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두칠성 별자리로 빛나는 인천의 등대 일곱 곳 ④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베스트셀러 소설 ‘바다 사이 등대’에서는 남녀의 절절한 사랑이야기가 등대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등대는 변함없이 제자리를 지키며 빛을 낸다. 이런 특성으로 등대는 ‘사랑’의 코드로 인식되기도 한다. 잔잔한 바다와 따뜻한 느낌의 낙조를 품고 있는 인천의 등대들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북두칠성 별자리 모양으로 위치한 인천의 등대 일곱 곳을 하나씩 소개한다.
 

▲ 연오랑 등대.<사진제공ㆍ인천관광공사>

인천항역무선방파제 등대(이하 연오랑 등대)는 활기참과 즐거움이 넘실대는 연안부두에 자리해있다. 바다 내음을 물씬 풍기는 연안부두의 풍경을 뒤로 하면, 연오랑 등대를 만날 수 있다.

연오랑 등대의 명칭은 신라시대 연오랑(延烏郞)과 세오녀(細烏女) 부부의 슬픈 설화에서 비롯됐다. 하루는 연오가 바닷가에서 해초를 따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바위가 연오를 싣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세오는 남편을 찾아 헤매다 남편이 벗어둔 신발을 마주했다.

바위에 올라 하염없이 남편을 그리워하니, 하늘이 감동해 세오를 일본으로 바래다줬다. 그리고 부부는 재회하게 된다. 연오랑 등대는 노을의 애잔한 붉은 빛을 뿜어낸다. 이별하는 이들의 그리움을 흘려보내고 있다. 그러나 슬픈 사랑이야기와는 달리, 잘록한 허리에 붉게 물든 몸체는 아름다운 모습을 품고 있다.

등대에 칠해진 색은 사실 신호등 역할을 하고 있다. 흰색 등대는 왼쪽으로, 붉은 등대는 오른쪽으로 드나들라는 의미다. 노란 등대는 인근에 공사구역과 같은 시설이 있으니 주의하라는 신호다. 알록달록한 등대의 색채가 인천의 삶과 생명을 살찌운 인천항을 수호하고 있는 것이다.

동인천역에서 12번 버스를 타고, ‘방파제 입구’ 정류장에 내리면 역무선방파제에 다다른다. 방파제 벽에는 바다 속 풍경과 심청전 내용이 그려 있다. 방파제 길 끝에는 인천대교와 팔미도를 조화롭게 안고 있는 푸른 바다가 펼쳐진다. 이때 가까이 속삭이는 뱃고동 소리를 들어보자. 그 소리와 연오랑 등대가 전달하는 그리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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