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극단 올해 첫 정기공연
4월 7~16일, 인천문화예술회관

‘열하’라고 불리는 어떤 마을에 해괴한 소동이 벌어진다. 그 마을에서 키우는 말(馬) 한 마리가 갑자기 인간의 말(言)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말(馬)은 다름 아닌 전생에 ‘열하일기’를 썼던 연암 박지원이 환생한 것. 연암이라는 말(馬)은 마을 주민들을 모아놓고 ‘열하일기’에 기록된 바깥 세상에 대해 떠들기 시작한다. 주민들은 마을에서만 고립돼 살아온 삶에 의문을 갖고 마을 밖 세상을 꿈꾸기 시작한다. 그동안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였던 관습과 제도들을 의심하기 시작하는데….

 
인천시립극단(예술감독 강량원)이 조선시대 최고의 문장가라 불리는 연암 박지원(1737~1805)이 쓴 여행기 ‘열하일기’를 토대로 창작한 연극 ‘열하일기만보’를 무대에 올린다.

‘열하일기만보’는 대산문학상ㆍ동아연극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배삼식 작가의 창작 희곡이다. 연암 박지원의 생애와 그가 남긴 글, 그중에서도 ‘열하일기’를 주된 모티브로 삼아 인천시립극단만의 색을 넣어 새롭게 구성했다.

옛날에는 뜨거운 물이 콸콸 쏟아지는 온천 지역이었으나 지금은 사막이 돼버린 ‘열하’라 불리는 마을에서 말(馬) 한 마리가 갑자기 말(言)을 하면서 벌어지는 해괴한 소동을 그리고 있다.

오랜 세월 고립돼 살아온 마을에서 연암이라는 말(馬)이 기이한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하며 일어나는 혼란과 변화로 현 세대의 문제점을 풍자한 작품이다. 누구나 경계선 안에 안주하려하면서도 본능처럼 내면에 품고 있는 호기심과 욕망을 이야기한다.

이 작품은 사람뿐만 아니라 여러 동물이 등장인물로 등장한다. 주인공 연암 역을 맡은 배우 김현준은 인간과 말(馬)을 오가는 연기를 펼친다. 인간의 말(言)을 하는 말(馬)을 연기해야 하는 만큼 새로운 도전으로 꼽힌다. 연암과 함께 열하를 여행했던 마부 창대 역과 장복 역은 배우 이범우와 김세경이 열연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인천시립극단 예술감독으로 취임해 첫 작품으로 ‘열하일기만보’를 선택한 강량원 예술감독은 “무엇보다 희곡이 지닌 신선하고 재미있는 부분을 관객에게 잘 전달하는 게 관건”이라고 밝히고 “꼼짝달싹 못하고 삶의 굴레에 묶여있는 우리 인생에 대한 경쾌하고 유머러스한 우화”라고 전했다.

연극 ‘열하일기만보’는 4월 7일부터 16일까지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공연은 평일 오후 7시 30분, 토ㆍ일요일 오후 4시에 시작한다. 월요일엔 공연하지 않는다. 초등학생 이상 관람 가능하며, 관람료는 전석 2만원이다.(문의ㆍ032-420-2790)

▲ 인천시립극단 단원들이 연극 ‘열하일기만보’를 연습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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