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 제물포캠퍼스) vs (청운대 인천캠퍼스)
국토부, 6월 안에 역명심의위 열어 결정 예정

경인선 제물포역 ‘역명 부기’ 사용 재계약을 앞두고 인천대학교와 청운대학교가 각기 역명 부기를 사용하겠다고 한국철도공사에 신청서를 제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역명 부기’란 지금의 ‘제물포역(인천대학교 제물포캠퍼스)’처럼 역명 옆에 괄호를 쳐 덧붙여 적어 놓는 걸 뜻한다.

제물포역은 도화역과 도원역 사이에 있는 전철역으로 1957년에 ‘숭의역’으로 개통했다. 1959년에 제물포역으로 역명을 변경했고, 2010년 6월부터 부기 역명으로 ‘인천대학교 제물포캠퍼스’를 사용해왔다. 최초 사용 계약기간은 3년이었고, 그 후 재계약을 매해 체결해 6월 말일이 사용기한이다.

인천대는 역명 부기 사용료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1년간 2250여만원을 한국철도공사에 지불했다. 2010년부터 추산하면 1억원이 넘는다.

제물포역 부기 역명인 ‘인천대학교 제물포캠퍼스’ 사용이 6월 30일에 종료됨에 따라 재계약을 해야 하는데, 인천대 제물포캠퍼스 부지를 일부 매입해 사용하고 있는 청운대가 지난 2월, 인천대보다 먼저 부기 역명 사용신청서를 한국철도공사에 제출했다. 인천대 학생들이 제물포캠퍼스를 이용하지 않고 있어, 실제 이용하는 청운대가 부기 역명(=청운대 인천캠퍼스)을 사용해야한다는 이유다. 청운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명을 도화동 주민과 재학생 등 5582명에게서 받아 지난 4월 남구에 제출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만 6년 가까이 부기 역명을 사용한 인천대도 지난 5월 31일 ‘3년간 더 사용하겠다’는 내용의 신청서를 한국철도공사에 제출했다.

인천대 관계자는 <인천투데이>과 한 전화인터뷰에서 “현재 제물포캠퍼스에 인천대와 통합한 인천전문대 교지 6만 7000평(약 22만㎡)이 있다. 올해 초 특례 입학한 학생들이 졸업하기 전까지 사용했고, 현재 평생교육원에서 운영하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송도캠퍼스의 실험실 공간이 부족할 시 제물포캠퍼스를 사용하고 있어 ‘인천대가 사용하지 않는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고 한 뒤 “올해 초 6만 7000평 활용관련 중장기 계획도 마련한 상태다. 인천대가 송도로 이전하면서 지역 상권이 많이 죽었지만, 계획이 실행된다면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한 “직선거리로 따진다면 청운대는 오히려 도화역이 가깝다. 제물포역을 두고 두 학교가 다투는 모습이 좋지 않다. 차선책으로 도화역을 고민해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청운대 관계자는 <인천투데이>과 한 전화통화에서 “그 전에는 학생들이 주안(역)에서 하차해 버스를 이용해 등교하곤 했다. 올해 2월에 제물포역에 급행열차가 정차하면서 제물포역을 이용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서 “제물포역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사람은 우리 학교 학생들이다. 우리 학교를 찾는 사람들이 제물포역을 인천대로 혼동해 불편이 발생하고 있다. 제물포역 주변 상권 활성화에도 청운대 학생들이 많이 기여하고 있다”고 한 뒤 “인천대는, 인천도시철도 1호선에 인천대입구역이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6월 안에 역명심의위원회를 열어 결정할 예정이고, 두 학교는 자기네가 선정되지 않으면 재심을 신청할 계획이다.

권기태 인천대총동문회 사무처장은 <인천투데이>과 한 전화통화에서 “제물포역은 수십 년간 우리 대학의 입구로 활용돼 동문들이 많은 추억을 나눈 장소이며, 인천대의 뿌리와 역사가 시작된 곳”이라며 “현재도 제물포캠퍼스로 사용하고 있으므로 반드시 부기 역명이 사수돼야한다. 5만 동문의 이름으로 부기 역명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대와 청운대의 신경전은 국토부의 결정이 난 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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