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민경욱(인천 연수을) 국회의원이 지난달 28일 자신이 청와대 대변인일 때 세월호 참사 당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하면서 “난리 났다”며 웃음을 터트린 것에 대해 해명했지만,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또한 탄핵 정국과 맞물려 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 표창원(경기 용인정) 국회의원이 공개한 ‘대통령 탄핵 반대 명단’에 포함된 게 알려져, 비판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인천리멤버0416과 연수평화복지연대, 전국공무원노조 연수구지부 등, 시민사회단체 12개는 지난 1일 오후 민경욱 의원 지역사무소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7일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 16일 오전 10시 30분 무렵 민경욱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 세월호 관련 브리핑을 하면서 “난리 났다”며 웃음을 터뜨리는 장면을 보도했다.

파장은 컸고, 비판여론은 급속하게 확산됐다. 비판여론이 들끓자, 민 의원은 28일 “방송에 보도된 장면은 카메라 앞에서 브리핑을 하면서 같은 부분을 자꾸 틀려서 혼자 말을 한 부분과, 그리고 옆에서 웃는 기자 분을 따라서 웃는 장면이었다”고 해명했다.

민 의원은 또, “세월호 사고 당시 저는 대변인을 수행한 지 2개월여밖에 되지 않았고, 부임이후 큰 사고를 맞닥뜨리다보니 긴장되니까 외우려했던 부분을 몇 번을 틀렸고, 그래서 혼잣말로 ‘난리 났다’고 얘기한 거다”라고 한 뒤 “이 장면은 일종의 방송 사고로서 전형적인 NG컷이다. 이러한 NG장면을 이용해 비신사적인 편집을 한 의도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으며 매우 유감이다”라고 밝혔다.

민 의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 장면은 세월호 참사 당시 민 의원이 대변인으로서 논란을 야기한 발언들과 오버랩 되며 비판여론은 더 확산되고 있다.

인천리멤버0416과 연수평화복지연대 등은 “세월호 참사 당시 서남수 전 교육부장관이 의료용 테이블에서 컵라면을 먹은 것이 문제가 되자, 민 의원은 ‘라면에 계란을 넣어 먹은 것도 아니고 끓여먹은 것도 아닌데’라고 발언해 지탄을 받았고, 비공식 자리였다지만 ‘민간 잠수사들이 하루에 100만원, 시체 한 구당 500만원을 받는다’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민 의원이 브리핑하던 10시 30분은 세월호가 절반 이상 바다 속으로 가라앉던 시점이었다. 승객들을 구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었다. 아이들이 점점 가라앉는 배안에서 어른들의 기다리라는 말만 믿고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던, 촌각을 다투는 시간이었다”며 “민경욱은 본인 자식이 그 상황이었다고 하면 부모로서 그런 웃음을 지을 수 있었을까? 그래서 우리는 악마의 웃음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서 “민 의원이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유족과 국민에게 사죄하는 게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다. 그러함에도 시종일관 핑계와 언론 탓으로 일관했다. 인간의 도리를 저버린 사람이 과연 국민의 대표라 할 수 있는가. 가슴에 손을 얹고 양심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자진 사퇴하는 게 도리다”라고 덧붙였다.

“탄핵 반대 민경욱 의원, 국민 대표할 자격 없어”

‘난리 났다 웃음’ 동영상 확산과 더불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국회의원으로 지목되면서 민경욱 의원은 여론의 뭇매를 더 맡고 있다.

지난달 30일 표창원 의원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른바 ‘박근혜 탄핵 반대 국회의원 명단’을 게시했는데, 16명에 민경욱 의원이 포함된 것이다.

표 의원이 공개한 명단은 서청원, 최경환, 김진태, 김종태, 홍문종, 조원진, 이장우, 이정현, 정진석, 이우현, 윤상현, 정우택, 정갑윤, 민경욱, 김상훈, 이완영 등 16명으로, 모두 새누리당 소속이고 대부분 ‘친박’이다.

이에 대해 민경욱 원내 대변인은 같은 날 “정파를 떠나 이렇게 예의도 품위도 없는 국회의원의 행태는 유사 이래 없었다. 무엇보다, 오늘 오전에 있었던 야3당 대표들이 합의한 여당의 탄핵 동참을 겨냥해 여당을 편 가르기 하려는 테러 수준의 만행이다. 근거도 없이 주관적 잣대로 만든 명단 발표는 여당 분열책동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표 의원은 자신의 주장에 대해 명확한 근거와 증거를 제시해야한다”며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국회윤리위 제소를 포함한 고발 등, 모든 법적 조치를 감수해야할 것이다. 과거 전교조 명단 공개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있었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러나 연수평화복지연대 등은 “국정농단 사태의 공범이자 몸통이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것을 온 국민이 다 안다. 국민들은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데, 박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로 자신의 혐의를 모두 부인하며 후안무치의 정점을 찍었다”며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민경욱 의원은 국민을 대표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95%의 국민이 대통령 즉각 퇴진과 국회의 즉각적인 탄핵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민경욱은 여전히 박근혜 호위무사를 자처하고 있다. 다시 한 번 대한민국 국민과 연수구민의 열망을 담아 의원직 사퇴를 강력하게 촉구한다”며 “시민사회단체, 연수구민들과 함께 그림자 행동, 1인 시위 등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