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길재 인천교육희망네트워크 상임대표
인천시교육청이 지난달 말에 올해 새 학기부터 달라지는 교육정책을 발표했다. 8개 분야 12개 항목에 달하는 새로운 정책과 강화되는 내용들이 주목된다.

그중 학생ㆍ학부모 자치활동 활성화, 행복배움학교와 교육혁신지구 확대, 놀이교육정책 시작, 중학교 의무급식 등, 시민단체들과 오랜 거버넌스 결과물이라 할 수 있는 사업들을 보며 ‘다행 반, 아쉬움 반’의 감정이 교차한다.

2013년 가을, 나근형 전 교육감의 12년보다 더 오래 전부터 아이들이 교육의 중심에서 배척되던 인천의 교육정책을 끝내기 위해 많은 시민단체와 함께 진보적인 교육감 후보를 선출하고 교육감 선거운동을 했다.

2014년 6월, 인천 최초로 진보성향의 이청연 교육감을 당선시키기에 이르렀고, 이후 교육 개혁을 추진하는 데 여러 시민단체가 함께 노력했다.

그런 상황에서 지난달 9일 이청연 교육감의 구속은 시민단체들한테 허탈함과 함께 시민들에 대한 죄송함을 안겼다. 교육개혁을 지지해준 시민들에게 정중하게 사과드린다.

아울러 구속된 이청연 교육감은 무죄를 주장하며 항소했는데, 스스로 사실과 양심에 따른 판단을 하기 바라며 위태로워진 인천 교육개혁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마음으로 교육감직에서 물러나기를 요구한다.

교육감이 구속된 후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동안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실망했다’와 ‘그래도 그동안 많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지난 2년 반 동안 인천 교육이 많이 변화했고 그 변화를 체감한다는 호평이 의외로 많았다.

우선 올해 30개로 늘어난 인천형 혁신학교인 행복배움학교 운영으로 아이들이 학교를 즐거움과 기쁨의 공간으로 인식하게 된 점을 변화로 꼽았다. 아울러 9시 등교와 두발규제 완화, 강제 야간자율학습과 성적별 자율학습실 배정 폐지로 억압적인 교육환경을 조금이나마 겪지 않게 된 것이 좋아졌다고 한다.

특히, 올해 중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부모는 올해부터 의무(무상)급식을 해 정말 좋고, 교복도 학교에서 일괄 구매해 부담을 덜었다고 좋아한다.

교사들은 학교문화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공감했는데, 교육감 구속으로 인한 중단 또는 회귀를 걱정했다.

하지만 일반 시민은 인천의 교육이 무엇이 얼마만큼 바뀌고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하듯 인천 교육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알리는 것이 개혁 작업 못지않게 중요함을 시교육청이 그동안 간과하지는 않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인천 교육은 변하고 있다. 하지만 구성원들이 함께 공감하고 만들어가는 변화는 훨씬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나만 잘났다는 어떤 특목고의 대학진학률 자랑이나, 아직도 근절되지 않는 성추행 사건들, 학생수영장 붕괴와 같은 안전 불감증이 산적해있다.

예전에는 당연시하며 덮었던 일들을 ‘합리적 의문’의 시민의식으로 비판하고, 구태를 바꾸려 할 때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성장과 변화도 가능하다. 지금 겪고 있는 교육감 구속 사태는 동전의 양면처럼 안타까움과 함께 일인 중심의 개혁을 넘어 시민 전체의 참여를 통한 교육개혁의 또 다른 기회를 주고 있다. 좌절하고 포기하기에는 아직 할 일 많은 3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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