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관극장을 사랑하는 인천시민들, “매각위기, 대책마련 시급”

▲ 애관극장 옛 모습.<사진제공ㆍ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인천 근대산업 유산인 ‘애경사’ 건물이 지난해 철거됐다. 인천 민주화운동의 성지인 ‘인천가톨릭회관’은 현재 철거과정에 놓여있다. 이에 더해 인천 근대문화 유산인 ‘애관극장’이 매각될 위기에 처했다. 애관극장은 한국 최초의 실내극장으로 알려진 ‘협률사’의 맥을 이어온 극장이다.

‘애관극장을 사랑하는 인천시민들’은 4일 성명서를 내고 애관극장 매각과 소실 위기 대책 마련을 인천시에 요청했다.

이들은 먼저 “유정복 인천시장은 인천의 가치 재창조를 시정 목표로 세웠다. 이에 따라 인천을 대표하는 역사문화 유산을 선정해 홍보하고 있다”고 한 뒤 “그러나 역사문화 유산을 보전하기 위한 정책은 뒷받침하지 않아 유산이 하나 둘 사라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그 예로 비누 공장이었던 애경사 건물이 송월동 동화마을 관광객 유치를 위한 주차장 건설이라는 명분으로 지난해 철거된 데 이어, 국가 사적지인 답동성당과 짝을 이루고 있는 인천가톨릭회관도 인근 재래시장 주차장 조성을 목적으로 철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인천의 근대문화 유산인 애관극장이 민간 건설업자에 매각된다는 소문이 있고, CGV가 매입한다는 이야기도 있다”라며 “건설업자가 매입할 경우에 극장은 철거될 것이고, CGV가 매입할 경우엔 문화유산이 대자본의 마케팅 공간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애관극장은 일제강점기 인천 청년문화운동이 발화했던 곳이다”라며 “소중한 문화적 자산이기에 보전할 공공재적 가치가 있다”고 했다.

이들은 인천의 역사문화 유산을 보전하기 위한 정책을 시에 제안했다. 먼저 우리나라 최초의 실내극장인 ‘협률사’와 ‘축항사’의 전통을 이어받은 애관극장이 계속 극장으로 존속할 수 있게 시가 즉각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인천의 문화계와 한국 영화계, 인천시가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애관극장의 고유한 정체성이 유지될 수 있게 문화적 활용방안을 논의해나갈 것을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애경사와 인천가톨릭회관, 애관극장에 이르기까지 인천의 문화유산을 보전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을 위한 민관 거버넌스 구축도 제안했다.

민운기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간사는 <인천투데이>과 한 전화통화에서 “애관극장은 두 가지 위험에 놓여있다. 하나는 민간 개발업체가 매입해 소실될 가능성이고, 다른 하나는 영화산업 대기업이 인수해 대자본 논리에 따라 고유가치가 훼손될 가능성이다”라며 “인천시가 문화유산의 가치를 이해한다면 애관극장이 역사성을 유지할 수 있게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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