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현장 녹화한 광주 11호차 CCTV
“경찰 보고와 달리 처음부터 직사 살수”

▲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국회의원이, 경찰이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대회 때 고 백남기 농민에게 물대포를 직사로 살수한 CCTV 영상(광주 11호차)을 공개했다. 사진은 광주 11호차 CCTV 동영상 화면을 갈무리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박남춘(인천 남동갑) 국회의원이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대회 때 경찰이 고 백남기 농민에게 물대포를 직사로 살수한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공개했다.

박 의원은 “지난 12일 청문회 때 증인으로 나온 ‘충남 9호차’ 살수 요원 한아무개 경장과 신윤균 기동단장은 단 한 번도 직사 살수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처음부터 줄곧 직사로 살수한 장면이 녹화된 CCTV 영상이 공개됐다”고 밝혔다.

특히, 박 의원은 “그동안 경찰 지휘부가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사실을 쓰러진 지 2시간이 넘은 저녁 9시 이후에 인지했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쓰러진 당시부터 알고 있었다는 정황도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백남기 청문회’에서 한아무개 경장은 “처음엔 경고 살수를 했고 그 이후엔 안전하게 살수했다”고 답변한 바 있다. 경찰청 경비계는 ‘경고 살수는 경고 의미로 시위대 앞에 소량으로 살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박 의원이 공개한 ‘광주 11호차’ CCTV 영상을 보면, 충남지방경찰청 소속 한아무개 경장의 증언과 다르게 ‘충남 9호차’는 처음부터 시위대의 머리를 향해 약 31초간 직사 살수했다.(관련 동영상: http://blog.naver.com/parknamchun/220823531538)

이후 2차 살수와 3차 살수 역시 직사 살수로 이어졌고, 4차 직사 살수 때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를 머리에 맞고 쓰러졌다. 백남기 농민을 쓰러지게 한 4차 살수는 이전 살수보다 살수시간이 매우 길었는데, 1분 18초간 이뤄졌다.

특히, 이 CCTV 영상에는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이후에도 계속해 살수하는 장면이 녹화돼있다.

▲ 충남 9호차 살수 보고서에는 ‘경고 살수 1회, 곡사 살수 3회, 직사 살수 2회를 했다’고 돼있다. 하지만 광주 11호차 CCTV 동영상 기록은 이와 다르다.<자료출처ㆍ박남춘 국회의원>
“곡사 살수로 바꿔 기재한 이유 규명해야”

박남춘 의원은 “충남 9호차 살수 보고서에는 ‘분명 경고 살수 1회, 곡사 살수 3회, 직사 살수 2회를 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동영상을 보면 백남기 농민이 쓰러지기 전에 단 한 번도 경고나 곡사 살수가 이뤄진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살수 횟수 등은 기억에 의존하다보면 착각할 수 있으나, 곡사 살수나 직사 살수 여부는 절대로 착각할 수 없다, 직사 살수 7회가 어떤 이유로 경고와 곡사 살수로 바꿔 기재 됐는지 규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박 의원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장면이 광주 11호차 CCTV에 고스란히 녹화돼있어 해당 CCTV를 모니터하고 있던 광주 11호차 요원은 백남기 농민의 부상 사실을 알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박 의원은, 경찰청이 처음엔 ‘이러한 장면을 녹화한 CCTV 영상이 없다’며 국회에 제출하지 않다가 청문회 당일 아침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경찰청이 광주 11호차 CCTV의 존재를 감추다가 청문회 당일에서야 국회에 제출한 이유를 알 것 같다. 보고서와 다르게 처음부터 직사 살수한 사실, 단 한 번도 곡사 살수가 없었다는 사실을 감추고 싶었던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특히,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사실을 광주 11호차 요원들은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경찰도 이미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고, 그래서 그 사실을 은폐하고 싶었던 것이다”라며 “사실을 은폐하고 거짓 보고서로 국회와 국민을 기만한 경찰과 수사 의지가 없는 검찰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 특검으로 책임을 물어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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