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와 만남 90] 허형진 현대페인트(주) 노동자

▲ 허형진 현대페인트(주) 노동자.
남동구 논현동에 사는 허형진(43) 독자를 만났다. 허씨는 부평구 청천동에 있는 현대페인트(주)에 18년째 근무 중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화학섬유산업노동조합(이하 화섬노조) 현대페인트지회 사무장을 지내기도 했다.

현대페인트(주)는 1960년에 만들어졌다. 1989년 주식을 상장하면서 우여곡절을 겪기 시작했다. 경영진은 주식 상장으로 생긴 돈을 부동산이나 금, 외환 투기 등에 쏟아 부었고, 회사는 1998년에 부도를 맞았다. 전 임직원이 구조조정의 고통을 당했다.

회사는 2002년 회생했다. 그러나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일으킨 부산저축은행을 비롯한 투기자본이 회사의 대주주가 돼, 자산을 매각하거나 주가 조작으로 시세차익을 일으켰다.

결국 현대페인트는 지금까지 두 차례의 부도와 네 차례의 매각과정을 겪었다.

허씨는 “올해 3월, 네 번째로 현대페인트를 인수한 이안 대표이사는 불과 8개월 만에 자본시장법 위반과 부당이득 218억원을 취득한 혐의로 지난 11월에 구속됐다. 현직 증권사 직원들과 공모해 주가 조작을 일으킨 혐의다. 그러나 이 대표가 선임한 사람들은 대부업체를 통해 전환사채를 발행해 또 다시 투기자본을 끌어들이려한다”고 전했다.

현재 현대페인트지회는 비조합원까지 포함해 경영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구성해 ‘투기자본 근절과 경영 정상화’를 촉구하고 있다.

비대위는 지난 12월 21일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표이사ㆍ등기 임원ㆍ집행 임원들의 위법행위를 조사할 것과 상장 폐지를 한국거래소에 요구했다.

허씨는 인터뷰 다음날인 29일에는 본사가 있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으로 집회를 하러 올라갈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내년 4월이면 공장을 부평에서 충북 진천으로 이전해야한다. 직원들은 투기자본이 아닌 건강한 자본이 들어와 공장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천투데이>의 전신인 <부평신문> 창간 때부터 신문을 구독하고 있는 허씨는 최근 기억나는 기사로 기획취재 ‘인천의 노동자교육을 혁신하다’를 꼽았다.

그는 “지역에서 노동자가 투쟁하고 있는 현안을 자세히 다루는 <인천투데이>이 좋다. 하지만 큰 사업장 위주로 나오는데, 우리 회사처럼 중소기업 소식도 실어줬으면 좋겠다”고 한 뒤 “화섬노조에서 스마트폰 앱으로 위험물지도를 만들었다. 전국적으로 위해사업장이 어디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지도다. 위해사업장은 지역 주민들의 건강권과 생활권의 문제니 <인천투데이>에서도 다뤄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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