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학원생, 지속적인 성추행ㆍ성희롱에 ‘교수되는 꿈’ 접어
학교본부ㆍ경찰, 조사 중…해당 교수, “전혀 그런 사실 없다”

인하대학교 A 교수가 대학원생 B씨를 상대로 지속적인 성추행과 성희롱, 폭언을 했다는 신고를 접수한 학교본부와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대학원생이자 조교를 병행하던 B씨는 담당교수 A씨의 잦은 폭언과 성추행으로 인해 석사과정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조교 사직서를 제출했다.

경찰에 접수된 B씨와 B씨 전임조교, 해당학과 학생들의 증언ㆍ탄원서에 따르면, A 교수는 평소 학부 수업시간에도 ‘프랑스 여자는 섹스를 잘하는데 한국 여자는 좋으면서 아닌 척 한다’, ‘여자가 야한 관상이어야 시집도 잘 가고 가정생활이 원만하다’ 등의 성희롱 발언을 지속적으로 하며 당황해하는 학생들의 얼굴을 보고 크게 웃으며 즐거워했다.

B씨는 대학원에 입학한 2015년 이후 A 교수의 폭언과 추행에 시달려 입학 두 달 째인 5월부터 정신과 진료를 받고 우울증 약을 처방받아 먹으며 대학원을 다녔다.

B씨에 따르면, A 교수는 수시로 B씨의 어깨나 허벅지를 주무르곤 했다. 또, 뒤에서 끌어안고 강제로 뽀뽀를 하려하거나 B씨가 잘 한 일이 있으면 엉덩이를 쓰다듬고 잘못 했을 때는 엉덩이를 때리곤 했다.

또한, 원피스를 입은 날에는 ‘배꼽을 찾겠다’며 손가락으로 배를 쿡쿡 누르기도 했고, 민소매를 입은 날에는 ‘너 여기 제모 하느냐’며 B씨의 팔을 들어 올려 겨드랑이를 만지려하기도 했다.

A 교수는 또, 길을 걷다 갑자기 ‘너 전 남친이랑 섹스 해봤느냐, 요즘 애들 섹스 빨리 하던데 너도 그랬느냐’는 발언도 했다. 시험 감독을 할 때는 칠판에 여자 가슴을 그려놓고 B씨에게 ‘이게 뭐로 보이냐’고 묻고, 질문을 회피하는 B씨에게 ‘너한테도 있는 건데 왜 모르냐’고 성희롱을 했다.

이 뿐만 아니라 기분이 안 좋을 때는 소리를 지르고 폭언을 하며 B씨가 울면, ‘어디서 눈물이나 질질 짜고 있어, 어디서 배운 버르장머리냐 XX아’라고 욕설을 했다. “맞을래? 확 때려버릴까?” 하며 손을 올리는 행동을 취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 속에도 B씨가 참아온 이유는 자신의 꿈 때문이었다. 모교인 인하대의 교수가 돼 학생들을 가르치는 게 B씨의 꿈이었다. 신고하면 석사학위를 취득하지 못할까봐, 조교 신분에 불이익이 생길까봐 정신과 치료를 받아가며 참아왔던 것이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B씨가 조교 업무로 학과 상비약 구입 목록을 조사하다 학과사무실에 있던 A씨에게 필요한 것을 묻자, A씨는 치질약이 필요하다고 했다.

B씨가 되묻자, A씨는 본인이 아는 단편소설 얘기를 해주겠다며 ‘한 돌팔이 의사가 마을 보건소에서 여자들 치질약을 발라주는 치료를 했는데, 이상하게 그 치료를 받고 나면 여자들 배가 불러오거나 아빠 없는 아이가 태어나는 일이 생겼다’는 말을 하고, B씨 옆으로 다가와 어깨를 주무르며 귓속말로 ‘우리 OO이 살살 예쁘게 발라줄 테니까 치질약 사다놔’라고 했다고 한다.

B씨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판단해 다음날 바로 부모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대학원을 그만뒀다.

대학은 B씨의 조교 사직 사유에 이런 내용이 담겨있는 것을 확인하고 학내 성평등상담실에 알리고 성평등위원회를 열어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이 내용은 경찰에도 신고 돼 조사 중이다.

B씨는 27일 <인천투데이>과 전화통화에서 “스트레이트(=휴학을 하지 않고 한 번에)로 학ㆍ석사 졸업하고 박사까지 갈 생각이었는데, 다 포기했다. 공부 말고는 할 줄 아는 것도 없는데,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몸도 마음도 아프다”고 말했다.

하지만 A 교수는 27일 <인천투데이>과 전화통화에서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학교에서 1차 조사를 할 때 구두로 신고 내용을 들었는데,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또, “이번 주 월요일(25일)에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일정을 잡아서 조사 받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