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장 선거 출마예정자 인터뷰] 홍미영(62·더불어민주당 ) 전 부평구청장

<편집자 주> 2018년 지방선거가 약 3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촛불혁명은 대한민국 정치지형을 뒤흔들었고, 대한민국이 추구해야할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 흐름은 지역 곳곳에 스며들었다. 과연 누가 인천시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인천투데이>은 6.13 지방선거에 인천시장으로 출마하겠다고 밝힌 출마예정자들을 소개한다. 아래는 지난 1일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과 진행한 인터뷰를 홍 전 청장이 얘기하는 형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1991년 지방자치가 부활했을 때 인천 북구의회(=현 부평구의회) 의원에 당선됐는데, 당선되기 전 십정동에 공부방을 차리고 주민운동을 시작했다. 의원이 되기 전에 십정동에서 지방자치의 싹을 틔웠다.

이번 선거는 지방분권시대를 여는 선거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며 지방자치의 중요성을 얘기했고, 개헌으로 지방분권이 강화될 전망이다. 지방분권시대를 여는 시장, 풀뿌리지방자치에서 시작한 제가 적임자다. 기초의회와 광역의회, 기초단체장 등을 두루 거친 목민관의 경험과 부평에 뿌리내린 지속가능한 도시발전 비전을 이제 부평에서 인천으로 확장하고 싶다.

또한 이번 선거는 촛불정신을 구현하는 선거다. 촛불 정신을 구현할 촛불시장으로 제가 적임자다. 학생운동, 빈민운동, 지역공동체운동, 민주화운동을 계속 해왔다. 인천에 살면서 민주주의 발전과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해 노력했다. 촛불정신을 가장 잘 구현할 사람, 여성운동과 빈민운동을 개척했던 사람, 바로 저 홍미영이다.

꿋꿋하게 당을 지킨 내가 민주당 후보 적임자

민주당을 한 번도 떠나지 않고 지켜왔다. 1995년 시의원으로 입당했다. 당이 이합집산으로 쪼개질 때도, 당이 곤경에 처했을 때도 이탈하지 않고 꿋꿋하게 지켰다. 당이 가장 어려웠었던 2007년엔 인천시당 위원장직을 맡아 지켰다. 원칙을 가지고 지켜왔고, 그것을 관통한 것은 김대중ㆍ노무현의 정신이자 촛불정신이다.

빈민운동, 여성운동으로 사회 모순을 해결하려했고, 차별 받는 이들과 함께 사람이 중심 되는 사회를 꿈꿨다. ‘하방연대’라고 했다. 낮은 곳에서 시민들과 함께하는 지방분권은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다.

선거는 지지율이 아니라 진정성으로 하는 것

▲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은“인천에 살면서 민주주의 발전과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해 노력했다”며“촛불정신을 가장 잘 구현할 사람은 여성운동과 빈민운동을 개척했던 사람, 바로 홍미영”이라고 강조했다.

인지도가 낮다고 하지만 달동네 공부방 선생으로 출마했을 때도 인지도가 높지 않았다. 주민들은 얼마나 알려진 사람인가를 보는 게 아니라, 미래를 맡길 만한 사람인가를 본다. 선거 직전에 저는 늘 지지율이 낮았다. 1991년부터 지금까지 유명하진 않았지만 그동안 선거 여섯 번을 이겼다. 이게 나를 증명한다.

2010년 선거 때 얘기다. 당시 박윤배 부평구청장을 연고가 부족한 내가 어떻게 이길 수 있겠냐는 얘기가 팽배했다. 그러나 투표 마감 직전에 나를 찍기 위해 퇴근 후 투표소로 뛰어온 주민을 보면서 확신했다. 결국 선거는 내 삶을 바꿔줄 수 있는 사람, 주민들의 삶과 고통을 이해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믿음을 주는 사람이 이긴다. 나는 변화를 원하는 주민들이 원하는 바를 들어주고자 노력했다.

진정성과 더불어,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은 현장성이다. ‘숙박 행정’은 정치적 노하우가 아니라, 동네마다 맞춤형 행정을 제공하기 위한 지방자치다. 목민관은 동네를 두루두루, 고루고루 보살펴야한다. 그래서 현장 경험이 중요하다.

2011년 십정동에서 집 한 채가 무너졌다. 그 때 거의 십정동에서 살았다. 구청장으로서 무력함도 느꼈지만, 주민들의 신뢰를 느끼면서 숙박 행정의 소중함을 느꼈다. 그 뒤 2012년부터 동별 숙박 행정으로 확대했다.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갈등조정관제도를 도입했다. 그리고 치유센터를 설립했다. 갈등조정관을 통해 십정동 송전선로 문제와 노점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갈등을 최소화하고, 합리적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이 또한 진정성이 있기에 가능했다.

여성할당은 기울어진 정치운동장 바로잡는 것

여성 공천을 광역단체장까지 확대하고, 여성할당도 더욱 확대해야한다. 여성할당제는 한국에서 ‘빽(=뒤 배경)’ 있는 여자가 달라고 해서 생긴 게 아니다. 한국은 여성의 정치 참여율이 굉장히 낮다. 이를 보완하려 여성할당제가 생겼다. 프랑스와 캐나다 등 유럽과 북미도 여성할당제를 하고 있고, 문재인 정부의 내각도 그렇다. 이번 지방선거에 여성할당을 더 확대해야한다.

여성할당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조금이나마 바로 잡는 것이다. 최근 ‘미투’ 운동이 ‘위드유’ 운동으로 확대됐다. 이런 문제를 현실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여성이고, 이를 정책적으로 제도화할 수 있는 적임자가 바로 나다.

부평구가 여성친화도시 대상을 받았다. 부평구가 운영하는 위원회 80여개의 여성위원 비율을 10%에서 50%로 늘리면서 남녀 동수로 구성했다. 인천시장이 되면 시의 모든 위원회를 부평구에서 했던 것처럼 할 것이다.

유정복 시장 빚 얘기만 하고 자치구와 소통은 안 해

▲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

‘박근혜 대통령의 힘 있는 시장’으로 당선됐지만 유정복 시장이 기초단체장 출신이라 지방자치에 대한 안목을 기대했다. 그러나 취임 후 2~3년간 빚 얘기만 많이 했다. 부평구는 복지사업에 예산의 65%를 쓴다. 시가 구에 줘야할 돈을 안 주고 대신 빚 갚는 데 썼다. 빚 갚았다고 자랑하지만, 아직 10조원 넘게 남아 있고 시민의 행복지수는 높아지지 않았다.

또, 시가 주민세를 일방적으로 인상하고 그에 대한 민원은 기초단체 몫이었다. 사립 어린이집과 고등학교 무상급식 만해도 그렇다. 기초단체가 부담하는 게 있는데 협의 없이 발표하고 생색냈다. 인천시 복지 사업의 대부분을 기초단체가 뒷받침해주고 있는데, 소통은 없었다.

유 시장은 그 대통령에 그 비서실장이자 행정안전부 장관이었다. 소통은 불통으로, 지방자치와 거리는 멀었다. 자치구와 소통이 전혀 안 됐다. 지금은 또 선거가 다가오니 선거용, 진정성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형 확대가 아닌 지속가능 발전 도시, 평화도시로

이제 도시의 외형적 확대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발전 방식으로 시민들의 삶을 변화시킬 방법을 찾아야한다. 인천시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이익은 중앙정부가 가져가는 시설에도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

송도에서 강남까지 가는 교통편도 필요하지만, 인천 안에서 구에서 구로 이동하는 대중교통이 제대로 구축돼있지 않다. 서울로 향하는 교통편이 우선 빨라져야한다는 생각이 팽배하지만, 이젠 인천시민의 삶을 변화시킬 내적 발전 방식을 찾아야한다.

대규모 토건사업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시민의 삶을 변화시킬 방법을 찾아야한다. 외연적 성장에 치중하지 않고, 인천이 가지고 있는 이점을 살려 자체적, 내발적, 지속가능한 발전모델을 제시해야한다. 인천은 평화 도시다. 서해 5도 주민들도 평화선언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서해는 전쟁의 바다가 아니라, 남북이 함께 교류하고 공존하는 바다가 돼야 한다.

한국지엠 사태도 ‘협치’로 풀어가겠다

▲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

한국지엠 사태는 이미 지난해 불안한 징후를 보였다. 대비해야한다고 얘기했지만, 인천발전연구원에는 인천 자동차산업과 관련한 자료가 아무것도 없다. 심각한 문제다. 2000년대 초반 대우자동차 대량해고로 지역경제가 파탄 났다. 문제를 공유하고 협력해야한다.

부평에서 지자체와 상인, 시민단체, 정당이 협력해 부천 상동 복합쇼핑몰 입점을 막고 지역 경제를 지켰다. 어려운 문제를 협치로 해결했다. 한국지엠 사태 같은 게 터졌을 때 이를 극복하는 협치의 힘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 한국지엠 사태는 선거와 상관없이 해결해야할 문제다.

사람이 희망이다. 촛불시장이 되겠다

달동네에서 한 빈민운동은 사람이 희망이라는 것을 체험하게 했다. 어떤 가치를 가지고 정치를 할 것인가에 답을 얻기도 했다. 정치적 욕심이 아니라, 사람 중심으로 기초부터 경험을 밟았다. 기초의원, 광역의원, 국회의원, 기초단체장을 하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안목을 갖게 됐다.

구청장으로 일하면서 부평구를 일정한 해방구로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부평공원에 평화의 소녀상과 강제징용노동자상을 건립했고, 한하운 시인과 박영근 시인의 시비를 세웠다. 부평은 이제 군사도시, 산업도시가 아니라 평화와 노동의 숭고함, 인문학, 정의로움을 만들어가는 도시가 됐다.

외연 확장에 치중하지 않고 지속가능한 발전비전을 부평구 행정에 뿌리내리게 했다. 이젠 인천이다. 양적 성장이 아니라, 인천에 촛불정신을 부활시키는 시장이 되겠다. 촛불은 3.1 운동부터 내려온 우리 민중들의 정신이자, 시민들이 바라는 세상이다. 촛불정신을 들불처럼 번져나가게 하겠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