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슬기 육군 9공수 특전여단 중사, 아랍에미리트 파병 때 모은 돈 기탁

▲ 김슬기 육군 9공수 특전여단 중사.
김슬기(26ㆍ사진) 중사는 어렸을 때, 해병대에서 직업군인으로 일한 외할아버지의 모습이 멋있어 보였다. 그게 계기가 돼 직업군인을 지원했고, 지금은 이른바 도깨비부대로 알려진 육군 9공수 특전여단 귀성부대에 몸담고 있는 8년차 직업군인이다.

귀성부대는 인천 남동구에 있다. 1979년 전두환 신군부의 12.12쿠데타 당시 서울 근교부대 중 유일하게 신군부에 협조하지 않고 진압군 쪽인 육군본부 통제 아래에 있던 부대다.

12.12 쿠데타 당시 ‘서울시민들의 피해가 예상되니 일단 쌍방이 철수한다’는 육군본부와 신군부 간 신사협정에 따라, 귀성부대는 쿠데타 진압을 위해 12일 밤 서울로 출동 중 다시 부대로 복귀했다.

신군부는 이틈을 타 1공수 여단을 출동시켜 육군본부를 점거하고 쿠데타를 감행했다. 만일 당시 9공수 여단이 육군본부에 먼저 도착해 방어태세를 갖췄더라면, 12.12쿠데타는 실패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아있다.

9공수 여단 또한 현재 다른 특전사처럼 대테러훈련을 하고, 재난안전과 인명구조 작전에 투입되고 있으며, 해외에도 파병되고 있다.

김슬기 중사는 “검정고시를 합격하고, 열아홉 되던 해인 2010년 ‘조국을 위하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부사관학교에 진학했다”고 했다. “조국을 지키기 위해 특전사에 몸담고 있는 게 자랑스러웠고, 그래서 훈련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중사는 7년차 되던 해인 지난해 직업군인으로서 능력을 개발하고 견문을 넓히기 위해 아랍에미리트 아크부대 파병을 자원했다. 아랍에미리트 한국군 파병은 아랍에미리트 왕세자가 한국 방문 때 특전사부대의 대테러훈련 모습을 본 뒤, 자국에 군사훈련을 전수해달라고 해, 이뤄졌다.

김 중사는 “아랍에미리트 군에 한국군의 군사훈련과 교육을 전수해달라고 했다. 아부다비에 머물면서 아랍에미리트 군과 연합훈련을 많이 했다. 아랍에 미리트 군에는 전쟁지역에 파견됐던 군인들이 있어, 같이 훈련을 하면서 오히려 배운 게 많다”고 말했다.

그는 파병활동 8개월을 마치고 지난 3월 귀국했다. 그리고 ‘군인으로서 나라를 지키는 것만큼이나 소외된 이웃을 돌보고 배려하는 것 또한 군인의 임무 중 하나’라며 파병으로 받은 돈을 소외된 이웃을 위해 기탁하겠다는 뜻을 <인천투데이>에 밝혔다.

김 중사는 “파병 끝나고 와서 파병 때 모은 돈으로 해외여행을 떠날 생각이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여행이야 다음에도 갈 수 있지만, 지금 당장이 절실한 소외된 이웃들이 떠올랐다”고 한 뒤 “군인으로서 나라를 지키는 게 마땅한 임무이지만,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것 또한 군인의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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