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청 차장 퇴임 후 매입한 부동산 ‘투기 의혹’ 논란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 10일 조동암 비서실장을 세 번째 경제부시장으로 낙점했다. 조 경제부시장 내정자는 오는 24일 시의회의 인사간담회를 앞두고 있으며, 유 시장은 이 인사간담회 이후 임명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그런데 인사간담회를 앞두고 조 내정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일고 있다. 조 내정자는 지난해 하반기에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차장을 퇴임하고 공로연수에 들어갔고, 이때 부동산을 매입한 게 논란이 되고 있다.

조 내정자는 지난해 11월 인천 남구 용현ㆍ학익 2-2블록 도시개발사업 지구 내 토지 186㎡(용현동 604의 71)를 A씨와 공동(5대 5)으로 매입했다. 매입가격은 3.3㎡당 1000만원으로 약 6억원에 달했다.

용현ㆍ학익 2-2블록은 용현ㆍ학익 2-1블록(SK스카이뷰 아파트단지) 앞에 있는 대우일렉트로닉스 공장 부지(약 90%)와 대로변 주택ㆍ상가부지로 돼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 공장 부지를 매입한 H건설은 도시개발사업(약 1500세대) 지구 지정을 위한 신청서를 지난 1월 남구에 제출했고, 현재 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개발방식을 두고 토지 수용을 반대하는 지주가 많아 난항을 겪고 있다.

용현ㆍ학익 2-2블록은 올 6월 입주 예정인 용현ㆍ학익 2-1블록 SK스카이뷰 단지와 인접해있다. 즉, 개발이 본격화될 경우 용현ㆍ학익 2-2블록 상가 또한 2-1블록 상가처럼 가격이 두세 배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조 내정자의 토지 매입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은 11일 발표한 논평에서 “(비서실장 시절)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공직자의 불법적 부동산 투기는 용납할 수 없는 부당행위”라고 지적하고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경제부시장이라는 인천시민의 곳간 열쇠를 내어주는 부적절한 인사를 강행했다면, 유 시장 또한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어서 “직무와 관련해 얻은 정보를 이용한 정황이 의심되는 만큼 유 시장과 (조동암) 비서실장은 구차한 변명으로 불법적 땅 투기 의혹을 모면하려하지 말고, 구입 목적과 출처에 대한 해명으로 잘못을 솔직히 밝히고 인천시민에게 사죄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논평에 대해 조 내정자는 ‘비서실장 지위를 이용해 토지를 구입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인천경제청 차장을 끝으로 공직생활을 마무리했다. 그 뒤 12월 퇴임에 맞춰 하반기 공로연수에 들어갔다. 연수기간 중 퇴직 이후를 고민하던 때에 먼 친척의 노후대책 제안으로 상가 하나 정도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매입했다. 하지만 이는 비서실장이 되기 전에 매입한 것이고, 매입할 때 다시 공직에 복귀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다”며 “인사간담회 때 이 부분에 대해서 해명하고, 경제부시장으로서 적절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야당이 벼르고 있는 만큼 조 내정자 인사간담회는 부동산 투기 의혹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시의회 인사간담회가 국회 인사청문회 같은 권한이 있는 것이 아니라, 조 내정자가 경제부시장에 임명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게다가 지난 4월에 경제부시장이 그만둔 상태에서 그 공백 더 방치하기 어려운 데다, 조 내정자가 야당과도 통할 수 있는 사람으로 평가받는 만큼 야당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게 여당의 입장이다.

익명 처리를 요구한 한 여당 시의원은 “사실상 퇴직 상태에서 퇴임 이후를 준비하던 기간에 발생한 일로 알고 있다. 공무원은 퇴임 이후에도 땅을 사면 안 되는 게 아니지 않냐? (야당의 비판은)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한 뒤, “조 내정자만큼 지역과 현안, 행정에 밝은 사람이 드물다. 야당이 협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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