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교육학부모회 인천지부, 개선방안 마련 촉구

▲ 참교육학부모회 인천지부(지부장 노현경ㆍ사진 가운데)가 9월 29일 인천시교육청 브리핑룸에서 ‘학교운동장 문제 개선방안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지난 10여년간 학교운동장 조성 관리상의 문제점을 철저하게 분석해 이후 교체할 학교운동장 개선에 반영해야한다”

참교육학부모회(이하 참학) 인천지부(지부장 노현경)는 지난 29일 인천시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촉구했다.

교육부가 지난 4~6월 전국 학교운동장 우레탄 트랙의 유해성을 검사한 결과, 전국 2763개교 학교 우레탄 중 1767곳(64.0%)에서 기준치 이상의 중금속이 검출됐다.

인천에는 모두 78개교에 우레탄 트랙이 깔려 있고 이중 53개교에서 납(Pb)이 한국산업표준(KS) 기준치(90㎎/㎏)를 초과해 검출됐다. 기준치를 43배나 초과(3880㎎/㎏)한 곳도 있었다. 우레탄이 운동장 전체에 깔린 3개교에서도 모두 납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현경 지부장은 “인천시교육청은 검사 이후 납 성분 등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된 학교 운동장 53개교를 ‘사용 중지 및 폐쇄’ 조치했다”고 운을 뗀 뒤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이 학교들에 다니는 아이들은 운동장에서 뛰어놀 수도, 운동장 체육수업도 할 수 없어서 정상적인 학교 교육활동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우리 참학 인천지부는 지난 몇 달간 학교 인조잔디와 우레탄 유해성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대응해왔다. 조성 당시에도 교육부나 문화관광체육부의 사업 계획과 기준 등이 있었음에도 왜 이런 납 범벅 운동장 사태가 전국적으로 벌어진 것인지, 그 원인을 찾고 향후 재발 방지 방법을 마련하려고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참학 인천지부는 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학교 인조잔디와 우레탄트랙(134개) 관련 자료를 ▲시설 현황 ▲시공업체 ▲계약 현황 ▲설계ㆍ감리업체 ▲자재선정위원회 구성 여부 ▲준공 당시 유해성 검사 결과 ▲검사기관 등으로 구분해 분석했다.

2009년 교육부의 ‘다양한 학교운동장 조성사업 계획서’에는 사업 수행자인 학교 또는 교육청은 자재 선정을 위해 계약 전에 ‘자재선정위원회’를 구성하게 돼있다. 또한 이 사업계획서에는 사업 수행자는 인조잔디와 우레탄트랙 조성이 완료된 상태(준공)에서 전문검사기관에 의뢰해 유해 중금속 검사를 하게 돼있다.

하지만 참학 인천지부 분석 결과, 인천 전체 134개 시설(인조잔디ㆍ우레탄트랙) 공사 중 23개(17.2%)가 자재선정위원회를 구성하지 않았거나 관련 자료가 없다. 또, 19개(14.1%) 시설 공사에서 ‘준공 유해성 검사 미실시’ 또는 ‘검사 자료 없음’으로 집계됐다.

노 지부장은 “인천의 경우 학교 인조잔디와 우레탄트랙이 2000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했기에 KS 유해기준이 마련(인조잔디 2010년, 우레탄 2011년)되기 전에 조성된 것은 시공 관련 유해기준과 준공 유해성 검사가 더욱 허술했을 것으로 추측한다”며 “향후 시교육청이 학교운동장을 교체할 때 이러한 점을 반영해야할 것이다”라고 제안했다.

또한 “교육부와 시교육청이 그동안 인조잔디와 우레탄 시공과정을 보다 꼼꼼히 챙기고, 최소한 준공 전 유해성 검사만 제대로 했더라도 작금의 납 범벅 사태를 예방했을 것으로 본다”고 한 뒤 “지금이라도 시교육청은 지난 10여년간 학교운동장 조성 관리상의 문제점을 철저하게 분석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시교육청은 지난 8일 기준치 이상의 유해물질이 검출된 초ㆍ중ㆍ고교 55개의 우레탄트랙을 모두 내년 상반기까지 마사토(굵은 모래)로 교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운동장 전체가 우레탄으로 설치된 학교와 납 성분이 1800㎎/㎏ 이상 과다 검출된 학교 29곳을 올해 말까지 우선 교체하기로 했고, 나머지 26개교는 내년 상반기까지 초교, 특수학교, 중ㆍ고교 순으로 모두 교체할 예정이다.

시교육청은 당초 학교 희망에 따라 친환경우레탄으로 교체도 선택할 수 있게 할 계획이었지만, 교육부와 환경부가 환경호르몬 등을 포함한 우레탄의 KS 기준을 연말까지 새로 마련하기로 결정해, 해당 학교 모두 마사토로 교체하기로 했다.

한편, <인천투데이>이 시교육청 담당자의 도움을 받아 집계한 자료를 보면 참학 인천지부가 집계한 결과와는 수치가 조금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이후 완공된 우레탄ㆍ인조잔디 시설은 102곳(우레탄 56곳ㆍ인조잔디 46곳)으로 집계됐다. 이중 자재선정위원회와 관련한 자료가 없는 시설은 ‘우레탄 18곳ㆍ인조잔디 9곳’으로, 준공 후 유해성 검사와 관련된 자료가 없는 시설은 ‘우레탄 10곳ㆍ인조잔디 6곳’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처럼 관련 자료가 없는 곳이 발생한 이유는 자료 보존 기한인 5년이 넘었거나 인조잔디 또는 우레탄트랙을 준공할 당시 사업주체(기관 또는 지자체)가 자료를 보관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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