랜차이즈를 안 하더라도 자금과 기술력에서 못 따라가는 실정이다. 그 만큼 돈 있고 능력 있는 사람 아니면 대응능력을 키운다는 것은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프랜차이즈는 유명연예인이 출연하는 광고를 통해 소비자를 사로잡은 반면, 동네 빵집은 그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사람들한테 뭐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기업의 빵집 진출로 동네 빵집이 타격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프랜차이즈란 = 유통 전문 회사가 가맹점과 신용 계약을 통해 필요한 제품은 물론 상표와 고유마크의 사용권, 애프터서비스 교육, 나아가서는 매장 디스플레이까지 본사에서 부담함으로써 가맹점을 직영점과 흡사한 형태로 운영하는 유통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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