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인천 내항(1ㆍ8부두) 재개발 방안 제안

인천 내항 1ㆍ8부두 재개발은 인천의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다. 1ㆍ8부두 재개발을 둘러싸고 항만사회와 지역사회의 반목과 갈등은 해를 거듭할수록 심해지고 있으나, 아직 뾰족한 해법은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달 말에 해양수산부는 1ㆍ8부두 재개발의 적격한 민간시행자가 없다고 발표했다. 어쩌면 당연히 예상했던 결과다. 복잡하게 꼬여있는 상황에서 해양수산부와 인천항만공사의 요구조건을 충족하며 사업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 시행자는 애초부터 없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는 1ㆍ8부두 재개발의 민간개발방식을 포기하고, 인천항만공사ㆍ인천시와 협의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참여하는 공공개발방식의 재개발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역사적인 1ㆍ8부두 재개발을 앞두고, 나는 해양수산부와 인천항만공사, 인천시 정부주체들에게 묻고 싶다. 항만사회와 지역사회 전체구성원들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해나가는 과정이 그렇게도 힘든 것인지, 아니면 불필요한 것인지를. 또 묻고 싶다. 전체구성원들의 충분한 대화로 현 시점에서 무엇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사항인지 구체적으로 서로 확인하고, 그러한 공감대 위에서 창조적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이 과연 의미 없는 것일지.

나는 인천 항만사회와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1ㆍ8부두(나아가 인천 내항 전체) 재개발에 대한 개인적 의견을 밝힌다. 이 제안은 허술하며, 채워야할 점과 타당성을 검토해야할 점이 많다. 하나의 큰 방향과 물줄기를 제안한 것에 그친다. 이 제안으로 항만사회와 지역사회 전체구성원들이 소통과 화합의 계기를 찾았으면 한다. 1ㆍ8부두 재개발이라는 천금과도 같은 기회로 인천항과 인천이 역사적 발전을 이루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1. 서론

1-1. 19세기 말 개항시기의 인천항

19세기 초부터 조선의 서남해안에 나타나기 시작한 이양선(異樣船)은 산업혁명으로 경제력과 군사력을 겸비한 일본을 포함한 제국주의 열강의 통상무역 선발대였다. 그들이 우선적으로 원하는 것은 경제적인 이익이었으므로, 수도 서울과 지리적으로 가장 근접한 항만으로서 인천(당시 제물포)을 주목했다. 이에 따라 인천항만시설의 중요성은 1883년 일본에 의해 국제항으로 개항하면서부터 실질적으로 부각했다.

1887년(고종 24년) 3월 각국 공동 조계가 정식으로 출범해, 인천개항장에는 일본과 청나라 거류지 등, 조계지가 완성됐다. 인천개항장은 지리ㆍ정치적으로 조선반도의 관문으로서 외국인의 입국과 선박의 입출항이 빈번했다. 이에 조선정부는 1893년(고종 30년) 해관기사 챔버스(영국인)의 설계로 해관 전면을 매립해 돌제(突堤)를 축조하고, 팔미도와 소월미도에 비콘(Beacon) 한 개씩을, 사도와 영국영사관에 나무표식 한 개씩을 설치했다. 항로 표지 설치에 대해서는 1885년(고종 22년) 7월 15일 목인덕이 인천해관 항무장 슐츠(F.W.Schulze)에게 ‘항구의 정박지(Anchorages)ㆍ등대(Lights)ㆍ부이(Buoys)ㆍ갑문(Basons)ㆍ기상(Meteorology) 등도 해관업무이니 통제하라’고 지시했다.<2008년 인천항사 222쪽, 인천항만공사>

▲ [그림 1-1] 1903년경 인천항 시설 현황.(출처ㆍ조선서안제물포묘지, 일본수로부, 1903.2.23. 해도 번호 제323호)<2008년 인천항사 223쪽, 인천항만공사>
[그림 1-1]에서 보듯이 ‘제물포’의 위쪽과 오른쪽에 해당하는 구역이 각국 조계지이며, 수출입 선박들은 수심이 충분한 항계 바깥에서 닻을 놓고 소형 부선을 이용해 물자를 운송했다.

1-2. 인천 내항 1부두의 역사

1910년 일본에 의한 강제병합이 체결된 이후 인천항에는 식민지경제 수탈과 병참기지화 목적의 주요 항만시설로 갑문선거가 건설된다. 서해안 특유의 낮은 수심과 조수간만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했던 것은 해안을 매립해 전천후 갑문 선거(船渠)를 건설하는 것이었으며, 1911년에 착공해 1918년에 ‘제 1선거’를 준공했다.

▲ [그림 1-2] 인천 부근 일반도(1921, 화도진도서관 소장)<2008년 인천항사 338쪽, 인천항만공사>
[그림 1-2]에서 보면 ‘제 1선거’가 건설돼 인천항의 항만으로서 기능이 향상됐는데, 선거 내부의 수심은 조수간만 차이가 큰 외부의 수심과 무관하게 정온수역(定溫水域)을 유지할 수 있었다. 수출입 화물선은 만조 때 입거(入渠)해 정온수역에서 하역작업을 실시한 후 만조 때 출거(出渠)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이로 인해 인천의 산업 활성화와 함께 인구 증가, 도시의 행정적 기능 확대가 이뤄졌다.

1-3. 인천 내항의 역사

▲ [그림 1-3] 인천항 북부 해면 임해공장지대 형성(1959, 출처ㆍ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2008년 인천항사 327쪽, 인천항만공사>
[그림 1-3]은 1959년에 제작된 것으로 ‘제 2선거’가 계획돼있는 것이 보인다. 일제강점기 중인 1927년을 전후로 ‘제 1선거’로 인한 수출입 물량의 증대 규모는 예상을 뛰어넘었고, 상대적으로 협소해진 항만을 확장하는 장기적인 축항공사(築港工事)가 계획됐다. 그러나 1935년부터 시작된 ‘제 2선거’ 축항공사는 1943년 공정률 30%에서 중단됐다. 이후 2차 세계대전 종전과 일본의 패망, 한국전쟁, 그리고 인천상륙작전 등, 역사적 사건들로 인해 인천항은 잿더미가 됐다.

1956년부터 유엔(UN) 원조 아래 항만복구계획이 수립됐고, 1935년에 착수했던 ‘제 2선거’ 축항공사는 당초 계획을 크게 변경해 [그림 1-4]와 같이 월미도와 소월미도 사이에 갑거(閘渠)를 축조한 형태로 1966년부터 1974년까지 건설됐다. 비로소 지금의 인천 내항 형태를 갖춘 것이다.

▲ [그림 1-4] 인천항정비계획도(1978, 출처ㆍ인천항 부두 정비계획, 해운항만청)<2008년 인천항사 499쪽, 인천항만공사) 그림에서 1부두의 왼쪽으로 1부두의 길이만큼 건설이 예정돼있는 것이 8부두다.
1-4. 인천 항만사회와 지역사회, ‘동반 번영에서 갈등의 대상으로’

현재 인천 내항 1ㆍ8부두의 재개발을 둘러싸고 조성돼있는 항만사회와 지역사회 갈등의 주요 내용을 면밀히 파악하기 위해선 1ㆍ8부두의 기능과 지역의 변천과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1부두와 접해있는 지역은 1883년 개항 때부터 1985년 인천시청이 남동구 구월동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인천항의 중심이었을 뿐 아니라, 인천의 중심이었다. 1부두 주변지역은 대한민국 주요 항만도시의 중심으로서, 또한 인천의 중심으로서 많은 인구가 밀집했고 다양한 상권이 자연스럽게 발전했다. 그러나 1985년 인천시청의 구월동 이전을 시작으로 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상권 쇄락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으며, 바로 그해 8부두 건설이 완공됐다.

1985년에 개장한 8부두는 오랜 역사를 가진 1부두와 연결된 부두로서 고철(古鐵)ㆍ원목(原木)ㆍ산물(散物) 전용하역을 목적으로 조성됐다. 이러한 화물들은 다량의 공해성 비산(飛散)먼지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1ㆍ8부두 주변지역 주민들의 생활에 적지 않은 피해를 끼쳤다. 선박 하역작업으로 인해 매일 발생하는 비산먼지와 함께 대형 화물차들의 상시적 운행으로 인한 주민생활의 불편함은 인천시청의 이전에 따른 도시 공동화 현상과 더불어 주민들의 불만이 점진적으로 증폭되는 직접적 계기가 됐다. 뒤에 거론할 ‘1ㆍ8부두 재개발’ 이슈가 태동한 때는 8부두의 준공과 인천시청이 이전한 1985년이라 할 수 있다.

인천은 지형적으로 서쪽이 바다를 면하고 있어 항만 개발을 위한 물리적 확장이 용이하지 않고, 북쪽은 군사분계선과 멀지 않아 군 시설 유지의 문제로 역시 항만 개발이 제한적이다. 남쪽은 경기도와 근접해 있으므로 항만 개발에 행정적 제한이 따른다. 이러한 이유로 인천은 부산과 같은 다른 항만과 다르게 인천 도심과 멀리 떨어진 신규 항만을 건설할만한 실질적 대안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채 장기간 내항을 운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2007년 북항(현대제철ㆍ동국제강의 민자(民資) 부두)의 고철 전용부두 준공을 계기로 인천항은 기능적으로, 그리고 비록 원도심에서 멀리 이전할 순 없었으나 일정 부분 지역적으로 확장될 수 있었다. 그 이후 2008년 남항 컨테이너 전용부두 건설, 2012년 북항에 원목 등 원자재 전용부두 추가 준공, 2015년 신항 컨테이너 부두 준공 등, 일련의 인천항 부두 확장 과정이 있었다.

2007년 11월에는 지역 국회의원(한광원, 열린우리당)이 청원한 내항 재개발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1ㆍ8부두 재개발을 둘러싼 항만사회와 지역사회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어서 2012년 4월에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가 1ㆍ8부두를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하는 ‘1차 항만재개발기본계획 수정계획’을 고시했다.

2. 본론

2-1. 내항 1ㆍ8부두 재개발의 시대적 당위성

▲ 인천 내항 1·8부두 일부 모습. 그 뒤로 월미산이 보인다.<인천투데이 자료사진>
인천 내항 1ㆍ8부두 재개발을 바라보는 관점은 구조적으로 두 진영으로 나뉜다. 바로 항만사회와 지역사회다.

항만사회의 관점을 보면, 1ㆍ8부두 재개발은 하역물동량의 세계적 증감과 이에 연동하는 항만시설의 증감 규모를 예측하는 ‘국가 항만기본계획’의 일환으로 거론된다. 수요가 적은 항만은 자연스러운 축소가 필요하다는 데서 기인한다. 또한 이와 더불어 1985년 내항 8부두가 준공된 이후 고철(古鐵)과 같은 화물의 하역으로 많은 환경문제가 야기됐고, 2007년 내항 8부두 고철 전용부두의 기능이 북항으로 이전되는 시기부터 본격적으로 제기돼온 지역주민들의 환경 관련 민원을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지역사회의 관점을 보면, 내항이 건설된 1974년부터 현재까지 아주 오랜 기간 내항 주변지역 주민들은 환경오염과 소음, 삶의 질 저하라는 심각한 피해를 입고 생활해왔으므로 정부가 이를 보상할 의무가 있는데, 그 뚜렷한 실행방안으로 1ㆍ8부두를 기점으로 내항 전체를 재개발해 친수공간으로 조성해야한다는 것이다.

한편, 지역사회의 내항 재개발 요구는 2007년 8부두 고철 전용부두의 이전 때부터 본격적으로 거론됐고, 점차 강화되고 있다. 지역사회의 일부 단체는 ‘내항의 항만물류기업들이 정부의 내항 재개발 계획이 실현되지 못하게 의도적으로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항만사회와 강경하게 대립하고 있다.

그러나 1ㆍ8부두 재개발 이슈가 ‘지역사회 일부의 정치적 목적의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는 항만사회의 관점도 있다. 첫째, 엄연한 국가시설인 항만이 합리적 이전대안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역사회의 민원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쉽게 이전할 수는 없는 것을 잘 알면서도 일방적으로 강경한 요구만 계속 피력한다는 것이다. 둘째,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 저하 등의 이유가 내항에서 발생하는 환경문제에서 기인한 점이 크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1985년 인천시청의 구월동 이전에 따른 원도심의 자연스러운 공동화 현상에 기인한 바도 적지 않음에도, 삶의 질 저하의 모든 원인을 마치 항만의 환경문제로 전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내항 재개발에 대한 항만사회와 지역사회의 관점이 다소 상이할 순 있더라도, 2012년 국토해양부의 고시에 이어 2013년에 해양수산부가 공식적으로 1ㆍ8부두 재개발을 천명한지라, 두 진영이 대승적으로 판단해 다툼을 멈추고 1ㆍ8부두 재개발을 시작으로 내항 전체의 합리적 재개발을 위해 소통하고 화합하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내항 1ㆍ8부두의 기본적 소유권은 국가(해양수산부)에 있고, 이를 인천항만공사(IPA)가 영구임대 자격으로 관리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는 해당 부두의 운영권을 구역별로 나눠 개별 항만물류기업에 임대하는데, 5년 계약의 임대차 형식을 유지하고 있다. 항만물류기업은 임차한 부두시설에서 선박의 상시적 하역과 그와 연결된 물류업무를 위해 적정 인원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 근로자 고용형태는 관리직 또는 현장직으로, 일반근로자 고용과 상용직으로 인천항운노동조합 조합원 고용, 두 가지가 있다. 일반근로자 고용형태는 일반적인 기업의 고용형태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조합원 상용직 고용형태는 ‘항만인력공급체제의 개편을 위한 지원특별법’에 따른다.

1ㆍ8부두 재개발의 목적이 항만부두로서 기능을 폐쇄하고 친수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이므로, 재개발로 발생할 수 있는 조합원 상용직 고용 유지 등에 대한 원만한 해법도 재개발 방안 속에 분명히 들어있어야 한다.

2-2. 항만사회와 지역사회 각각의 분야 관련자들의 입장

항만사회와 지역사회의 내면 구성을 보면, 각각 다양한 분야 주체가 존재한다. 먼저 항만사회는 해양수산부ㆍ인천항만공사ㆍ항만물류기업ㆍ인천항운노조 등이 있고, 지역사회는 인천시ㆍ중구ㆍ지역주민(시민)단체ㆍ지역상가단체 등이 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항만사회와 지역사회 전반에 걸쳐 지역 언론과 기타 지역관공서 등이 있는데, 이러한 분야 주체들은 1ㆍ8부두 재개발의 실질적 관련자라 할 수 있다.

■ 해양수산부와 인천항만공사는 원칙적으로 ‘국가항만기본계획’에 따라 정책을 결정한다. ‘국가항만기본계획’이란 ‘국내 무역항ㆍ연안항에 대한 개발 촉진과 효율적 운영을 위한 목표와 정책방향 제시를 위해 수립된 중ㆍ장기 계획으로, 10년 단위의 계획 수립과 타당성 검토로 5년 단위의 수정계획을 입안하는 정부의 항만개발계획’이다.

내항 1ㆍ8부두 재개발 계획은 항만하역 목적의 부두 기능을 폐쇄하고 항만사회와 지역사회가 모두 희망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1ㆍ8부두는 2013년 해양수산부의 행정적 결정으로 지역주민이 친수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게 재개발하기로 했지만, 그것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재원이 투입돼야한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조합원 상용직의 전환배치 문제와 재개발될 부두와 재개발되지 않고 항만하역 기능을 수행하는 부두 사이에 기능적 문제가 없게 신중해야한다.

현재 해양수산부와 인천항만공사는 1ㆍ8부두 재개발 시행자를 모집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는 1ㆍ8부두가 재개발되더라도 재개발 이전에 항만물류기업으로부터 받아온 부두 임대료 규모의 임대료를 지속적으로 지급하는 조건의 시행자, 인천항만공사로부터의 임차방식 또는 매입방식의 재개발 사업 내용 중 공공성 요건을 설계에 충실히 반영하면서도 성공적인 사업 수행의 디자인을 제시하는 시행자, 인천항만공사가 의무적으로 제공해야하는 기초적 토목공사 비용을 최소로 요청하는 시행자를 공개입찰로 찾고 있다.

■ 항만물류기업은 1ㆍ8부두 재개발이 2012년 ‘1차 항만재개발기본계획 수정계획 고시’와 2013년 해양수산부 장관(윤진숙)의 대국민 약속이었으므로 대단히 큰 이변이 없는 한 추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1ㆍ8부두가 친수공간으로 재개발된 이후, 1ㆍ8부두와 인접해있는 2~7부두의 정상적 운영마저 가로막는 심각한 민원이 생기거나 규제가 발생해 사업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에 극도의 긴장감을 갖고 있다.

왜냐하면, 2부두는 1부두와 연결돼있고 6~7부두는 8부두와 연결돼있듯이, 내항은 엄밀히 말하면 1부두에서 8부두까지 모든 개별 부두가 기능상 전체적으로 연결돼있기 때문이다. 1ㆍ8부두 재개발 시점에 1ㆍ8부두와 연결된 부두 사이에 조림(造林)작업을 해 구획을 구분한다하더라도 공간 격리에 한계가 있다.

만약 1ㆍ8부두 재개발 지역에 주택ㆍ호텔 또는 환경에 민감한 상업시설이 유치된다면 1ㆍ8부두 인접 부두(2~7부두)의 항만물류기업과 재개발 시행자 사이에 매우 심각한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항만현장은 특성상 소음과 분진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항만현장 바로 옆에 주택ㆍ호텔 또는 환경에 민감한 상업시설이 들어설 경우 서로 어떠한 충돌이 발생할 것인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항만물류기업은 투자위험을 감수하며 국가로부터 적법하게 보장받은 생존권을 주장하지 않을 수 없으며, 재개발 시행자는 인천항만공사와 합법적 행정절차로 사업을 시행한 것이기에 자신의 생존권을 주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항만물류기업은 인천항만공사가 부적절한 시행자(사업)를 선정해 앞서 설명한 모순이 발생하는 일이 없기를 희망하고 있다.

■ 인천항운노조는 조합원 단결과 안정적 고용 유지를 제일 중요한 가치로 판단한다. 2015년 하반기에 1ㆍ8부두 재개발 대상에서 8부두 선석 2개의 부두기능이 폐쇄되자, 해당 항만물류기업 조합원 상용직은 2015년과 2016년에 걸쳐 신항 컨테이너터미널로 전환 배치됐다. 8부두의 나머지 선석 1개를 운영하는 기업의 조합원 상용직과 1부두 소속 전체 조합원 상용직의 고용 보장이 뚜렷하다면, 인천항운노조는 1ㆍ8부두 재개발에 사실상 부담이 없는 편이다.

하지만 1ㆍ8부두 재개발 추진 과정에 해당 조합원 상용직의 안정적 고용이 보장되지 못하고 일부 조합원의 고용 조정(퇴직 등)이 부득이하게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상황을 주도면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그런데 1ㆍ8부두 재개발이 현실화될 경우 항만물류기업의 근로자 중, 특히 일반 현장직의 대규모 고용 조정도 발생할 수 있다. 만약 인천항운노조가 조합원 상용직만의 고용 안정을 요구할 경우, 항만물류기업에 고용된 동일한 근로자로서 동일한 현장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근로하는 일반 현장직과 상용직의 형평성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이는 ‘항만인력공급체제의 개편을 위한 지원특별법’의 법리적 재해석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인천시는 2014년부터 월미도ㆍ내항ㆍ인천역 등을 대상으로 해양과 문화ㆍ관광을 융합하는 ‘인천 개항창조도시 재생사업’을 시작했다. 인천의 새로운 가치창조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가치창조의 일환으로 인천의 역사성 중에서 인천이 대한민국 최초의 개항지였다는 사실과 그와 연결된 문화유적이 적잖이 보존돼있다는 것에 착안한 결정이라 본다.

그러나 인천의 새로운 가치창조를 위한 재생사업에 내항 1ㆍ8부두 재개발이 연결된 것은 나름대로 적절할 수 있겠으나, 전체 대상 사업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고, 인천의 가치창조 에너지가 1ㆍ8부두 재개발과 직접적 연결성이 현재로선 부족한 개항 관련 문화유적 시설에 집중돼있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또한 1ㆍ8부두 재개발로 친수 공간 조성에 필요한 예산 책정을 두고 해양수산부와 입장이 다르다. 항만은 국가시설이므로 재개발 사업에 해양수산부의 예산이 투입되기를 인천시는 기대한다.

■ 중구(청)는 1ㆍ8부두 재개발 지역이 관광자원화, 그리고 대중국 소상공인 무역기지화 되기를 기대한다. 1ㆍ8부두 재개발 방향을 차이나타운과 개항 유적지를 활용한 내ㆍ외국인용 관광지로, 또한 대중국 카페리 항로가 모두 집결돼있는 지역이 중구이므로 대중국 무역기지로 형성되기를 바라고 있지만, 뚜렷한 실현 가능 방안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1ㆍ8부두 재개발 지역을 세계적인 다른 재개발 항만과 단순 비교하거나 부산 북항 재개발 상황과 다소 무모하게 비교하고 있다. 부산 북항 재개발과 인천 내항 1ㆍ8부두 재개발의 비교는 뒤에서 하겠다.

심지어 중구는 내항 1부두가 현재 제2국제여객터미널 기능과 연결돼있으므로 1ㆍ8부두 재개발 계획에서 1부두 제2국제여객터미널 부두기능을 폐쇄하지 않고 유지해야한다는 모순적인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는 이미 인천 남항 지역에 ‘골든 하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것은 인천에 기항하는 전체 크루즈선박과 국제카페리선박 전용부두와 새 국제터미널 건설, 그리고 일대 주변지역을 대대적으로 개발해 물류기지와 관광인프라기지로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1ㆍ8부두 재개발 지역 중 1부두 내 제2국제터미널 부두를 유지하자는 중구의 의견은 국가적 항만개발계획과 정면으로 배치되고 있음을 알아야한다.

■ 지역주민(시민)단체의 1ㆍ8부두 재개발에 대한 입장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기본적으로 ‘삶의 질 개선과 향상’에 초점이 있다. 이들의 주장을 보면, ‘항만물류기업은 가해자요, 지역주민은 피해자’라는 의식이 지배적이다. 특히 8부두에서 고철을 하역했던 항만물류기업에 대해서 매우 공격적인 표현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1974년 내항 준공은 역사적으로 산업개발시대의 성공적 상징이었다. 그때 완공된 내항 정온수역은 동양 최대 항만산업시설로서 인천경제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항만물류기업은 그 시절의 번영을 지역사회 구성원들과 함께 누렸다고 생각하나, 지역주민(시민)단체는 번영을 누린 것은 항만물류기업이고, 지역사회는 환경오염 등의 피해를 당해왔다고 생각한다.

내항 바로 인근 지역은 한때 인천의 중심으로 최고의 발전을 구가했으나, 서쪽으로 바다를 면하고 있음으로 인한 도시 확장의 한계로 1985년 인천시청이 동쪽 내륙지역인 구월동으로 이전하면서 점진적인 도시 쇄락의 길을 걸었다.

지역주민(시민)단체는 해양수산부와 인천항만공사에 1ㆍ8부두를 시작으로 내항 전체를 전면적으로 재개발해 그동안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친수공간으로 돌려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보다 넓은 시각에서 항만사회와 지역사회가 현재 어떠한 내면적 갈등을 겪고 있는지, 항만사회와 지역사회가 어떻게 소통하고 화합해 1ㆍ8부두 재개발을 비롯해 내항 전체의 재개발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을지를 파악하려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

■ 지역상가단체의 입장은 지역주민(시민)단체와 크게 다르지 않다. 1985년 인천시청의 구월동 이전 이후 점진적으로 쇠락해가는 중구지역 상권이 1ㆍ8부두 재개발로 부흥하길 기대하고 있다. 1ㆍ8부두와 주변지역 상권은 물리적 거리로는 가까웠으나 항만의 특수성으로 인한 공간 교류의 한계가 엄연히 존재했기에 서로 열려있거나 활발하게 교류하는 상황은 아니었다. 따라서 1ㆍ8부두 재개발은 그러한 물리적 벽을 허물고 지역 상권과 튼튼하게 연결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한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다.

한편으론 혹여 1ㆍ8부두 재개발 지역에 대규모 상업시설이 유치돼 지역 상권의 중심을 장악하게 된다면, 1985년 이후 원도심 공동화보다 더 치명적인 상권 붕괴를 겪게 될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 지역 언론은 1ㆍ8부두 재개발과 관련해 발생하는 항만사회와 지역사회의 여러 이슈에 대해 중도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다음의 두 가지 방향을 뚜렷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 첫째, 1ㆍ8부두 재개발의 직접적 사업권한을 가진 해양수산부와 인천항만공사, 그리고 인천시뿐만 아니라 항만사회와 지역사회 모든 관련 분야 주체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할 수 있는 정기적 대화의 공간을 마련해야한다. 둘째, 이러한 정기적 대화의 공간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의견과 가치를 전체관련자를 비롯한 인천시민의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게 적극적으로 전파해야한다. 지역 언론은 지금까지 1ㆍ8부두 재개발 사안에 대해 항만사회와 지역사회를 소통ㆍ화합시켜야하는 언론의 긍정적 역할 수행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1ㆍ8부두 재개발은 항만사회나 지역사회 어느 한 쪽의 힘과 의지만으로는 결코 성공적으로 완성될 수 없고, 두 중심 사회 각 분야 관계자들의 폭넓은 소통과 화합의 결과로 새로운 가치창조가 이뤄질 때만 성공적일 수 있다.

■ 기타 지역관공서는 1ㆍ8부두 재개발 방안에 관한 항만사회와 지역사회의 심층적 대화와 협의과정에 개방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한다. 해당 지역의 개인들과 평소에 가장 많이 교류하고 있는 공무원 신분의 지역관공서 분위기가 1ㆍ8부두 재개발 대화에 상시적으로 열려있고 우호적일 때, 지역주민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거부감 없이 표현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의견과 가치의 넓은 스펙트럼이 형성되고 항만사회와 지역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는 이상적인 1ㆍ8부두 재개발 계획이 수립될 수 있을 것이다.

2-3. 내항 1ㆍ8부두 재개발과 타 항만 재개발 비교

▲ 월미산 옆과 뒤로 인천 내항이 보인다.<사진출처·인천항만공사>
많은 사람이 내항 1ㆍ8부두 재개발의 적합한 모델을 외부에서 찾고 있다. 특히 부산 북항의 재개발 모델을 많이 거론하는데, 이건 매우 부적절하다.

부산 북항 재개발은 ‘기존의 항만기능에서 또 다른 항만기능으로 전환’이다. 부산항은 10여 년 전에 대규모 컨테이너 전용부두를 도심과 매우 먼 거리의 가덕도항만에 완공했다. 따라서 기존의 부산 북항 컨테이너 부두의 효용성은 자연스럽게 감소해, 그 공간에 크루즈와 국제카페리 전용부두와 국제여객터미널을 대규모로 건설할 수 있었다. 주변에 넓게 확보된 항만부지 또한 국제여객터미널과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대규모 상업시설로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 내항 1ㆍ8부두는 철강ㆍ잡화를 하역하던 부두기능을 완벽하게 폐쇄하고 항만사회와 지역사회가 협의해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용도(=친수 공간)로 이용할 수 있게끔 전환하는 것이다.

국가의 관점에서 보면, 항만 재개발의 근본적 조건이 다른 부산 북항 재개발 계획을 인천 내항 1ㆍ8부두 재개발 계획과 비교 거론하며 1ㆍ8부두 재개발에도 부산 북항 재개발 경우처럼 국비를 투입하라고 요청하는 것은 무리다. 인천에서는 부산 북항 재개발과 일면 동일한 목적의 새 국제터미널을 남항 인근에 ‘골든 하버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이미 건설하고 있다. 부산 북항 재개발은 1ㆍ8부두 재개발과 비교될 수 없는 사례다.

1ㆍ8부두 재개발을 다른 선진국(일본ㆍ미국 또는 유럽)의 여러 항만 재개발과 비교하는 것 또한 현실적이지 못하다. 세계 유수의 항만지역은 해당 국가의 재정계획과 상황, 그리고 엄격한 시장 가치에 따라 재개발된 것이다. 1ㆍ8부두 재개발의 기본적 조건이 해외 유수의 항만 재개발과는 재정적으로, 산업ㆍ환경적으로, 도시 기능적으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름을 받아들여야한다.

1ㆍ8부두 재개발을 바라보는 전체관련자들의 시각은 지금부터라도 합리적ㆍ현실적으로 교정돼야한다. 실제적으로 무엇이 가능하고, 무엇이 가능하지 않은가를 확실하게 파악한 다음, 지혜롭고 슬기로운 최적화 작업을 조금씩 해나가야 한다.

2-4. 내항 1ㆍ8부두 재개발의 중심축인 인천시의 역할

1ㆍ8부두 재개발에서 가장 시급한 일은 해양수산부와 인천항만공사, 그리고 인천시가 지속적으로 협의해 재개발 기본방안을 뚜렷하게 잡는 것이다.

세 정부기관 중에서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인천시다. 왜냐하면, 해양수산부와 인천항만공사는 1ㆍ8부두를 운영하는 항만물류기업으로부터 징수해오던 임대료와, 만약 해당 재개발 부지를 매도할 경우 매매대금의 징수를 그들의 행정적 논리로는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천시는 예산 편성에서 뚜렷한 명분이 확보된다면 해양수산부보다 자유로울 수 있다.

해양수산부와 인천항만공사는 1ㆍ8부두 재개발 이후에도 재개발 사업 시행자로부터 해당 부지의 적정한 임대료를 징수하고, 또는 매매가 이뤄질 경우 매매대금을 징수해야하는 일종의 행정적 의무 때문에 현재와 같이 사업성 유지 중심의 시행자를 공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천시가 중심이 돼 1ㆍ8부두 재개발에 대한 뚜렷한 의견을 해양수산부와 인천항만공사에게 제안하면서 그들의 행정적 책임과 의무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인천시도 1ㆍ8부두 재개발을 창조적이며 공공재적인 방향으로 결정하려는 의지보다 사업자의 사업성 유지 조건의 대규모 토목건축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첫째, 인천시에 주요 정책적 의견을 제공하는 산하 연구기관에 소속된 연구원들의 과제 해결방식이 수학적이고 과학적일 수는 있겠으나 1ㆍ8부두 재개발과 같이 매우 예민하고 복잡한 사안을 창조적 시각으로 의견을 제시할만한 경험이 현저하게 부족하다.

둘째, 국내ㆍ외의 여러 타 지역 항만 도심의 재개발 사례를 검토하면서 ‘1ㆍ8부두 재개발 상황과 유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벤치마킹하는 것이 시행착오를 줄이는 가장 용이한 방안이라고 판단’하는 것처럼, 창조적 방안을 마련하는 데 준비돼있지 않다.

첫 단추를 잘 못 꿴 후회는 돌이킬 수 없으며, 그 결과는 1ㆍ8부두 재개발 과정이 끝나면 알게 된다. 내면의 생명력이 결여된 채로 진행하는 대규모 토목건축방식의 재개발 결과물들은 쉽게 폐기해버리기 어려운 대형 공해시설이 돼, 두고두고 정부예산을 써야하는 골칫덩이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지역의 문화예술분야 전문가들은 이러한 부작용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인천시는 1ㆍ8부두 재개발 전략을 수립하는 데 소극적 관점을 벗어나 훨씬 더 넓은 ‘세계적 시각과 비전’을 확보해야한다. 타 지역에서 이미 여러 차례 추진한 바 있는, 아무런 특징 없는, 식상하거나 일반적인, 그리고 인천시 주무부서 입장에서 향후 책임에서만 원만히 벗어날 수 있는 안전한 형태의 판박이 같은 문화시설이나 위락시설을 사업성 유지 방식으로 무감각하게 건설한다면, 그에 따른 발생비용은 비용대로 적지 않을 것이며 얼마 가지 않아 시민들로부터 외면당할 위험성이 크다.

21세기 인터넷시대를 살아가는 시민들의 문화적 눈높이는 독창적이며 세계적인데 반해, 단순한 ‘문화적 카피’에 불과한 시멘트 덩어리를 재개발의 결과물로 내놓으면, 시민들로부터 강력한 비판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인천시는 1ㆍ8부두 재개발 방향을 일반적인 상상력을 넘어서는 그야말로 압도적인 상상력으로 구상해야한다. 이러한 위대한 도전만이 1ㆍ8부두 재개발 전체관련자는 물론 시민의 희망과 요구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게 될 것이다. 인천시의 위대한 도전은 1ㆍ8부두 재개발 지역에 ‘세계적인 랜드마크’를 건설했을 때 비로소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2-5. 세계적인 랜드마크와 소프트웨어의 힘

1ㆍ8부두 재개발 지역이 ‘세계적인 랜드마크’가 되기 위해서는 ‘랜드마크’의 의미를 먼저 검토해봐야 한다. ‘랜드마크’의 사전적 의미는 ‘도시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특이성(特異性) 있는 시설이나 건물을 말하며, 물리적ㆍ가시적 특징의 시설물뿐만 아니라 개념적이고 역사적인 의미를 갖는 추상적인 공간 등도 포함한다’라고 돼있다.

이처럼 1ㆍ8부두 재개발 지역이 ‘세계적인 랜드마크’가 되기 위해선 재개발 계획에 강렬한 내면적 구성요소가 있어야한다. 그것은 재개발의 내면이 세계적일 수 있는 ‘하드웨어’로 구성되든지, 아니면 세계적일 수 있는 ‘소프트웨어’로 구성돼야함을 의미한다.

‘하드웨어’는 말 그대로 건물ㆍ구조물ㆍ상징물 등, 물리적인 것을 말한다. 그런데 깍두기처럼 생산되는 수많은 ‘문화적 카피’ 구조물도 사실상 ‘하드웨어’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이미 국내 많은 지역에 설치해온 박물관ㆍ미술관ㆍ아쿠아리움ㆍ갤러리ㆍ놀이마당ㆍ키즈랜드ㆍ상상마당처럼 문화적 껍질을 얕게 씌운 ‘하드웨어’는 유감스럽게도 몰개성적이며 깊이가 없다. 이런 무의미한 ‘하드웨어’를 재개발 시행자에게 건설하게 한다면, 과연 이것이 ‘세계적인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무리하게 추진한 결과물들은 토목건축의 화려한 부산물이자 문화적 짝퉁에 다름 아님을 길지 않은 시간에 인천시 스스로 이해하게 될 것이며, 지역주민이나 관광객들에게 재차 방문을 엎드려 요청하는 실패한 관광 대상의 하나로 전락할 것이다.

그러므로 ‘하드웨어’는 우리가 찾는 정답이 아니며, 독창적이고 강렬한 세계적인 ‘소프트웨어’를 1ㆍ8부두 재개발 지역에 굳게 심었을 때만이 해답이 있음을 인천시는 알았으면 한다.

‘소프트웨어’는 단적인 표현으로 비유하자면 ‘보석’을 말한다. 보석은 섬세하고, 빛나고, 작고, 단단하고, 영원불멸을 상징한다. 그것은 스스로 빛을 내고, 스스로 얘기하고, 스스로 움직이고, 스스로 표현하고, 스스로 확장하고, 스스로 발전한다. 그것이 ‘소프트웨어’다.

‘하드웨어’는 빛을 받아야만 하고, 얘기를 시켜야만 하고, 움직이게 해야만 하고, 표현하게 해야 그나마 확장될 가능성과 발전할 가능성이 있으나, ‘소프트웨어’는 그렇지 않다. ‘소프트웨어’는 주어진 시간과 공간 속에서 사람들과 교감하고 교류하는 내적 에너지로 충만해있기 때문이다.

1ㆍ8부두 재개발 지역에 들어서야할 ‘소프트웨어’를 좀 더 합리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홍대문화’ 또는 ‘홍대상권’을 예로 들겠다. 만약 지금의 홍대문화와 홍대상권을 1ㆍ8부두 재개발 지역에 이식할 수 있다면, 재개발 전체관련자들의 반응은 어떨까? 아마 대환영일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불가능하다. 홍대지역의 내재적 토양과 1ㆍ8부두 재개발 지역의 그것은 분명히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화려한 홍대지역과 홍대문화의 시작은 오래 전의 이야기는 아니다. 젊은이들이 평소에 많이 가는 어느 클럽에서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에는 쿠폰 한 장으로 클럽 몇 곳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게끔 한 데서 기적은 시작됐다. 이 쿠폰을 구입한 젊은이들은 적은 비용으로 여러 클럽을 다니며 주말을 즐겁게 보낼 수 있었고, 쿠폰의 새로운 발견에 관한 소식은 짧은 시간에 퍼져나갔다. 쿠폰 한 장의 내면적 가치가 지금의 홍대문화와 홍대상권을 만든 ‘소프트웨어’이자 ‘보석’이었다.

그 빛이 주변 클럽으로 확산되고, 사람들이 모이고, 축제가 열리고, 또 사람들이 모이고, 거리가 붐비고, 멋진 카페가 들어서고, 식당이 늘어나고, 상권이 발달하고, 이렇게 구축된 상권에 규모 있는 투자가 이뤄지고, 또 다시 사람들이 모이고, 급기야는 ‘소프트웨어’ 스스로 상권을 재창조해나가는 순환적 과정이 만들어졌다. 한 클럽의 쿠폰에 대한 내면적 가치의 발견, 이것이 일종의 ‘소프트웨어’에 대한 인식이다.

이번엔 ‘남이섬’의 ‘소프트웨어’를 예로 보자. 경기도 가평의 어느 음습한 유원지에 불과했던 공간에 미술가 한 사람이 미술이라는 강력한 ‘소프트웨어’를 심었다. 이름 없던 바위 위에, 쓰러져가던 벤치 위에, 버려진 폐기물 위에, 숲 속에서 구불구불 자라난 이름 없는 소나무와 낙엽 위에, 강변에 어지러이 널려있던 자갈 위에, 낡고 기울어진 토담집 담벼락과 지붕 위에 미술이라는 ‘소프트웨어’가 하나씩 진지하게 심어지자, 자연 속의 미술이라는 ‘소프트웨어’는 ‘겨울연가’를 계기로 멋진 싹을 틔워 결국 스스로 빛을 발산하는 ‘보석’이 됐다. 결국 남이섬은 세계적인 관광지가 돼 지역의 가치를 창조적으로 높였다.

그 ‘보석’은 ‘소프트웨어’의 뚜렷한 가치를 확신한 한 미술가의 위대한 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것이 ‘소프트웨어’의 힘이다.

3. 결론

3-1. 내항 재개발의 ‘소프트웨어’, ‘(세계청년학생들의) 토론’

▲ 인천 내항 8부두의 크레인.<인천투데이 자료사진>
내항 1ㆍ8부두 재개발 지역, 나아가 내항 전체 재개발 지역에 ‘(세계청년학생들의) 토론’(이하 ‘토론’)이라는 소프트웨어를 심고 아름다운 보석으로 성장하게 해 세계평화를 위한 세계적인 랜드마크를 건설할 것을 인천시에 제안한다.

토론(討論, Debate, Discussion)이란 단어는 얼핏 듣기에 진부한 느낌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건강하고 성숙한 토론들이 인류사회를 조화롭게 발전시켜왔다는 것은 확고한 사실이다. 대한민국의 청년학생들을 비롯해 세계청년학생들이 인천 내항 1ㆍ8부두 재개발 지역에서 열띤 토론을 펼치고 세계평화의 길을 진지하게 찾아가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아름답다.

진지하고 열띤 ‘토론’은 평화를 찾아가는 긴 여정이다. ‘토론’의 주된 내용은 국내ㆍ국제 정치ㆍ사회ㆍ문화 전반이다. ‘토론’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 열린다. 월 1회는 국제토론의 장이 열리고, 나머지 3회는 국내토론이 열린다. 1ㆍ8부두 재개발 지역에서 금요일과 토요일이 되면 다양한 주제의 ‘토론’이 펼쳐지고, 세계청년학생들에게 인천은 치열한 ‘토론’으로 세계와 인류 평화 실현의 길을 찾아가는 장대한 여정의 장소가 되기를 기대한다.

1ㆍ8부두 재개발 예정 지역에는 용도 폐기된 창고가 많다. 그 창고들은 간단한 개보수를 거쳐 ‘토론’ 장소가 될 것이고, 기본적인 포장시설과 상하수도시설만 갖춘 1ㆍ8부두 야적장에는 ‘토론’에 참가한 청년학생들을 위한 텐트촌이 건설된다. 국내토론이든 국제토론이든 모든 ‘토론’은 인터넷방송 채널로 전 세계에 생중계된다. 생중계를 희망하는 인천지역 케이블방송사 또는 다른 지역 케이블방송사에도 생중계를 오픈한다.

청년학생들이 치열하게 토론하는 공간이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오랜 동안 산업현장으로 기능해온 항만부두였으며, 또한 그곳은 세계를 향한 대한민국 개항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었다는 이유로 또 하나의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더군다나 ‘토론’의 장소가 도심의 답답한 스튜디오가 아니라, 도심과 동떨어진 외딴 공간이 아니라, 재개발 이후에도 여전히 항만사회와 지역사회가 화합하며 발전하기 위해 땀 흘리는 산업공간이어서 모든 참여자들에게 신선한 공간이 된다.

1ㆍ8부두 재개발 지역에서 열리는 ‘토론’에 동북아시아는 물론 미국ㆍ캐나다ㆍ중동ㆍ유럽ㆍ아프리카의 청년학생들이 참석할 것이며, 그들은 ‘토론’ 참석을 청춘여행의 매우 중요 부분으로 인정할 것이다.

이 ‘토론’은 언제나 다양한 축제와 병행한다. ‘토론’이라는 개념에는 토론이라는 행위의 단편성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토론’이라는 대축제에 참여한 세계청년학생들이 서로 교류하며 빛을 발산하고 싶어 하는 다양한 종류의 행사ㆍ파티ㆍ축제가 포함된다.

단편영화제ㆍ패션쇼ㆍ시낭송회ㆍ미술전시회ㆍ사진전시회ㆍ댄스파티ㆍ가요제ㆍ오락행사 등에 참가하는 청년학생들은 모든 행사를 스스로 기획하고 준비하고 진행한다. 주최 측과 집행부의 최소한의 지원만 있다면, 그들은 스스로 땀을 흘리며 적극적으로 행동할 준비가 돼있다. 물론 모든 행사의 중심 사안은 주최 측과 집행부에서 사전에 결정해나가야 한다.

이 ‘토론’은 점차 널리 알려질 것이고, ‘토론’이 열리는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1ㆍ8부두 재개발 지역은 국내외 관광객들로 점차 붐비게 된다. 누구든지 ‘토론’ 장소를 방문해 자신의 나라와 역사, 이념과 가치, 현재와 미래, 세계평화에 대해 대화하려할 것이다. 아울러 수많은 행사ㆍ파티ㆍ축제에 참가해 즐거움을 느끼려할 것이다. ‘토론’이 펼쳐지는 1ㆍ8부두 재개발 지역에는 새롭고 자연스러운 질서와 관계가 성립돼, 독특한 문화로 자리 잡을 것이다.

많은 사람이 티셔츠에 ‘토론’과 관련한 개성 있는 로고를 써서 다닐 것이고, 모자에도 멋진 로고를 그려 붙일 것이고, 국내외 많은 청년학생들이 서로 교류하기 위해 매우 다양한 경로로 1ㆍ8부두 재개발 지역을 방문할 것이다.

세계청년학생들이 만나서 격렬하게 토론하고, 자신들의 역사와 고유의 입장과 이룩해나갈 가치를 알리기 위해 날선 토론을 하며 싸우고, 토론이 끝나면 함께 음식을 먹고, 따뜻하게 화해하고, 함께 어울려 춤을 추고, 함께 멋지게 운동을 하고, 함께 내항 안벽 공원에서 산책하며 월미산에 뜬 달을 보고, 함께 아름다운 인류보편의 예술을 노래하고, 연인이 돼 사랑하고 헤어지는 아름다운 추억을 가질 것이다.

그러면 1ㆍ8부두 재개발 지역은 국내외 정치인이나 사회 유력인사, 전 세계 주요 인사들의 관심의 대상이 된다. ‘토론’의 공간에서 발생하는 핫 이슈나 긴박한 이야기와 해프닝들은 국내 또는 국제뉴스의 단골 기사가 돼 SNS 공간을 떠들썩하게 장식할 것이고, 각국에서 세계평화를 지향하는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또는 유력 정치인이나 사회지도자도 청년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토론’이 펼쳐지는 1ㆍ8부두 재개발 지역을 방문할 것이다.

국제적 행사를 1ㆍ8부두 재개발 지역에서 개최하기를 희망하는 요청이 지속적으로 들어올 것이고, 매스컴은 ‘토론’의 유익함과 세계평화 추구의 가치를 다투어 알릴 것이며, 세계적인 기업들과 미디어들은 ‘토론’ 공간과 그 주변에 대형 광고판을 설치해 자신들이 세계평화 실현의 강력한 스폰서임을 스스로 선언하고 나설 것이다.

정치ㆍ사회ㆍ문화를 주제로 한 ‘토론’은 매우 진지할 수밖에 없다. 국내적이든 국제적이든 정치적 분야의 ‘토론’은 무겁고 민감하고 복잡하고 또한 위험할 수 있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국가 간 정치ㆍ군사적 사안에 대한 ‘토론’은 화약의 뇌관처럼 대단히 폭발적일 수도 있다. 일본군‘위안부’ 문제, 난민 문제, 시리아 문제, 테러 문제, 북한 인권 문제, 독도 문제, 동북공정 문제, 사드 배치 문제, 북한 핵 문제, 일본 평화헌법 문제,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 문제, 남사군도 문제 등이 있다. 이러한 사안들을 토론한다는 것은 화상의 위험이 상존할 것 같음을 누구든지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소프트웨어를 통한 보석의 탄생, 그리고 그것이 세계적인 랜드마크 건설로 연결되는 위대한 도전일 수 있다. 인천시가 이러한 위대한 도전에 머뭇거리지 않기를 바란다. 인천시가 그래야한다는 당위성은 뒤에서 다시 설명하겠다.

3-2. ‘(세계청년학생들의) 토론’과 인천시 설립 공익재단

‘토론’의 모든 이슈와 주제에 관한 결정뿐만 아니라 실무적 진행의 주체는 인천시에서 자본금 약 200억원 규모로 설립한 공익재단에서 주관한다. 다시 말하면 세계평화를 위한 ‘토론’이라는 소프트웨어를 1ㆍ8부두 재개발 지역에 튼튼하게 심고, 보석처럼 가꿀 주체는 바로 인천시에서 설립한 공익재단이 돼야한다는 것이다.

이 공익재단은 설립 취지를 설명하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세계청년학생들뿐만 아니라 노벨평화상 수상자와 같은 세계 유수의 평화주의자들과 단단히 연결돼있어야 한다. 세계청년학생들은 건강한 토론을 중심으로 서로 알게 되며, 치열한 토론으로 세계평화 실현의 이념을 신뢰하게 된다.

공익재단은 인천시에서 자본금과 준비인력을 투입해 발족하나, 설립 후 모든 사안의 집행기능은 공익재단 이사회에 있다. 재단 이사장 선정은 재단 설립 취지를 유엔(UN)을 포함한 전 세계에 알려 공익재단 설립 가치인 ‘토론’으로 세계평화 실현에 가장 부합할 수 있는 사람을 추대하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 사전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공익재단 이사회 성원으로 등록한 세계청년학생들의 의사합의에 따라 재단 이사장을 선출해야한다.

재단 이사회는 상근조직과 비상근조직으로 구성한다. 상근조직은 상시적으로 발생하는 모든 현안을 처리하는 실무 수행 조직이고, 비상근조직은 상근조직과 함께 이사회의 모든 의결에 참여한다. 재단 이사회 소속 세계청년학생들은 평상시엔 각자의 삶의 현장에서 자유롭게 활동하며, 필요한 상황에 따라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재단 이사회를 개최하고 운영한다. 정해진 국제토론의 기간이 됐을 땐 1ㆍ8부두 재개발 지역에 모여 ‘토론’에 참가한다. 재단 이사회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세계청년학생들은 각자의 나라와 사회에서 성장해나가며 저마다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되고, ‘토론’의 가치를 더욱 확장하고 성장하게 만드는 동력이 된다.

공익재단은 최초 설립 목적의 자본금 투입 이외는 운영과 사업 재정을 자체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구조로 성장해야한다. 특히 1ㆍ8부두 재개발 이전에 인천항만공사가 받아왔던 임대료 지급 문제 역시 공익재단의 재정 능력에 따라 인천항만공사와 해법을 찾아야한다. 왜냐하면 인천항만공사는 재정 수입의 결여로 인한 문제점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앞서 설명한 ‘사업성 있는 시행자’를 공모해왔으므로, 공익재단 역시 인천항만공사의 입장을 유연하게 이해해줄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대기업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과 기타 재단들의 자발적인 후원, 광고와 다양한 형식의 지원과 함께 세계적인 랜드마크로 개발되는 1ㆍ8부두 재개발 지역(향후 내항 전체 재개발 지역도 점진적으로 포함)의 운영은 스스로 확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튼튼한 재정구조를 갖출 수 있다.

3-3. ‘(세계청년학생들의) 토론’의 기능과 역할

국제정치는 UN 안에서, 또는 국가 간 외교채널로 펼쳐진다. 세계청년학생들은 충분히 성숙한 정치ㆍ사회ㆍ문화 의식을 갖고 있으나, 건설적으로 토론할 국제적 오프라인 공간은 사실상 전혀 없다. 세계청년학생들이 원하는 정치 토론은 모든 나라에서 법적으로 금기하는 사항이 아니나, 현실적으로는 사실상 금기사항과 다름 아니다. 세계청년학생들은 미래세계를 짊어지고 가야할 세대고 세계평화를 실현해야할 세대다. 그들에게 세계평화를 향해 열려 있는 오프라인 토론 공간이 필요하다. 정치ㆍ문화ㆍ사회의 다양한 이슈에 대한 자신들의 의견을 국제적으로 개방된 공간에서 품격과 예의를 갖추고 토론할 수 있는 오프라인 토론의 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국내토론 또한 마찬가지다. 국내의 모든 정치ㆍ사회ㆍ문화 이슈는 현재 단 두 곳에서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다. 한 곳은 기성정치인과 사회지도층, 케이블방송이고, 다른 한 곳은 폐쇄적이고 무질서한 익명의 온라인 공간이다.

국내의 뜨거운 정치ㆍ사회ㆍ문화적 이슈에 대해서 즉, 모병제, 한반도 통일방안, 북한과 관계, 사회적 신드롬, 부조리한 대한민국의 현실, 우리 이웃의 아름다운 사람들, 대한민국의 발전적 미래, 사회적 의인, 예술, 지역 현안, 이민자, 성소수자, CCTV의 사회적 보호기능과 사생활 침해 등에 대해서 자신들의 가치와 의견을 전달하고자 하는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진정으로 살아 숨 쉬는 충만한 의식세계를 열어줘야 한다.

3-4. 1ㆍ8부두 재개발 관련 각 분야의 이익과 가치 전망

‘(세계청년학생들의) 토론’은 하나의 강인한 소프트웨어로서 스스로 빛을 발하는 보석이 돼 1ㆍ8부두 재개발 지역(향후엔 내항 전체 재개발 지역)을 세계적인 랜드마크로 건설해낼 힘을 가지고 있다고 지금까지 설명했다.

그러한 이론적 설명과는 별개로 ‘토론’을 1ㆍ8부두 재개발의 핵심 소프트웨어로 결정할 수 있기 위해서는 해양수산부와 인천시뿐만 아니라 1ㆍ8부두 재개발 전체관련자 사이에 합리적 동의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해양수산부와 인천시가 추진하려는 토목건축방식의 재개발 방안보다 ‘토론’의 재개발 방안이 더 타당하다는 확실성이 재개발 전체관련자에게 뚜렷하게 인식됐을 때, 인천시는 공익재단 설립을 실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토론’을 1ㆍ8부두 재개발의 소프트웨어로 선택했을 때, 주요 분야 관련자들에게 제공되는 이익과 가치를 간단하게 설명한다.

■ 해양수산부와 인천시가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 1ㆍ8부두 재개발 방안인 토목건축(아쿠아리움ㆍ갤러리ㆍ키즈랜드ㆍ박물관 등의 건축)이 시작될 경우 해양수산부와 인천시의 합산 재정 지원 규모는 최소 약 400억 원에 달한다. 재개발 사업 시행자와 협의가 앞으로 계속 필요하겠지만, 안정적인 사업성을 이유로 더 큰 규모의 재정 지원을 시행자는 요청할 것으로 본다. 해양수산부와 인천시가 만약 토목건축방식 이외의 재개발 방안을 가지고 있지 못하면 딜레마에 빠질 것이다.

그 이유는 첫째, 대규모 국가재정을 투입해 토목건축 시행자의 요구를 만족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하더라도 대중적 지지를 받지 못해 슬럼화 되거나 지속적인 국가재정 지원이 이뤄져야만 간신히 존재하는 ‘돈 먹는 시멘트덩이’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시행자의 요구 사항을 만족시키지 못하거나 의견 충돌로 인해 사업을 중도에 포기하게 된다면, 결국 초보적인 친수 공간 조성 방식인 ‘단순한 녹지 공원’이나 ‘주차장’으로 재개발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1ㆍ8부두 재개발을 애초 시작하지 않았던 것보다 더 못한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이런 이유로 1ㆍ8부두 재개발을 바라보는 현재의 시선은 참으로 위태하고 불안하다.

하지만 그것에 비해 ‘(세계청년학생들의) 토론’의 장으로 세계적인 랜드마크를 건설하기 위한 인천시 공익재단 설립 자본금 약 200억원은 경제적이며 합리적이다. 또한 이것이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는 보석과 같은 공간이 돼 관광객 유치와 주변상권 발전뿐 아니라,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랜드마크 공간이 된다는 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가질 것이다. 또한 향후 내항 전체 재개발을 위한 강력한 재정적 후원으로 연결될 수 있어, 해양수산부와 인천시는 환영할 일이다.

또한 1ㆍ8부두가 재개발 되더라도 나머지 내항 2~7부두는 국가기간산업의 항만시설로서 앞으로도 일정 기간 정상적으로 기능해야한다. 하기에 1ㆍ8부두 재개발 지역에 주택이나 호텔, 상업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었는데, ‘토론’의 장은 환경적으로 내항 2~7부두와 상생공간이 될 수 있다.

■ 인천항운노조 조합원 상용직 고용 문제 역시 1ㆍ8부두 재개발 이슈에서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만약 ‘토론’의 장이 펼쳐진다면, 또 그에 따라 공익재단의 활동력이 확장돼 신규 고용 여력을 키울 수 있게 된다면 조합원의 고용 안정뿐만 아니라 항만물류기업의 일반근로자 고용 문제에도 지원책이 될 수 있다.

■ 1985년 인천시청의 구월동 이전으로 점차 쇠락해가는 중구 원도심을 재생하기 위해 내ㆍ외국인 관광객 유치 차원의 인프라 구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 시점에 ‘토론’의 장은 세계적 관광지가 되는 것이므로 대규모 관광객이 상시적으로 유치되고 주변지역 상업시설이 발전하는데, 이것은 지역주민과 상권에 큰 이익이 된다. 또한 지역주민들이 오랜 기간 겪어온 환경오염ㆍ소음ㆍ삶의 질 저하에 대한 보상이 1ㆍ8부두 재개발 과정에서 필요한데 ‘토론’의 장이 펼쳐지고 세계적인 랜드마크가 된다면 지역주민에게 감동적인 보상이 된다.

3-5. 내항 1ㆍ8부두 재개발의 미래 모습

인구 300만 시대를 열어가는 인천시에 세계적인 랜드마크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는 곳은 1ㆍ8부두를 필두로 재개발 논의가 시작되고 있는 내항 전체 지역이다. 세계청년학생들이 모이는 곳은 에너지가 충만해지고, 스스로 확장되는 빛의 힘을 가진다.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은 전국에서, 세계에서 모여드는 젊은이와 시민들로 1ㆍ8부두 재개발 지역은 역동적으로 붐빌 것이고, 그들은 1ㆍ8부두 재개발 지역과 열려있는 공간인 중구 일대 구석구석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할 것이다.

1ㆍ8부두 재개발 지역에서 과거에 고철을 하역하던 대형 크레인 5개는 우람한 말 형상의 로봇(각각 고유의 이름이 있음)으로 변신해 ‘세계 최대 로봇’으로서 기네스북에 등재돼 모든 지구인의 평화를 수호하는 상징이 될 것이고, 1ㆍ8부두가 부두로 기능했을 때 사용된 대부분의 하역장비와 구조물은 거의 원형 상태에서 변형과 설치과정을 거쳐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 펼쳐지는 세계적인 축제에 맞춰 여러 가지 형태의 캐릭터 관광자원으로 변신할 것이다.

1ㆍ8부두 안벽 주변은 공원과 산책로, 해안가 놀이시설로 변화할 것이고, ‘토론’과 세계평화를 지원하는 세계적인 조각가들이 모여 항만부두 폐기물을 활용해 제작한 ‘행복한 세계가족’이란 이름의 대형 조각상은 세계평화의 상징물이 돼 끊임없이 밀려드는 관광객을 위한 포토존이 될 것이다.

아울러 국제토론회와 국내토론회가 개최될 때마다 패널로 등장하는 세계청년학생들은 유명인이 돼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 것이다. 1ㆍ8부두 주변 일부 해수면에는 인공백사장이 설치돼 시민을 위한 휴식공간이 될 것이고, 제2국제터미널 건물은 ‘토론’을 관할하는 공익재단이 소재할 것이며, 관련 부지는 재단 운영에 관한 시설이 될 것이다. 1ㆍ8부두 재개발의 명물 중 하나가 될 스카이워크는 1ㆍ8부두 재개발 지역과 인근 호텔 등 숙박시설과 교통시설로 직접 연결돼 평일에도 주말에도 1ㆍ8부두 재개발 지역에는 수많은 사람의 즐거운 에너지로 가득찰 것이다.

1ㆍ8부두 재개발은 내항 전체 재개발의 첫발이자 시금석이다. 8부두와 나란한 7부두의 경우는 부두시설 이전비용이 몇 조원을 넘는다고 할 정도로 이전하는 데 엄청난 재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부로서도 당장 이전을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결코 아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1ㆍ8부두 재개발 지역이 보석처럼 빛나며 활성화될 때, 그리고 내항 2~7부두를 대체할 수 있는 인천 신항 등의 부두가 하나씩 준공될 때, 내항은 빛나는 보석의 공간을 1ㆍ8부두 이외의 다른 부두로 점진적으로 확장해나갈 수 있다.

앞서 예로 들었던 빛나는 홍대 상권처럼, 또 남이섬처럼, 내항 전체가 세계평화를 위한 ‘토론’과 함께 보석이 돼 빛을 발할 때 인천시가 추진하는 세계적인 랜드마크는 실현될 수 있다. 이러한 소프트웨어와 보석에 대한 가치를 생각할 때, 인천시와 해양수산부, 인천항만공사에서 현재 구상하고 있는 낡고 천편일률적이며 미래가 암울할 수밖에 없는 토목건축 중심의 재개발 방식이 과연 적절할지, 그리고 혹시라도 인천이 세계적인 랜드마크를 건설할 수 있는 바로 그 역사적인 기회를 놓치는 것은 아닐지, 진지하게 검토하길 바란다.

3-6. 내항 1ㆍ8부두 재개발에 대한 인천시의 결의

지금까지 설명한 ‘(세계청년학생들의) 토론’을 만약 인천시에서 공익재단을 구성해 실현하고자한다면, 무엇보다도 먼저 인천시가 매우 극단적으로 용감해야한다. 대한민국이 비록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자유민주주의체제라고 하지만 국내ㆍ외 핫이슈, 특히 정치적 이슈를 주제로 세계청년학생들이 토론하는 오픈된 공간 조성을 대한민국의 지방자치단체에서 결정하고 추진한다는 것은 보통의 용기만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약 토론자들끼리 싸움이라도 하면, 불미스러운 안전사고라도 발생하면, 정치인이나 권력자로부터 강한 압력이라도 들어온다면, 원하지 않는 소요사태가 발생한다면, 지역이나 인종 간 갈등으로 비화된다면, 국론을 분열하는 현상으로 변질된다면, 하는 염려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단호하고 명쾌하게 말할 수 있다. 또한, 분명하게 증명할 수 있다. 토론도 없고 대화도 없고 세계평화를 목 놓아 부르짖지도 않고 있는 지금, 바로 이 순간에도 국내ㆍ외에서 폭동과 테러와 전쟁은 일어나고 있지 않는가. 그것이 단호하고 명백한 증거다.

끔찍한 사건들이 과연 토론 결과로 발생한 것인가? 그와 정반대임을 우리 모두 분명히 알고 있다. 치열한 토론이 없었기에 살인을 했고, 테러를 했고, 전쟁을 했다. 만약 치열하게 토론했다면, 토론이 끝나고 서로 안아줬거나 함께 춤을 췄거나, 함께 웃었거나, 함께 울었거나, 함께 술잔을 기울였거나, 함께 예술을 노래했거나, 함께 평화를 노래했다면, 토론이 없었기에 발생한 무자비한 폭력보다 훨씬 평화적인 결과가 나타났을 것이다.

‘토론’이 강인한 소프트웨어가 되고 빛나는 보석이 될 수 있게, 세계평화를 위한 세계적인 랜드마크를 건설하는 위대한 도전의 길에 인천시가 용감하게 나서길 기대한다.

3-7. 소통과 화합, 내항 1ㆍ8부두 재개발의 첫 번째 단계

1ㆍ8부두 재개발 방안에 정답이 없는 것은 분명하다. 나의 제안 역시 항만사회와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다. 수많은 난제가 포진한 현실에서 1ㆍ8부두를 재개발하는 데 무엇은 가능하고 무엇은 가능하지 않은지, 무엇이 옳은 것이고 무엇이 옳지 않은 것인지, 전체 구성원이 확인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해양수산부와 인천시는 지금까지 토목건축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는 폐쇄적인 1ㆍ8부두 재개발 방안 검토를 과감하게 중단하고, 항만사회와 지역사회 모든 관련자들이 서로 소통하고 화합할 수 있는 정기적이고 공식적인 대화의 장을 서둘러 구성해야한다. 이것이 1ㆍ8부두 재개발뿐만 아니라 나아가 인천 내항 전체 재개발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다.<끝> 
▲ 강동철
1965. 부산 출생
1988. 한국해양대학교 항해학과 졸업
2016. 인하대학교 물류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전) 인천항만물류협회 회장
(현) 씨레인보우인터내셔널(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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