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서ㆍ부곡ㆍ서림초교서 검출…시민ㆍ환경단체 “철거공사 개선책 마련해야”

▲ 인천지역 시민단체와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지난 14일 인천시교육청 브리핑룸에서 학교 석면 철거공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시민단체와 환경단체가 올해 1~2월 겨울방학 기간에 인천에서 석면 철거공사를 진행 중이거나 마친 학교 3곳을 조사했는데 3곳에서 모두 석면이 검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환경보건시민센터ㆍ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ㆍ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직업환경연구실과 지난 14일 공동으로 인천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1~2월 석면 철거공사를 진행 중이거나 마친 구월서ㆍ부곡ㆍ서림초등학교를 점검한 결과, 3곳에서 모두 석면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학교의 교실ㆍ운동장ㆍ화단ㆍ컴퓨터실 등에서 조각ㆍ못ㆍ먼지 등 시료 41개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시료 27개에서 석면이 검출됐다고 했다. 채취한 시료를 전문 분석기관에서 광학ㆍ전자현미경으로 검사했는데 시료 27개에서 모두 백석면이 검출됐다고 덧붙였다.

석면은 1급 발암물질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백석면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석면이 인체 노출 시 폐암ㆍ악성 중피종암ㆍ후두암ㆍ난소암 등을 일으키는 확인된 발암물질이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 학교와 같은 공공건물에선 화재에 대배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석면을 사용해왔는데 발암물질임이 알려지면서 1980년대 초반 북유럽을 중심으로 사용이 금지됐고 지금은 전 세계 54개국에서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7년부터 2009년까지 단계적으로 금지했다.

그 전에 지은 학교 건축물이 대부분 석면건축물로 이뤄져있기 때문에 전국 시ㆍ도교육청은 예산을 마련해 순차적으로 석면을 철거하고 있다. 이번 조사 대상 학교도 그런 과정에서 철거가 진행됐다.

이 단체들은 석면 철거는 철거공사 과정에서 석면 오염을 일으킬 수 있기에 매우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진행돼야하지만, 일부 엉터리 철거업체들로 인해 철거 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드러났다며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들은 “학교에서 석면 철거가 원칙에 맞게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교실과 복도를 오염시켜 다수의 학생과 교직원이 석면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며 “교육부ㆍ환경부ㆍ고용노동부 등 중앙정부와 전국 시ㆍ도교육청, 해당 학교들이 관심을 가지고 안전한 석면 철거가 이뤄지는 데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시료 18개 중 13개에서 석면이 검출된 구월서초교 운동장은 당장 폐쇄조치하고 정화해야한다”며 “석면 철거공사를 진행하거나 할 예정인 모든 학교에서 이와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게 개선책을 마련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시설기획팀 관계자는 “석면은 공기 중에 떠다니는 게 문제인데, 학교 3곳 모두 공사 후 공기질을 측정했을 때 기준치 이하로 나와 문제가 없을 거라고 판단했다. 문제제기가 있으니 한 번 더 공기질을 측정하고 3월 개학 후에는 문제가 없게 조치하겠다”며 “구월서초교는 운동장을 폐쇄했으며, 현재 정화작업을 진행 중이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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