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육감선거 출마예정자 릴레이 인터뷰 ⑤ 이갑영 인천대학교 교수

<편집자 주> 보수 성향 나근형 교육감이 인사비리로 구속된 후 당선된 진보 성향 이청연 교육감마저 뇌물 수수 등으로 구속됐다. 이 때문에 6월 13일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교육감을 더 잘 뽑아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천투데이>은 독자들의 판단을 돕고자 교육감선거 출마예정자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한다.

다섯 번째 인물은 이갑영(64) 국립대학법인 인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다. 이 교수는 2000년부터 2001년까지 인천대 산하 노동과학연구소 초대 소장과 인천대 부총장을 지냈다. 송영길 전 인천시장 재임 시절인 2013년 말부턴 시 산하기관인 인천발전연구원 원장을 1년 간 맡았다. 지난해 말까진 인천대 교무처장을 지냈다.

“인천 교육의 틀을 바꾸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 교육은 사람을 깨우치고 일으키는 것이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것과 열심히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깨우치게 하고 그것을 잘 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것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바로 교육 혁신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사회가 ‘선착순 교육’을 더 이상 원하지 않는다. 함께 손을 잡고 릴레이를 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대학생들의 모습만 봐도 알 수 있다. 질문ㆍ웃음ㆍ인사가 강의실에서 사라졌다. 대학이 꿈을 키워주지 못하는 것이다. 협력이 아닌 경쟁만을 가르치는 초ㆍ중등 교육의 폐해를 대학 강단에서 느낄 수 있다. 기업도 그렇고, 사회도 더 이상 공부만 잘하는 인재를 원하지 않는다. 이런 것이 초ㆍ중등 교육부터 필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고, 그래서 교육감 출마를 결심했다”

이 교수는 대학생들의 모습 속에서 대학의 변화도 필요하지만 초ㆍ중등 교육 변화의 필요성을 더 느끼며 출마를 결심했다고 했다.

26세에 인천대 경영학과 입학 … 마르크스 경제학으로 박사학위

▲ 이갑영 인천대 교수.
1954년 경기도 파주에서 태어난 이 교수는 초등학교 시절 파주에서 서울로 이사 와 초ㆍ중ㆍ고교를 모두 서울에서 나왔다. 직장생활을 하다가 1980년 26세에 인천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1981년부터 인천에서 거주했다.

1984년 졸업 후 숭실대 대학원에 입학해 경제학과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대학원에서 마르크스 경제학을 전공했고, 독일의 철학자이자 혁명가인 로자 룩셈부르크와 관련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 교수는 “중ㆍ고등학생 때 공부에 전혀 취미가 없었고 대학에 들어가서도 2학년 때까지는 관심이 없었다. 3학년 때 존경하는 교수님이 공부해보라고 권유하고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 그래서 공부하기 시작해 대학원도 가고 교수가 돼야겠다는 마음도 먹었다”고 들려줬다.

이어서 “고교 졸업 후 공부는 못했지만 당시 사회와 노동자의 모습을 조금씩 다뤘던 월간 ‘대화’라는 잡지를 계속 읽으며 사회 문제에 관심이 있었다. 당시 서점에는 사회과학 서적들이 많이 출판됐는데, ‘유물론’ 책을 보고 팔에 소름이 돋았고 그 뒤부터 마르크스 경제학에 관심을 가지고 전공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인천 첫 혁신교육 시작한 이청연 교육감, 잘했지만 신뢰 잃었다”

“첫 발을 내딛는 것이 참 어렵다. 어떤 사람들은 이청연 교육감이 실패했다고 하기도 하는데 혁신학교와 혁신교육을 인천에서 처음 시작한 것만으로도 공이라고 할 수 있다. 혁신하는 것이 어쩌면 혁명하는 것보다 어렵다. 교육 혁신을 위해서는 많은 사람의 의견을 모으고 조절하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첫 발을 디딘 이 교육감이 구속되면서 신뢰를 잃어버렸다. 혁신교육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이 쉽지 않게 된 것이다. 그래서 혁신교육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전 교육감의 질서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필요하다. 또한, 혁신교육은 교육청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인천시ㆍ기초지방자치단체ㆍ중앙정부 등과 협상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인천대 국립대 전환 추진단장을 맡으며 그런 것을 잘 풀어왔다. 참신하고 능력 있는 사람이 필요한 데 그 인물이 바로 나다”

이 교수는 이청연 전 교육감의 구속으로 인해 신뢰가 무너진 혁신교육을 다시 세우기 위해서는 참신하고 능력 있는 사람이 필요한데, 자신이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선, 국민이 먹고 자고 치료받고 공부하는 것은 당연히 기본적으로 국가가 책임져야한다고 생각한다며 교육의 국가 책임을 강화한다는 방향에 적극 동의한다고 했다. 시대의 당연한 요구로 향후 이런 정책들이 인천에 어떻게 뿌리를 내릴 수 있게 하는가를 고민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자율형사립고와 특수목적고에 우선 선발권을 주는 것은 일반고를 죽이는 일이기에 폐지를 하는 것이 맞고, 평교사 지원 공모 교장의 확대는 당연히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 이슈화된 특성화고 현장실습 문제와 관련해선, 현장실습제도는 취업을 우선하는 제도가 아니라 교육과정이라는 것을 먼저 생각해야한다며 지금 상황에선 문제가 많아 폐지가 답이라고 했다. 특성화고의 전반적인 방향을 개혁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개선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도 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합법화와 관련해선, 해직교사를 조합원으로 받았다는 이유로 법외노조가 된 것인데 이는 헌법에서 보장한 단결권을 침해한 것이기에 빨리 합법화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 전에도 인천 교육 혁신을 함께할 가장 적합한 파트너로서 전임자 인정이나 단체협약 체결은 교육감의 권한으로서 해야 한다고 했다.

일부 학교관리자의 비위문제에 대해선 “자질 없는 사람이 관리자가 되는 인사제도가 문제”라며 “평교사 지원 공모 교장의 확대 등, 새로운 인사문화를 만들어야한다”고 말했다.

“인천 교육방향 결정할 교육위원회 설치해야”

▲ 이갑영 인천대 교수.
인천 교육 현안 중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할 것으로는 교육격차 해소와 지역의 많은 기관과 인사가 참여해 인천 교육방향을 결정하는 교육위원회의 설치를 꼽았다.

이 교수는 “이는 원도심과 신도시 간 격차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원도심은 신도시의 교육격차를 해소해달라는 목소리를 내고 신도시는 혁신교육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등 인천 교육을 바라보는 시선 차가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부모ㆍ교사ㆍ인천시ㆍ기초지자체ㆍ교육단체뿐 아니라 학생까지 참여하는 인천교육위원회를 구성해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함께 지혜를 모아야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각오를 밝혔다.

“일각에선 고등교육인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가 초ㆍ중등교육에 대해 뭘 아느냐고 이야기하지만, 이미 전국의 절반 정도 되는 교육감이 교수 출신으로 잘 하고 있다. 교사 출신만 초ㆍ중등 교육을 잘 안다는 시선은 이기적이다. 더 배워야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학교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출신 문제보다는 인천 교육의 현실을 잘 진단하고 처방을 내릴 수 있는 가치관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촛불정신은 이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라는 선언이다. 인천의 촛불교육감은 인천시민을 인천 교육의 주체로 세우고 교육 혁신을 추진해야한다. 나의 참신성과 능력이 크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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