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작가회의가 발행하는 문예 계간지 ‘작가들’ 2016년 봄호가 나왔다.

통권 56호인 이번 호에서는 ‘문학장 바깥의 문학실험들’을 주제로 한 ‘특집’으로 우리 문학의 활로를 모색했다. 고영직ㆍ오창은 문학평론가가 문학제도 바깥의 신선하고 도전적인 문학실험들을 조명하고 새로운 문학공동체 형성의 가능성을 짚었다.

‘담ㆍ담ㆍ담’ 코너에는 고은 시인의 인터뷰를 녹여낸 김응교 시인의 에세이를 실었다. 매해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고은 시인의 삶과 시의 여정을 담담하게 전했다.

여느 때보다도 묵직한 ‘르포’에서는 르포집 ‘마지막 공간’과 ‘부서진 미래’의 공동저자인 황선금이 원풍모방(옛 한국모방) 노동자였던 김정숙의 구술생애사를 중편소설에 가까운 긴 분량으로 담았고, 일본의 ‘혐한(嫌韓: 한국을 싫어함)’ 문제 전문가인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야스다고이치(安田浩一)가 ‘위안부’ 합의 후 한ㆍ일 양국의 분위기를 전하면서 ‘위안부’ 할머니들의 고독과 소외 문제를 공감 가득한 시선으로 그려냈다.

또한 오랜만에 시의 곁으로 돌아온 조기조 시인을 비롯해 송경동ㆍ김사이ㆍ박소란ㆍ이경림ㆍ고철ㆍ김명은ㆍ김경철 시인의 신작시를 실었다. 유영갑과 신예작가 이은희의 소설, 이장근과 김유진의 동시, 오시은의 동화도 담았다.

‘시각장애인들의 세종대왕’이라 불리는, 훈맹정음의 창안자 송암 박두성 선생을 조명한 ‘우현재’도 눈길을 끈다. 비평에선 김창수의 ‘시와 노래의 생명력’과 이지은의 ‘착한 당신에게 말을 건넵니다’를 만날 수 있다.

‘서평’에선 인천에서 방대한 자료를 축적해 독특한 사진작업을 하고 있는 이영욱 사진작가의 사진집 ‘접촉’과 공장 노동자로서 경험을 녹여낸 소설로 오랜만에 만나는 이인휘의 ‘폐허를 보다’,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아프리카계 미국 소설가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의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합니다’를 다뤘다.

새로 시행된 ‘도로, 명’을 키워드로 인천의 달라진 모습들을 담은 강종식ㆍ김홍기ㆍ이섬ㆍ이연옥 작가의 사진들로 꾸민 ‘시선’도 볼만하다.(문의ㆍ876-0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