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인 하이삼 알타그룹 회장, 인천 경제에 기여

▲ 유정복(가운데 왼쪽) 인천시장은 인천 경제에 기여한 공로를 기려 리비아 알타그룹의 하이삼(가운데 오른쪽) 회장에게 지난 14일 오후 명예시민증을 수여했다.

리비아 자동차 시장의 거상인 하이삼 S. H. 후세인 알타(Al-Etah)그룹 회장이 29번째 인천시 명예시민이 됐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 14일 오후 하이삼 회장에게 명예시민증을 수여했다.

하이삼 회장은 인천항 물동량이 감소 추세에 있는 상황에서 중고자동차를 수입해, 인천항 물동량 확보에 기여했다. 또한, 2012년 현대ㆍ기아차의 부품 수입을 시작으로 현대ㆍ르노삼성의 신차와 넥센타이어ㆍ금호타이어 등을 수입한 뒤 이를 중동 각지에 팔아 한국 제품의 신뢰성과 우수성을 널리 알렸다.

특히, 인천지역의 영세한 중고차 수출업체들을 보호하고 이들과 상생하기 위해 한국에 수출업체(법인)를 설립하는 걸 포기하고 한국 수출업체에서 차량을 구매해 수입하고 있다. 자신이 한국에 수출업체를 설립해 벌어들이는 이익만큼 한국 수출업체의 이익이 줄어든다며 설립하지 않았다. 한국에서 발생한 이익은 한국 수출업체의 몫이고, 자신은 수입한 차를 리비아에서 판매해 이익을 챙기면 된다는 게 그의 상도다.

리비아 국적의 하이삼 회장은 1976년생으로 리비아 가루너스대학을 졸업했다. 현재 알타(Al-Etah)그룹 외에도 알포크 쉬핑(Alfoulk-Almashhoun shipping)과 두룹컴퍼니(Dorub Co.,Ltd) 등, 회사 5개를 운영한다.

그는 2006년부터 한국 중고차와 신차를 수입하기 시작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수입한 중고차와 신차 수량은 한 달에 50대와 20대 정도에 불과했다.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1년에 중고차 수만대, 신차 수천대를 수입하고 있다. 2011년부터 올해 12월 15일까지 리비아로 수입한 한국 중고차는 총28만 9030대다. 올해는 현재 4만 248대를 수입했다.

혼자서 연간 10만대 수입했다가 반 토막 난 이유

한국의 중고차 수출산업을 활성화하려면, 하이삼 회장과 같은 이슬람 상인들이 겪는 불편함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한국 중고차의 수출 지역은 이슬람권인 북아프리카와 중동이다. 가장 수요가 많은 나라는 리비아와 요르단이다. 리비아는 내전으로 정세가 불안하지만, 세계 3대 산유국에 속하는 나라로서 중고차 수요가 많다. 요르단은 중립국이라, 한국 중고차를 수입해 인접한 중동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이슬람 상인들이 한국에 머물 수 있는 비자 기간이 짧고, 인천에 중고차 수출단지가 없어, 이슬람 상인들이 일본으로 이탈하면서 한국 중고차 수출은 3년 전에 비해 약 17만대 줄었다. 하이삼 회장 만해도 2012년에 10만 2000대 가량을 수입했는데, 올해 현재 4만대를 간신히 넘겼다.

리비아의 중고차 수입상인 약 95%는 여행 비자를 발급받아 한국에 온다. 그것도 이스탄불을 두 번이나 경유해야 올 수 있다. 그러나 비자 기간은 3개월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무작정 비자 기간을 늘려줄 수는 없다. 현재 외국인은 송금실적 10만 달러를 비롯해 임대차계약서ㆍ법인사업자등록증ㆍ거주지확인서 등 서류 아홉 가지를 제출해야 외국인등록증(ID카드)을 발급받을 수 있다.

이에 ▲송금실적을 10만 달러에서 30만 달러로 상향 조정하고 ▲한국에 10회 이상 방문하고 ▲복수(3~5개)의 수출업체가 신원을 보증하고 ▲연간 50만 달러 이상 한국 중고차를 수입하는 바이어에게 비자 기간을 6개월로 연장해줘, 중고차 수출산업을 활성화하자는 게 항만업계 의견이다.

짧은 비자 기간과 수출단지 부재 해결해야

두 번째 과제는 인천항 인근에 합법적인 수출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한국 중고차 수출은 2012년 37만대 수출 이후 내리막길에 있다. 반면, 한국 중고차 수입국(=좌핸들 차량 사용)에 일본 중고차(우핸들 차량) 수출량은 많이 늘었다. 합법적인 수출단지 부재가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인천의 경인항 경인아라오토단지, 인천 북항 율도단지와 엠파크, 남항 배후 송도유원지와 대우로지스틱스단지 등에 중고차 수출업체 800여개가 있었다. 올해 10월 현재 약 300개로 줄었다.

송도유원지 일대를 제외한 나머지 중고차 수출단지는 모두 사라진 상태다. 해외 바이어들이 일본으로 이탈하고 수출업체가 감소해, 올해 20만대 수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중고차 수출업계는 전망한다. 이는 2013년보다 17만대 정도 줄어드는 것이다. 2013년 수출단가를 적용하면 약 9000억원에 해당한다.

게다가 마지막으로 버티고 있는 송도유원지 내 중고차 수출업체도 문을 닫아야할 형편이다. 지난 11월 24일 행정대집행을 예고했던 연수구가 국민권익위원회의 ‘실태조사에 따른 연기’ 요청을 받아들여, 행정대집행이 잠시 미뤄졌을 뿐이다.

송도유원지 내 수출업체가 사용하는 건물은 모두 불법 가설물이다. 이에 연수구는 2년 전 에 단속하고 벌금을 부과했다. 당시 벌금을 부과 받은 해외 바이어는 비자 발급이 안 돼 입국할 수 없다. 이 바이어들은 일본으로 가버렸다.

송도유원지 내 수출업체들이 갈 곳이 마땅치 않다. 중고차 수출산업 활성화를 위해 인천항 인근에 합법 수출단지를 조성해야한다는 의견이 3년 전부터 인천항만산업의 의제로 부각했지만, 답보상태다. 게다가 인천항만공사는 중고차 수출이 공해산업이라며 미온적이다.

그러는 해외 바이어와 수출업체는 일본과 평택항으로 각각 이전하고 있다. 송도유원지 인근에는 이슬람 상인 700여명이 활동하는데, 이들이 인천에서 사라질 날이 멀지 않았다. 합법 수출단지 조성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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