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현장 녹화한 광주 11호차 CCTV
“경찰 보고와 달리 처음부터 직사 살수”
더불어민주당 박남춘(인천 남동갑) 국회의원이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대회 때 경찰이 고 백남기 농민에게 물대포를 직사로 살수한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공개했다.
박 의원은 “지난 12일 청문회 때 증인으로 나온 ‘충남 9호차’ 살수 요원 한아무개 경장과 신윤균 기동단장은 단 한 번도 직사 살수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처음부터 줄곧 직사로 살수한 장면이 녹화된 CCTV 영상이 공개됐다”고 밝혔다.
특히, 박 의원은 “그동안 경찰 지휘부가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사실을 쓰러진 지 2시간이 넘은 저녁 9시 이후에 인지했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쓰러진 당시부터 알고 있었다는 정황도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백남기 청문회’에서 한아무개 경장은 “처음엔 경고 살수를 했고 그 이후엔 안전하게 살수했다”고 답변한 바 있다. 경찰청 경비계는 ‘경고 살수는 경고 의미로 시위대 앞에 소량으로 살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박 의원이 공개한 ‘광주 11호차’ CCTV 영상을 보면, 충남지방경찰청 소속 한아무개 경장의 증언과 다르게 ‘충남 9호차’는 처음부터 시위대의 머리를 향해 약 31초간 직사 살수했다.(관련 동영상: http://blog.naver.com/parknamchun/220823531538)
이후 2차 살수와 3차 살수 역시 직사 살수로 이어졌고, 4차 직사 살수 때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를 머리에 맞고 쓰러졌다. 백남기 농민을 쓰러지게 한 4차 살수는 이전 살수보다 살수시간이 매우 길었는데, 1분 18초간 이뤄졌다.
특히, 이 CCTV 영상에는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이후에도 계속해 살수하는 장면이 녹화돼있다.
박남춘 의원은 “충남 9호차 살수 보고서에는 ‘분명 경고 살수 1회, 곡사 살수 3회, 직사 살수 2회를 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동영상을 보면 백남기 농민이 쓰러지기 전에 단 한 번도 경고나 곡사 살수가 이뤄진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살수 횟수 등은 기억에 의존하다보면 착각할 수 있으나, 곡사 살수나 직사 살수 여부는 절대로 착각할 수 없다, 직사 살수 7회가 어떤 이유로 경고와 곡사 살수로 바꿔 기재 됐는지 규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박 의원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장면이 광주 11호차 CCTV에 고스란히 녹화돼있어 해당 CCTV를 모니터하고 있던 광주 11호차 요원은 백남기 농민의 부상 사실을 알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박 의원은, 경찰청이 처음엔 ‘이러한 장면을 녹화한 CCTV 영상이 없다’며 국회에 제출하지 않다가 청문회 당일 아침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경찰청이 광주 11호차 CCTV의 존재를 감추다가 청문회 당일에서야 국회에 제출한 이유를 알 것 같다. 보고서와 다르게 처음부터 직사 살수한 사실, 단 한 번도 곡사 살수가 없었다는 사실을 감추고 싶었던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특히,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사실을 광주 11호차 요원들은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경찰도 이미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고, 그래서 그 사실을 은폐하고 싶었던 것이다”라며 “사실을 은폐하고 거짓 보고서로 국회와 국민을 기만한 경찰과 수사 의지가 없는 검찰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 특검으로 책임을 물어야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