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철 인하대 교수

▲ 최정철 인하대 교수
미국에는 4대 스포츠 리그가 있다. 프로야구는 메이저리그베이스볼(MLB)이 운영하는데 각각 15개 팀이 참가하는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가 있다. 프로농구는 전미농구협회(NBA)가 운영하며 30개 팀으로 구성돼있다. 홈ㆍ어웨이 방식으로 82경기를 뛴다. 프로미식축구는 내셔널풋볼리그(NFL)가 운영하며 32개 팀으로 구성돼있다. 팀당 정규시즌 16경기를 뛰고 플레이오프에 돌입한다. 프로하키는 내셔널하키리그(NHL)가 운영하며 30개 팀으로 구성돼있다.

유럽에는 유럽축구연맹(UEFA)이 주관하는 UEFA 챔피언스리그가 운영되고 있으며, 매해 7월께 토너먼트 형식의 예선전을 통과한 10개 팀들과 조별 리그에 자동 진출한 22개 팀을 합친 총32개 팀이 8개 조로 나뉘어 홈ㆍ어웨이 방식으로 경기를 치르고, 12월에 조별 1ㆍ2위 팀은 다음해 2월부터 5월까지 진행하는 16강 결선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동북아에서는 한국ㆍ일본ㆍ중국 등이 프로리그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운영하는 K리그(22개 팀), 야구는 KBO리그(10개 팀), 농구는 KBL리그(10개 팀), 배구는 V-리그(남자 7개 팀, 여자 6개 팀)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은 축구 J1리그(18개 팀), 야구(12개 구단) 등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은 축구 슈퍼리그(16개 팀) 등을 운영하고 있다.

3국이 공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축구의 경우, 3국의 모든 팀을 합하더라도 56개 팀으로 큰 규모라고 할 수 없다. 3국이 공통적으로 하고 있는 고민은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못해 흥행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3국과 북한ㆍ대만ㆍ홍콩ㆍ마카오ㆍ 몽골ㆍ괌ㆍ북마리아나제도의 10개국이 가입한 동아시아축구연맹(EAFF)이 설립돼 2년마다 동아시안컵을 개최하고 있으나, 홈ㆍ어웨이 방식의 경기가 아니라 한 곳에 모여 경기한다.

여기서 우리가 앞으로 꿈꾸고 추진해야할 것은 동북아라는 공간에서 프로클럽(팀) 간 홈ㆍ어웨이 방식의 프로리그로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다. 그것은 한국ㆍ중국(31개 성시, 홍콩, 마카오, 대만)ㆍ일본ㆍ북한ㆍ몽골 등이 참여하는 동북아리그일 수 있고, 이 동북아리그에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5개국(카자흐스탄ㆍ우즈베키스탄ㆍ키르기스스탄ㆍ타지키스탄ㆍ투르크메니스탄)이 참여하는 유라시아리그일 수도 있다.

저변이 가장 넓은 축구리그부터 시작해 야구리그로 이행하고, 농구와 배구리그 등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홈ㆍ어웨이 방식으로 경기를 하는 것은 프로클럽(팀)이 소속된 도시 간 대항전이 될 것이며, 팬들이 각 도시를 상호 방문함으로써 유대를 강화할 것이다. 흥행 측면에서도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도시 간 자유로운 왕래를 위해 국가 간 상호민간인사증면제, 항공노선 확대라는 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동북아 비즈니스가 비약적으로 확대되고 동북아공동체의식이 배양돼 동북아 평화 실현도 꿈꿀 수 있다. 중국유학생들과 저녁을 먹으며 ‘10년 안에는 동북아 국가가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빨리 실현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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