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지난달 31일 제출한 송도 6ㆍ8공구 토지매각(사실상 토지리턴제) 관련 보증채무 부담행위 연장 동의안이 1일 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에서 원안 가결됐다. 9일 열릴 예정인 본회의 통과도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의회 기획행정위가 가결한 이 동의안은 지난달 30일 시의회가 부결한 동의안과 다를 게 없다. ‘9월 5일까지로 돼 있는 보증채무 기한을 최대 1년까지 연장한다’에서 ‘향후 6개월까지 사업 진행을 시가 점검하고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보증채무 기한을 축소 조정할 수 있다’는 단서만 추가했을 뿐, ‘시의 보증채무 부담행위를 연장’하는 것은 똑같다.

다를 게 없는 동의안을 가결한 것은 부결했을 경우 시가 떠안아야할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부결되면, 시는 보증채무기간이 끝나는 9월 5일이 지나면 시가 보증을 섰던 원금과 이자 등을 합해 6335억원을 갚아야하기 때문이다. 갚을 수 있는 돈이 없어 고스란히 시 채무가 되는데, 그러면 채무비율이 재정위기단체 ‘심각’ 등급이 되는 40%를 넘어선다.

올해 6월 말 기준 시 재정규모는 8조 8737억원, 채무규모는 3조 745억원으로 채무비율이 34.6%에 달했다. 6335억원이 채무가 되면 채무비율은 41.8%까지 올라간다. ‘심각’ 등급을 넘어 ‘긴급 재정관리단체’로 지정되면 재정자율권을 정부에 박탈당한다.

시는 최근 또 하나의 동의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2018년 9월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장에서 열릴 ‘LPGA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대회에 재정과 행정을 지원을 하려고 하니, 동의해달라는 것이다.

재정 지원은 현금 8억원. 행정 지원에는 경찰ㆍ의료진ㆍ자원봉사자 등 인력 지원 외에도 사무실 확보, 송도켄벤시아 컨벤션센터 독점 사용, 광고 등 재정이 투입되는 사항도 포함돼있다. 행정 지원을 돈으로 환산하면 약 33억 4000만원이다.

시가 내세우는 지원 명분은 대회 기간 중 개최 도시 단체장의 인터뷰와 개최 도시 홍보영상 중계로 세계 160여 개국에 인천을 소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40여억원 상당의 가치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시는 지난해에도 남자골프대회인 ‘PGA 프레지던츠컵’ 개최에 비슷한 수준을 지원했다. 당시에도 시는 ‘인천 홍보’라는 명분을 달았지만, ‘대회 주최 측은 인천 홍보에 인색했으며, 특히 비싼 갤러리 입장료 등으로 주최 측 배만 불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시가 이 대회 지원으로 어떤 성과를 가져왔는지 검증된 바 없다.

심각한 재정난 속에서 일회성 전시ㆍ홍보 행사에 예산 수십억원을 들이면서 각종 복지예산을 줄이는 것이 과련 도시경쟁력과 도시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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