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특혜라는 비판에도 불구, 송도 땅을 또 연세대에 팔기로 했다. 2006년에 5ㆍ7공구 약 28만평을 연세대 송도 국제화 복합단지 조성사업 1단계 부지로 공급한 데 이은 2단계 부지 공급이다. 시는 토지를 공급하는 조건으로 연세대로부터 투자를 약속받았는데, 그 내용을 협약서에 담았다.

시가 발표한 이번 협약의 주요 내용을 보면, 공급하는 토지 면적은 당초 30만평에서 10만 2000평으로 줄었다. 교육연구용이 4만 2000평이고, 나머지 6만평은 아파트 등으로 개발할 수 있는 수익용이다. 땅값은, 교육연구용은 조성원가의 31%인 평당 123만원, 수익용은 조성원가인 평당 389만원이다.

여기서 ‘당초’라는 표현은 2006년 1단계 부지를 공급할 때 협약한 내용을 말한다. 시는 2단계 부지로 송도 11공구가 조성되면 평당 50만원에 주기로 했다. ‘평당 50만원’은 1단계 부지를 공급할 때 가격인데, 이는 당시 송도 5ㆍ7공구 조성원가인 평당 158만원의 3분의 1도 안 되는 금액이라 특혜 시비가 일었다. 특히 캠퍼스 부지뿐만 아니라 아파트ㆍ주상복합ㆍ일반상업 용지 약 8만평도 같은 가격에 팔아 특혜 비판이 거셌다. 시는 연세대가 투자를 결정한 것은 송도 투자유치에 물꼬를 트는 것이라며 반발 여론을 달랬다.

시는 이번에 연세대가 2단계 부지 공급을 요청하자, 지역사회 눈치를 살폈다. 1단계 부지 공급 때처럼 또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연세대는 2006년 협약 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연세대는 1단계 부지에 기숙사를 건축해 1학년이 생활하게 하고, 1·2학년 약 7000~8000명이 국제캠퍼스에서 수업 받게 하겠다고 했다.

석ㆍ박사 과정과 정보통신기술(IT)ㆍ생명공학기술 관련 학과도 1단계에 들어오겠다고 했다. 이중 약속을 지킨 것은 1학년 기숙사 생활뿐이다. 특히 1단계 부지에 예정했던 세브란스병원 건립 약속도 지키지 않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입장에서 2단계 부지를 2006년 협약대로 공급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시 투자유치기획위원회는 2단계 부지 공급을 조건부 승인했다.

조건이란 협약 이행이다. 연세대는 이번엔 1단계 부지에 이공계 연구시설 중심의 학부생 5000명을 추가로 배치하고, 500병상 이상 규모의 세브란스병원을 2020년 착공해 2024~25년에 준공하겠다고 했다. 2단계 부지인 송도 11공구엔 산학연 클러스터인 사이언스파크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이번에도 특혜 비판이 거세자, 시는 연세대가 투자계획을 이행하지 않으면 강제로 토지를 환매할 수 있게 했다며 달랬다. 시가 이번에 관심을 뒀던 건 세브란스병원 유치로 보인다. 유정복 시장의 치적으로 홍보하면 효과가 클 것이라고 예상했으리라. 공직 안에서조차 뒷감당이 어려운 ‘선거용’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이유는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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