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악화 우려 있지만, 효율적으로 운영할 것”

▲ 지난 8일 서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서구문화재단 설립을 위한 공청회.<사진제공ㆍ서구>

서구가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서구문화재단(이하 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재단 설립 타당성 검토 용역 최종보고서’를 공개하고, 지난 8일에 공청회를 개최했다.

일각에선 재정자립도가 낮은 상황에서 재단 설립은 재정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하지만, 서구는 문화예산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서구가 최근 공개한 ‘재단 설립 타당성 검토 용역 최종보고서’를 보면, 15세 이상 서구 주민 500명을 면접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9.8%가 재단 설립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서구지역 문화예술 향유 기회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는 28.8%가 불만족, 39.2%가 보통이라고 답했다. 만족은 32%로 나왔다.

‘서구 문화시설을 이용해 봤는가?’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30.2%만이 ‘그렇다’라고 답했고, 이용 빈도는 서구문화회관이 17.0%로 가장 높게 나왔다.

서구지역 문화예술행사 참여 시 애로사항에 대해선 ‘관람할 프로그램이 없어서’가 43.2%로 가장 높았고, ‘행사에 대해 잘 몰라서’ 32.0%, ‘행사 장소로 이동이 불편해서’ 12.8% 순이었다.

재단 설립 시 가장 희망하는 사업으로는 ‘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 확대 운영’ 32.4%, ‘동호회와 동아리 등, 주민 생활문화 활동 지원’ 19.6%, ‘찾아가는 문화 활동 등, 다양한 문화예술행사 개최’ 12.7% 순이었다.

서구는 이 같은 내용을 공청회에서 발표하고 재단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공청회엔 경기도 안산문화재단 관계자가 참석해 지역문화예술 사업의 모범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다.

서구는 재단 설립 시 현재 서구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는 서구문화회관을 재단으로 이관해 운영하고, 구에서 시행하는 문화예술 창작ㆍ보급과 활동 지원, 지역문화축제와 문화정책 사업 등을 재단 사업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하지만, 용역 최종보고서에는 재단이 기획ㆍ공연사업 입장료, 교육사업 수강료, 회원 회비 등으로 연간 총10억원 정도의 수익을 낼 것으로 봤는데, 이는 재단의 연간 사업ㆍ운영비 30여억원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서구의 재정자립도는 인천지역 다른 자치구 평균보다는 높지만 40.64%밖에 되지 않아, 향후 재정 운용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서구 문화관광체육과 관계자는 지난 14일 <인천투데이>과 한 전화통화에서 “재정 우려 목소리가 있는 것을 알지만, 재단이 생긴다고 해서 현재 구에서 문화 관련 지출예산보다 크게 차이나지는 않을 것이고, 효율적으로 운영할 것이다”라며 “특히 서구는 문화 관련 예산이 전체 예산 중 3%가 안 되고, 인천지역 다른 기초자치단체보다 적어 늘릴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구민들의 문화욕구 충족과 지역문화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만큼, 전문가(=재단)의 역할이 절실하다”며 “내년 1월 출자출연기관 운영 심의위원회의 의결과 인천시와 2차 협의 등을 거쳐 하반기에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천지역 문화예술계 한 관계자는 “인천이 문화의 불모지로 계속 지적받고 있는 상황에서 기초자치단체의 문화재단 설립 추진은 긍정적으로 봐야한다”며 “시대가 시대인 만큼 공공기관이 시민들의 문화예술 함양을 위해 더 많이 나서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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