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시가 서울외곽순환도로 중동 나들목 부근에 있는 영상문화단지를 복합쇼핑몰로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 복합쇼핑몰이 들어서면 부평 상권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것을 걱정하는 상인들과 시민단체가 부평구와 함께 공동대응하기로 했다.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과 대립으로 번질 수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부천시는 영상문화단지 약 38만㎡를 1단계와 2단계로 나눠 개발할 예정이다. 1단계 사업 대상 부지는 야인시대캠핑장 부지 약 18만㎡이고, 2단계 사업 대상 부지는 아인스월드 부지다.

부천시는 이미 지난해 9월 신세계컨소시엄을 1단계 개발 우선협상사업자로 선정했다. 2단계 개발은 아인스월드와 임대차계약이 끝나는 2020년 이후 진행할 예정이다. 신세계컨소시엄은 2018년까지 약 8700억원을 들여 1단계 사업용지 18만 5160㎡ 중 수로ㆍ도로ㆍ녹지ㆍ만화박물관 등 공공시설을 제외한 7만 6034㎡를 문화ㆍ관광ㆍ쇼핑ㆍ여가시설로 개발할 계획이다.

부천영상문화단지는 서울지하철7호선 상동역(부천시)과 삼산체육관역(부평구) 중간에 있다. 게다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중동 나들목이 부천시와 부평구를 잇는 도로와 바로 연결된다. 유통재벌 입장에서는 고객을 모으고 접근성을 확보하는 데 최적지라 할 수 있다.

반면에 부천 상인뿐 아니라 부평 상인들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다. 이곳에서 직선거리로 부평역지하도상가는 2.7km, 부평문화의거리는 2.3km, 부평전통시장은 2.2km에 있다. 복합쇼핑몰이 들어설 경우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가뜩이나 상습정체를 빚고 있는 서울외곽순환도로 ‘서운~장수’구간의 정체가 더욱 심화될 것이 뻔하다. 중동 나들목은 상습정체 구간의 한 가운데 있는 곳으로, 부천시와 부평구 주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나들목이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대규모 점포 개설 등록 신청 시 인접 지자체에 이를 통보하고, 통보받은 인접 지자체장은 20일 이내에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그러나 강제 규정이 없어 의견을 받아들일지 말지는 해당 지자체장의 몫이다.

부천시는 지난해 부천지역 중소상인 등의 반발에 ‘지역 상권 침체를 막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대형 마트나 복합쇼핑몰이 주변 상권을 망가뜨리는 현실을 모르거나 알면서도 반발을 무마하려는 것일 뿐이다.

유통재벌을 위한 것인지, 지역 주민을 위한 것인지,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이 개발 사업을 백지화하는 게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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