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의 자연을 담아 동시를 쓰는 김미혜 작가


“좀 더 마음을 열고 우리가 사는 동네를 돌며 유심히 관찰하면 참 많은 초록 물결과 숨결들이 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어요. 제가 사는 아파트 단지만 해도 오색딱다구리, 붉은머리 오목눈이, 숲새 등 다양한 새들과 남방부전나비, 괭이밥, 살구나무 등 많은 벌레와 식물들이 사는 걸요. 주변을 조금만 주위 깊게 보면 온갖 진귀한 생명들을 만날 수 있어요. 자연과 교감해서 얻은 느낌들을 어른, 아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어요”

동시와 그림책의 글을 쓰는 김미혜(46) 작가는 최근 발간한 자연이야기 첫 번째 스토리 ‘나비를 따라갔어요’에 실린 이야기가 모두 본인이 살고 있는 부평1동 동아아파트와 인천대공원에서 만난 자연과 생명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글 쓰는 것을 좋아했던 김 작가는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결혼 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글을 간간히 써왔다. 하지만 무언가 채워지지 않는 부족함을 느끼고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로 결심, 2000년 동시작가로 등단해 본격적인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2005년에는 창작과 비평사를 통해 첫 동시집 ‘아기까치의 우산’을 냈고, 지난해에는 제 5회 오늘의 동시 문학상도 수상했다. 현재는 자연이야기 두번째 스토리와 여러 그림책들의 글을 쓰고 있다.

“어린이들은 상당히 직관적이고 순수해요. 어린이들과 주변의 자연과 생명을 찾아 이야기하고 교감하다보면 마음이 편하고 좋아요. 세월의 흐름도 잊게 되고요. 어른들은 모르는 많은 감정들도 느낄 수 있어요. 그래서 자연에 관련된 동시와 작품들을 쓰게 되는 것 같아요”
김 작가가 자연을 담은 동시작가의 길을 가는 이유이다.

김 작가는 서울에서 태어나 양평에서 자랐다. 부평에 온 것은 1989년. 그 때부터 지금까지 ‘쭉’ 동아아파트에서 살았다. 자연 속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동시놀이 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김 작가는 현재 작가로서의 활동 뿐 아니라 맑은샘어린이도서관과 부평기적의도서관에서 ‘동시 따먹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어린이들과 직접 주변의 자연들을 몸으로 느끼며 동시를 읽기도 하고 시를 써보기도 하면서 어린이들과 교감을 나누는 것이다.

“동시는 쓰는 사람의 전유물이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어린이들이 자연을 접하고 시를 써보고 해야 상상력도 깊어지고 가치관도 바뀔 수 있는 것 같아요.  어른들도 제 책을 읽고 자연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고 지키도록 노력했으면 좋겠구요. 우리가 살고 있는 자연들을 한번 천천히 걸으며 관찰해보세요. 주변의 살아있는 생명을 만나면 즐거움도 생기고 내가 사는 곳에 대한 소중함도 느끼게 될 거에요. 부평지역은 살아있는 자연을 보존하는 도시가 됐으면 좋겠어요”

인터뷰를 하는 동안 김 작가의 핸드폰 벨이 울렸다.
“달려라 달려~ 로보트야, 날아라 날아~ 태권브이”
어른이나 어린이나 벨소리를 들으면 웃음이 터진다고 한다. 벨소리처럼 동시를 통해 어린이나 어른 모두에게 자연에 대한 즐거움과 소중함을 전달하기 위해 오늘도 작품 세계에 몰두해 있을 김 작가에게서 내일의 푸른 부평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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