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새누리당 과반 붕괴’ 초읽기…유정복 시장도 위기

새누리당을 탈당한 ‘비박(비박근혜)’계가 지난 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창당발기인대회를 열고 보수신당 창당에 첫발을 내딛었다. 당명은 바른정당이다.

바른정당 중앙당 창당 예정일은 오는 24일이다. 설 전 창당을 마무리해 설연휴 민심에 신당이 녹아들게 하겠다는 포석이다. 중앙당 창당일이 잡히면서 인천시당 창당도 구체화되고 있고, 새누리당 탈당도 늘고 있다.

바른정당 인천시당 창당은 이학재(서구갑)ㆍ홍일표(남구갑) 국회의원이 준비위원장을 맡아 주도하고 있다. 창당대회를 오는 16일 인천고등학고 체육관에서 열 예정이며, 내부적으로 홍일표 의원을 시당위원장으로 추대하기로 했다.

바른정당 인천시당 창당으로 새누리당 인천시당은 세력이 상당히 위축되게 됐다. 국회의원 6명 중 현재 2명이 바른정당에 참여했지만, 향후 정유섭(부평갑) 의원의 합류가 기정사실화 돼있어 양분되는 양상이다.

정유섭 의원은 지난 6일께 탈당할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으나 바른정당 창당대회를 앞두고 탈당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내 다른 지역구 의원들과 함께 탈당해 신당에 힘을 싣기 위해서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외 당협위원장 바른정당이 다수…새누리는 또 사고지역

인천지역 국회의원 선거구는 13개다. 이중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있던 6곳이 절반으로 양분되는 양상이고, 나머지 7곳의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이하 지역위원장) 중 다수가 바른정당에 합류해, 인천에선 바른정당 세력이 새누리당을 넘어서는 형국이다.

원외 지역위원장 중에서 가장 먼저 정승연 연수갑 위원장과 조전혁 남동을 위원장이 신당에 합류했다. 오성규 계양갑 위원장과 윤형선 계양을 위원장은 같은 인천북부권에 있는 정유섭 국회의원이 신당에 합류할 때 같이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지역구는 서구을(황우여)과 남동갑(문대성), 부평을(강창규)인데, 이중 지역위원장이 제 역할을 하며 당원 관리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곳은 부평을뿐이다.

남동갑은 문대성 위원장이 지난해 10월 무렵 위원장직을 사퇴한 뒤 사고지역로 전락했으며, 서구을은 황우여 전 국회의원이 지난 총선 이후 지역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아 사고지역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다면 새누리당이 광역의회와 기초의회 등, 지역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곳은 현역 국회의원이 있는 남구을(윤상현)ㆍ연수을(민경욱)ㆍ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안상수)과 원외 지역인 부평을 정도다.

여기서 중구동구강화군은 안상수 의원이 ‘비박’계라 결이 다르다. 안 의원의 경우 ‘친박’을 옹호해서라기보다는 강화군과 옹진군의 보수적인 유권자 특성을 고려해 잔류를 택했을 가능성이 높아, 독자적인 행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의회 새누리당 과반 붕괴, 유정복 시장도 위기

인천시의회도 새누리당 시의원들의 탈당과 바른정당 합류로 재편이 시작됐다. 새누리당 시의원은 비례대표(2명) 포함 23명이다.

이중 이학재 의원 지역구인 서구갑에 해당하는 최석정(서구3)ㆍ박승희(서구4) 의원이 바른정당에 합류하기로 했고, 남동을의 박종우(남동4)ㆍ오흥철(남동5) 의원과 홍일표 의원 지역구인 남구갑의 최용덕(남구1)ㆍ이영훈(남구2) 의원 등도 합류할 예정이다.

시의회의 정당별 의석 분포를 보면, 새누리당 23, 더불어민주당 10, 국민의당 1, 무소속 1명이다. 정원 35명의 과반은 18명이다. 새누리당 23명 중 이미 6명이 바른정당에 합류하기로 한만큼,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은 신당 창당과 함께 붕괴될 전망이다.

여기다 일부 시의원이 추가로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 시의회에서 새누리당의 제1당 지위마저 흔들리는 형국이다.

아울러 남동을에서만 당원 200여명이 탈당계를 제출하고 신당에 합류하겠다고 밝히는 등, 새누리당의 탈당 도미노가 현실화되면서 지역 정치세력 재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지방의회 재편이 시작되면서 유정복 인천시장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유 시장은 그동안 새누리당이 과반인 시의회 협조로 예산안 등, 각종 의회 심의가 필요한 사안을 처리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유 시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 출신으로, 지난 지방선거 때 박근혜 정부에 기대 ‘힘 있는 시장’을 강조하며 당선됐다. 박근혜 정부의 몰락과 함께 시의회마저 재편돼 임기 약 1년 6개월 남기고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됐다.

인천지역 국회의원 13명 중 여당인 새누리당 소속 의원은 3명에 불과하고, 시의회마저도 새누리당의 과반 붕괴가 기정사실화된 만큼, 현안 해결과 국비 확보 등에서 소통과 협치를 더욱 요구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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