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출마 이윤성 전 의원 ‘정피아’ 논란에 고배

179명 중 79명만 참석…16일 총회 성사도 장담 못해

인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선출이 무산됐다. 이윤성 전 국회의원이 단독 입후보했지만, 투표율이 50%를 넘지 못했다. ‘정(政)피아(정치인+마피아)’ 논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천사회복지협의회는 지난 7일 13대 회장을 선출을 위한 임시총회를 열었다. 하지만 재적인원 179명 중 79명만 참석, 투표율이 50%를 넘지 못해 선출이 무산됐다. 이는 다수 회원이 이 전 의원에게 거부감을 드러낸 것이나 다름없다.

이 전 의원은 이번 선거 3개월 전에 협의회 회원으로 등록함으로써 후보 자격을 겨우 얻었다. 사회복지 경험과 전문성이 없는 이 전 의원이 후보 자격을 얻자마자 출마한 데 대해 반발이 컸다.

게다가 그동안 후보 등록을 염두에 뒀던 여러 인사가 일찌감치 포기하면서 ‘정피아’ 논란이 일었다.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사회복지 전문성이 없고, 경력조차 없는 후보”라고 지적한 뒤, 특히 “전문성 없는 ‘정피아’가 사회복지협의회 기반을 흔들 인천시의 인천복지재단 설립을 막아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인천복지재단 설립 문제는 인천사회복지계의 민감한 화두다. 인천복지재단은 민선 4기(시장 안상수)와 5기(시장 송영길) 때도 추진하다가 사회복지단체와 시민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는데, 인천사회복지협의회와의 ‘기능 중복’이 핵심 문제였다.

그런데 민선 6기 유정복 시장이 다시 복지재단 설립을 밀어붙이면서 사회복지계, 시민사회단체와 2년 넘게 갈등을 빚고 있다.

한정된 재원으로 복지사업을 펼치기 마련이라, 복지재단이 설립될 경우 복지재단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지역 사회복지계는 걱정하고 있다. 다만, 복지사업 대부분을 시 예산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공개적인 비판을 못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시민단체는 기능 중복에 따른 ‘세금 낭비’가 예상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인천복지재단 설립은 이미 행정자치부로부터 ‘기능 중복’을 지적받았다. 행자부는 올해 6월 시가 제출한 복지재단 설립 계획에 대해 “(인천복지재단의) 네트워크와 교육 기능은 시와 인천사회복지협의회의 기능과 중복되고, 모금 기능은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일부 기능과 중복되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이날 임시총회를 앞두고 지역의 사회복지업계와 시민단체는 단독 입후보한 이윤성 전 의원이 인천복지재단 설립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해 임시총회 현장에는 ‘후보검증과 찬반투표를 실시하라’는 벽보가 붙었다.

인천사회복지협의회 구성원들은 전문성 없는 ‘정피아’ 논란 낙하산 인사가 협의회 존립 기반을 흔들 유정복 인천시장의 ‘인천복지재단 설립’을 막는 데 적극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임시총회를 무산시켰을 가능성이 높다.

“선거 재공고하고 경선으로 검증된 인물 뽑자”

한편, 정족수 미달로 선거가 무산되자 인천사회복지협의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16일 임시총회를 다시 열기로 했다.

하지만 단독 입후보한 이 전 의원의 ‘정피아’ 논란이 계속되고 있어, 임시총회를 다시 연다고 해서 정족수가 채워질지는 미지수다.

이에 인천사회복지협의회 선관위는 16일 임시총회 때도 선거가 무산되면 선거를 재공고하기로 했다. 후보 등록 등, 선거 절차를 다시 밟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윤성 전 의원은 후보등록을 한 것’으로 간주하기로 했다. 다른 사람이 입후보하면 경선을 치르는 것이다.

선거가 무산된 것에 대해 인천평화복지연대 사회복지위원회와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는 8일 공동성명을 내고 “선거가 무산된 민심이 무엇인지 이윤성 후보는 알아야한다”며 “지금이 어느 시대인가? 촛불민심은 주권자들의 자기주권에 대한 자각과 회복에서 출발했다. 회원들은 인천시와 민관협력 파트너로서 주체성 확보, 권익옹호, 인천복지재단에 대한 입장 등에 대해 후보의 비전을 충분히 듣고 찬반여부를 판단하고 싶었던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이윤성 후보는 검증을 피하려 ‘추대’라는 꼼수를 부리기보단 인천의 사회복지 발전에 헌신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야한다”며 “선거를 재공고하고, 후보 간 민주적 경선으로 인천사회복지에 대한 비전이 있는 인물, 회원한테 검증된 인물이 신임 회장이 돼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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