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두칠성 별자리로 빛나는 인천의 등대 일곱 곳 ⑤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베스트셀러 소설 ‘바다 사이 등대’에서는 남녀의 절절한 사랑이야기가 등대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등대는 변함없이 제자리를 지키며 빛을 낸다. 이런 특성으로 등대는 ‘사랑’의 코드로 인식되기도 한다. 잔잔한 바다와 따뜻한 느낌의 낙조를 품고 있는 인천의 등대들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북두칠성 별자리 모양으로 위치한 인천의 등대 일곱 곳을 하나씩 소개한다.

▲ 선미도 등대.<사진제공ㆍ인천관광공사>

선미도(善尾島)는 ‘덕적도의 아름다운 꼬리’라 불린다. 중국과 북한으로 이어지는 해상 위에 선미도가 있다. 가파른 절벽 위에서 신비로운 빛을 뿜어내는 선미도 등대가 이 무인도를 지키고 있다. 덕적도에서 배를 빌려야만 땅을 밟을 수 있는 선미도에는 등대지기 몇 명만이 거주하고 있다.

선미도 입구에 다다르면 무인도를 실감하게 하는 풀숲이 날 것 그대로 모습을 드러낸다. 그 위로 펼쳐진 빛바랜 1.6km 모노레일은 등탑까지 필요한 물자를 나르는 데 사용된다. 모노레일을 따라 30분 정도 걷다보면 선미도 등대를 만날 수 있다.

선미도 등대는 해수면에서 223m 위치에 있다. 우리나라에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은 등대다. 19m 높이로 하얗게 솟은 등대에는 우리나라에선 보기 힘든 프리즘렌즈 3등 대형 등명기가 보석처럼 반짝인다.

1934년에 설치한 선미도 등대는 2003년 12월, 오랜 풍상으로 낡아진 기존 등대를 철거했다. 37km 밖까지 강한 빛을 발산하는 지금의 등대로 보강됐다.

전설에 따르면 왕의 총애를 받던 한 궁녀가 왕비의 질투를 샀다. 궁녀는 선미도로 유배된 뒤 죽었다고 한다. 그 뒤 선미도에는 풍랑이 심해져 많은 어선들이 침몰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한 맺힌 궁녀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제(祭)를 지내고, 선을 베풀라는 뜻에서 선미도라 이름 지었다. 제를 지내고 나서야 바다는 잠잠해졌다고 한다.

사람의 손길을 타지 않은 채 도도함과 신비함을 간직하고 있는 섬, 철새들과 이름 모를 야생화에게만 곁을 내주고 있는 섬, 그 섬에서 선미도 등대는 억울하게 생을 마감한 영혼을 달래며 바다를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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