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시문화탐사대, 도시유목 2 'Discovery' 진행


▲ 화수부두에서 유목활동 중인 인천도시문화탐사대 대원들


인천 동구 화수부두는 많은 사람들의 삶의 터전으로 선착장에는 배가 가득했던, 인천에서 가장 활발한 모습의 부두였다. 그러나 지금은 산업화로 많은 공장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가운데 수십 년 살아온 이곳을 차마 떠나지 못하고 생계유지를 위해 어업을 하고 있는 몇몇의 주민들만이 남은 한적한 곳으로 변해가고 있다. 남은 이들도 도시개발이라는 거대한 장벽 앞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조만간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처해있다. 인천에서 유일하게 어업을 중심으로 자립적인 생활터전을 갖추고 있는 역사가 깃든 살아있는 장소인 이곳은 불과 몇 년 만 지나면 개발이라는 명목아래 그 자취를 잃어버리고 사람들 머릿속에서도 잊혀 질것이다.

더 크게, 더 높게, 더 편리하게 보이고 살기위해 진행되는 도시개발은 비단 화수부두만이 아니라 우리에게 익숙해져 자라오던 인천의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개발’은 도시공간에 대한 평가의 잣대를 기존에 살던 주민들의 삶에 대한 판단보다 효율적으로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것에만 초점을 맞춰 평가되는 결과를 낳았다. 개발되어야 하는 공간이나 장소는 시대에 뒤떨어져 있고 시급히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인식이 깔리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오래된 손때와 역사를 지니고 있는 동네와 지역에 대한 생활터전과 삶의 방식, 그 속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공동체는 여전히 의미가 있으며 보이지 않는 가치를 찾아 이를 기록하고 자료로 남기기 위해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으니, 바로‘인천도시문화탐사대’가 그들이다.

스페이스빔 대표인 민운기 탐사대장을 비롯해 인천에서 활동하는 지역문화예술인 9명으로 구성된 인천도시문화탐사대는 매서운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돈 중심의 개발 논리에 의해 외부적 시선이 왜곡된 곳과 독특한 문화적 특성이 있는 곳을 직접 찾아가 일정시간 거주하며 탐색하는 ‘도시유목 2 Discovery'를 진행 중이다.
이들이 말하는 ‘유목’이란 단순히 공간이나 거리를 이동하는 것이 아닌 지역 속에 들어가 다양한 삶의 모습과 이야기들을 발견하고 드러냄으로써 공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볼 수 있는 기회로 만드는 ‘실천행위’를 일컫는다. 동네로 들어가 텐트생활을 하면서 역사적, 문화적 특성을 찾아내고 주민들과 만나면서 알게 되는 사람들의 관계, 공동체 의식 등을 직접 체험하고 기록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화수부두 탐사 중에 만났던 민운기 탐사대장은 “바둑판처럼 일정하게 짜여진 느낌이 있는 도심에 있다가 자연적인 모습으로 들어선 집들을 보니 여유 있고 아늑한 분위기가 느껴진다”며 “이방인에게 격없이 대해주는 주민들의 모습과 대화, 주민들 간의 관계 등을 알아가며 ‘사람 사는 맛’이 느껴지는, 정착하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이곳에 남다른 가치들이 보인다”고 탐사의 소감을 전했다. 그는 또한 “경제적인 논리의 개발에 대해 잃어가고 있는 중요한 부분을 찾는데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3월 1일부터 탐사가 진행될 십정동  열우물길


지난 8일 출정식을 갖고 본격적인 탐사활동을 시작한 인천도시문화탐사대는 동구 화수부두, 부평구 열우물길 등 10곳을 선정, 3월 18일까지 2개월에 걸친 대장정을 진행하게 된다. 특히 독특한 공간 구조와 현존하는 인천 대표적 서민들의 삶의 터전인 십정동 열우물길 탐사는 오는 3월 1일부터 3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선정된 각 동네의 정서, 지역 사람들의 성향, 관계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탐색한 결과물은 사진자료와 영상, 기록 등으로 오는 4월 28일 스페이스 빔에 전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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