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인권단체 “사측의 고의적 폭행”

지엠대우 “무단침입 내보내려다 발생”



▲ 지엠대우 부평공장 비정규직 노동자가 구타당하는 모습.(왼쪽) 폭행 당한 다큐멘터리작가의 머리에서 피가 흐르고 있다.(오른쪽)


지난해 말부터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폭행과 부당해고, 정리해고 등으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던 지엠대우 부평공장에서 또 다시 사측에 의해 비정규직 노동자가 폭행당하는 일이 일어났다.

비정규직철폐현장투쟁위원회·인권단체연석회의·인천노동문화연대 등 노동·인권단체들에 따르면, 지엠대우 사내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일방적으로 쫓겨나는 것에 항의하면서 ‘정리해고 중단’ ‘외주화 반대’ ‘부당징계 철회’ 등을 외치며 출근 선전활동을 진행해왔다. 그러던 중 지난 3일부터 지엠대우는 노무팀을 동원해 선전활동을 하는 노동자들을 폭행하고 방해하기 시작하더니, 18일에는 한 비정규직 노동자를 반복적으로 집단 구타해 고막을 손상시켰다.

또한 하루 지난 19일에는 사내에서 출근 선전전을 마치고 밖으로 나가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재차 폭행해 고막이 손상된 노동자가 이번에는 고막이 아예 파손돼 4주 동안 치료를 요하는 부상을 입었다. 이러한 모습을 촬영하려한 다큐멘터리 영상작가마저도 집단 폭행을 당해 정수리가 찢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이들 단체 회원과 지엠대우 비정규직 노동자 20여명은 “지엠대우의 이 같은 행위는 노동자의 정당한 저항권 행사를 짓밟고 다큐멘터리 영상작가의 표현의 자유를 심각히 훼손하는 것”이라며 지엠대우 부평공장 정문에서 26일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지엠대우는 최근 사내 하청 노동자들의 정당한 회사 출입을 물리력을 동원해 방해하고 정당한 회사 내 선전활동에 대해서도 막무가내로 진압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의 폭력 양상은 소수 비정규직 노동자를 상대로 수십명의 노무관리팀과 경비업체 직원들이 집단적으로 폭행을 가하고 공장 안과 밖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이 보건 말건 거리낌 없이 상습적이고 반복적으로 진행되는 등 그 정도가 이미 도를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또한 “15% 생산성 향상과 외주화 과정에서 비롯된 정리해고에 저항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직간접적인 탄압은 스스로 사용자임을 인정한 것”이라며 “지엠대우는 더 이상 사내하청 비정규직 문제가 자신들과 관계없는 일이라 주장하지 말고 실질적 사용자에 걸맞게 당장 벌어지는 폭력만행 중단과 책임자 처벌, 정리해고와 외주화를 즉각 철회하는 등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직접 폭력을 행사한 경비업체 소속 직원 2명을 7월 23일 형사고발했으며, 지엠대우 사장에 대해서도 민사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엠대우는 직원이 아닌 사람들이 회사 안에 무단 침입해 경비업체 직원들이 밖으로 내보내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일어나 생긴 일이고 그렇게 큰 부상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지엠대우 노사협력팀 관계자는 “직원이 아닌 사람들이 담장을 넘거나 출근 버스를 몰래 타고 회사 안으로 들어와 근로자들을 선동해서 내보내라는 지시를 내렸고, 이에 경비업체 직원들이 내보내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일어난 것”이라며 “몸싸움 과정에서 부딪치거나 해서 조금 다쳤을 수는 있지만 그렇게 큰 부상을 입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소송을 제기한다면 회사에서도 업무방해나 무단침입 등으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사측의 이러한 입장에 대해, 당시 비정규직 노동자와 영상작가가 부상을 당했던 자리에 함께 있었다는 D하청업체 해고노동자 조혜연씨는 “이미 사내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선전활동을 진행하고 나가다 문 앞에서 일어났던 일인데, 나가던 사람을 내보내려고 몸싸움을 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다시는 선전전을 하지 못하도록 겁을 주기 위해 폭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 26일 인천지역 노동·인권단체는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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