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참교육학부모회 인천지부 노현경 지부장


70만원의 고가 교복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서 ‘교복 값 거품빼기 운동’과 ‘공동구매 운동’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2001년부터 교복 값 거품빼기와 공동구매, 후배에게 교복 물려주기 운동 등을 꾸준히 진행해왔던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인천지부 노현경 지부장을 만나 현재 교복시장에 대한 문제점과 대안을 들어봤다.


▲ 교복 값 거품빼기 운동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해가 갈수록 학부모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줘야겠다는 고민과, 교복 값에 거품이 껴있다는 판단 속에서 2001년 참교육학부모회가 전국적인 차원에서 교복 공동구매 전국네트워크를 구성하며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이와 함께 학교 선·후배간의 돈독한 정과 아름다운 전통을 이어주기 위한 교복 물려주기 운동도 진행해왔다. 이후 인천에서는 참교육학부모회의 제안에 의해 2003년도에 시교육청이 교복 공동구매 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고, 지난해에는 학부모 부담 줄이기 실천 사례 발표회도 갖는 등 꾸준한 활동을 해왔다.

올해는 70만원짜리 고가 교복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교복 값 거품빼기 운동과 함께, 교복공동구매를 집단 방해하는 대형 교복업체들에 대해 시교육청에 지도·감독과 각 학교별로 공동구매를 실제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으며, 교복 값과 공동구매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 함께 졸업 철인 2월 중순에는 선후배간 교복 물려주고 받기와 아나바다운동 단체에 교복을 기증하는 운동도 진행할 예정이다.


▲ 교복 값 거품빼기 운동과 공동구매, 실제 효과를 거두고 있나?


얼마 전 공동구매를 진행한 계양구 ㅁ중학교는 동복을 12만3천원에 계약했다. 현재 대형 교복업체 4사의 시장조사를 벌인 결과 24~25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공동구매 시 절반 정도의 가격으로 교복 구입이 가능한 것이다. 또한 ㅁ중학교의 공동구매에 대해 대형 업체들이 서부교육청에 ‘공개입찰을 하지 않았다’는 이의제기를 했던 부분도 절차 상 하자가 없다는 판단이 나왔기 때문에 공동구매를 진행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교복 공동구매를 통해 학부모들은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으며, 투명한 절차에 따라 공동구매를 실시하고 계약에 따라 업무가 추진됨으로써 교복의 품질과 하자 보수에 대한 보장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자유 구매에 따른 과다 경쟁으로 재고품 양산의 낭비 요소를 없앨 수 있으며, 학생들에게는 합리적인 소비생활에 대한 체험을 함으로써 절약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교육적 효과도 거둘 수 있는 등 여러 가지 장점이 많다.


▲ 교복 값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현재 교복시장에 대해 평가한다면.


교복시장의 경우 매년 고정된 수요가 있고 대형 교복업체 4사가 전체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 담합하기가 쉬운 상황이다. 현재 4사의 모든 교복 값이 작년에 비해 10%정도 오른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4사의 교복 값이 대체로 큰 차이가 없는데다 올해 가격도 비슷하게 올라 가격담합에 대한 의심이 되고 있다.

새 교복보다 20% 저렴한 가격에 구입이 가능한 이월상품을 대다수 매장이 전시·판매하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이며, 전시해 놓은 매장도 물어보지 않는 이상 이월상품임을 확인하기가 힘들고 한군데 업체를 제외하곤 제조 년도를 확인할 수 없어 끼워 팔기에 대한 의혹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일주일 정도 실태조사를 벌인 후 대형업체의 가격담합이나 이월상품 끼워 팔기, 공동구매 입찰 방해 등의 내용이 포착되면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할 계획이다.


▲ 실제 교복 공동구매를 하는 학교가 많지 않은데, 어려움이 있나?


시교육청과 학교장의 의지부족이 가장 큰 원인인 것 같다. 시교육청에 매번 교복 공동구매를 진행할 수 있도록 대책마련을 요구해도 각 학교별로 협조공문을 보내는 것 이외에는 없다. 학교장이 움직이지 않는 이상 학교에 보내지는 공문은 대다수가 그냥 휴지조각으로 변할 심산이 큰데다, 그 이외의 대책을 마련하라는 요구에도 시교육청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만을 밝힐 뿐이다.

대형 교복업체의 연예인을 통한 홍보 전략으로 학생과 학부모가 메이커를 선호하는 부분도 작용하고 있으며, 교복시장의 현재 여건 상 공동구매를 진행하지 않는 이상 학부모들이 실제로 교복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통로를 알 수 없는 것도 문제이다.
학부모들이 교복 공동구매를 하고 싶어도 2월 초 입학하는 중·고등학교가 결정되고 3월 입학 때 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등교해야 하는 상황에서 공동구매를 진행하기는 시기적으로도 촉박하고 어렵다. 학교장이 의지를 가지고 교복 착용 시기를 5월로 늦추기만 한다면 좀 더 용이하게 공동구매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 교복 값 줄이기를 위한 이후 방안은?

교복 값 거품빼기와 공동구매가 제대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시교육청·학부모단체·학부모가 함께 움직여야 하고, 대형업체의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는 정부가 나서서 제재를 가해야한다. 교육청에서는 3월말 공동구매 설명회를 진행하고, 각 학교별로는 교복 착용 시기를 늦추고 공동구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펼쳐야 한다.
또한, 졸업식에서 교복 물려주기 운동을 전개해 학교에서 교복을 모아놓고 신입생이 들어오면 크기에 맞게 나눠 주거나 타 지역 사례처럼 인근 동사무소에서 교복을 기증 받아 약간의 금액을 받고 팔아 어려운 가정을 돕는 비용으로 쓰는 등, 교복에 대한 학부모들의 경제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지역사회가 노력만 한다면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사안들을 가지고 교육청에서 좀 더 적극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교복 실태조사를 마친 후 교육감 면담 등을 진행할 계획이며, 대형업체의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는 고발조치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