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시장, 공급 중심에서 수요 중심으로 재편 가능하다”
“통신시장, 공급 중심에서 수요 중심으로 재편 가능하다”
  • 김갑봉 기자
  • 승인 2015.11.18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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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투데이이 만난 사람] 이용구 전국통신소비자협동조합 상임이사

통신소비자협동조합 국내 1호 매장 문 열어

지난 10월 31일 인천지하철 1호선 예술회관역에 국내 첫 통신소비자협동조합 매장이 문을 열었다. 전국통신소비자협동조합 매장 1호점으로, 모바일 통신서비스를 판매하는 곳이다.

2011년 4월 인천에서 발기인 101명이 참여해 통신소비자생활협동조합을 만들었다. 그리고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되면서 2012년 12월 3일 인천시 1호 협동조합으로 등록했다.

통신소비자협동조합은 등록 후 조합원을 모으기 시작했다. 조합원은 곧 통신소비자다. 2013년 1월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휴대폰 기본요금을 3300원으로 인하하는 데 성공했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 뒤 알뜰요금제를 알리기 시작했고, 현재 조합원은 약 4000명이다.

이용구(사진) 통신소비자협동조합 상임이사는 “조합은 알뜰요금제 통신상품과 이동통신사 요금제 상품을 모두 취급하고 있다. 해외 직접구매(이하 직구) 폰도 취급하고 있으며, 직구 폰의 경우 노인들은 아무래도 접근성이 떨어지니, 조합에서 대행해주기도 한다. 현재 알뜰요금제 휴대폰 이용자와 일반 휴대폰 이용자를 합하면 조합원이 4000여명 된다”고 말했다.

공급자 중심의 통신시장을 소비자 중심으로

▲ 이용구 전국통신소비자협동조합 상임이사
모바일 통신상품이란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하는 음성ㆍ데이터ㆍ문자 등의 서비스를 말한다.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주파수를 가공해 판매하는 것을 소비자가 구매하는 방식이다.

이용구 상임이사는 “농산물과 공산품도 도매가격과 소비자가격이 있듯이, 통신서비스도 도매와 소매가 있다. 똑같은 서비스인데 유통방식을 달리해 도매업체가 취급하고 있는 게 이른바 알뜰요금제다. 국내 도매업체 30여개가 이를 취급하고 있고, 우리 조합은 이중에서 서비스가 뛰어난 업체 6개와 협력해 알뜰요금제 휴대폰을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제도가 시행된 때는 2012년이다. 정부는 이동통신사가 독과점하고 있는 통신시장에 도매업체를 진출하게 해 요금 인하를 꾀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사업자의 자본력ㆍ기술력ㆍ장비 등을 심사해 인허가 하며, 이동통신 3사는 해당 업체에 통신서비스를 공급할 의무가 있다.

이용구 상임이사는 “통신서비스 공급 구조는 ‘이동통신 3사-대리점-판매점-소비자’와 ‘이동통신 3사-도매업체-통신소비자협동조합-소비자’가 있다. 우리는 후자다. 도매업체들이 이동통신 3사로부터 통신상품을 대량으로 구매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도매가격에 준해 판매하는 게 알뜰요금제다. 우체국에서도 하고 있는 사업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조합은 국내 도매업체 30여개 중에서도 가격경쟁력이 좋고, 소비자 불만을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는 고객센터를 갖춘 업체와 제휴해 판매하고 있다. 도매가격에 준해서 판매하니 판매점보다 가격이 더 저렴하다. 통신소비자협동조합 조합원이 늘어날수록 휴대폰 요금은 더 내려가기 마련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알뜰요금제는 이동통신 3사, 휴대폰 제조사, 소비자가 모두 상생할 수 있는 균형모델이다. 알뜰 폰 사용자가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통신비가 내려갈 수밖에 없다. 이는 이동통신 3사가 손해를 보는 게 아니라, 그동안 이동통신 3사가 취했던 초과이윤이 정상이윤으로 조정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통신소비자협동조합의 목표는 현재 공급자 중심으로 짜인 통신시장을 소비자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이다. 조합은 1호점을 토대로 다른 지역에 2호점과 3호점을 추가로 낼 예정이다.

“단통법이 문제가 아니라, 비싼 가격과 위약금이 문제”

이용구 상임이사는 시행 1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논란이 일고 있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단통법’의 요지는 소비자들이 어느 매장을 가든 지급 받는 보조금이 같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소비자는 보조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요금은 그대로 내면서 이동통신사만 배불린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한 휴대폰 제조사와 통신서비스 판매점 입장에선 ‘단통법’ 시행으로 보조금 차등 지원이 사라져, 기기 변경이나 이동통신사 변경이 줄어들어 그만큼 매출이 줄었다고 볼멘소리를 하는 실정이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이용구 상임이사는 “단통법 시행 전에는 통신시장이 혼탁했다. 나름 싸게 샀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데서 더 싸게 산 사람이 있다. 이동통신 3사가 자사 제품을 많이 판매한 대리점과 판매점에 인센티브 수수료를 차등 지급했다. 그러다보니 판매장마다 보조금 경쟁이 치열했다”고 말했다.

그는 “단통법 시행 전에는 보조금 지급 규제가 없었다. 그러나 이젠 어느 매장을 가더라도 요금제에 따라 동일한 보조금이 정해져있다. 국내 어디서나 다 똑같다. 물론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른바 ‘공짜 폰’이 사라진 것이다. 번호 이동이나 기기 변경이 전보다 확연히 줄었다. 그러다보니 판매점 장사가 안 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통신시장이 건전해지고 있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용구 상임이사의 설명은 계속됐다. 그는 “번호 이동과 기기 변경을 하지 않는 진짜 이유는 휴대폰이 비싸다는 데 있다. 제조사가 단말기 가격을 낮추면 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낮추기 어렵다고 한다. 휴대폰을 영구적으로 쓰는 게 아니다. 보통 2~3년이다. 단말기 가격을 낮추기 어렵다면 휴대폰 임대서비스를 전면 도입하면 된다. 새 폰을 사서 중고 폰으로 파느니, 렌탈(=임대)를 도입해 최신 폰 출고가를 40%로 낮추면 판매점도 제조사도 살아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소비자들은 번호 이동 시 위약금을 물어야한다. 현재 이 위약금을 한꺼번에 내게 하고 있다. 위약금을 분납하게 하면 된다”고 한 뒤, 이동통신사만 배불린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동통신사들도 죽을 맛이다. 기기 변경과 번호 이동이 줄어 이동통신사 창고에 휴대폰 재고가 잔뜩 쌓여있다. 그런데 제조사들은 반품을 절대 받지 않는다. 보조금을 덜 주니 이동통신사 수익이 늘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재고 자산으로 창고에 물량이 계속 쌓였다. 나중에 결국 덤핑 처리해야한다. 문제는 ‘단통법’이 아니다. 아울러 이동통신사와 제조사가 지급하는 보조금을 의무적으로 공개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신비 낮추고 일자리 만드는 ‘노인통신상담사’

통신소비자협동조합이 등장하기 전에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가 통신비 인하를 요구했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의 주장만으로는 국내 이동통신 3사가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조합이 등장해 알뜰요금제로 조합원을 확대하기 시작하면서 통신시장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조합원은 곧 이동통신사 소비자이자, 공동체로 묶인 하나의 연대체였다. 개별적인 소비자가 협동조합으로 묶여 공급자인 이동통신사를 향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용구 상임이사는 “단통법이 만들어지고, 이 단통법의 영향으로 데이터선택요금제도 등장했다. 현재 ‘어르신 통신비 내리기 운동’에 주력하고 있다. 통신비를 분석해 불필요한 요금을 지우고 필요한 요금만 내게 하는 것이다. 단순히 요금 인하 목적이 아니라, 통신시장에서 수요가 공급을 제어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통신소비자협동조합은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 인천시 산하 노인인력개발센터와 공동으로 ‘어르신 통신비 내리기’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통신비를 낮추는 동시에 노인일자리를 만드는 사업이다.

이용구 상임이사는 “조합에서 시니어통신상담사 육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노인 조합원이 다른 노인의 통신요금제를 컨설팅해주는 사업으로, 통신비를 내리고 일자리를 만드는 일이다. 인천에서 출발이 좋다. 인천의 성과를 바탕으로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알고 있으면 도움 되는 통신비 절감 방법

이용구 상임이사는 이동통신사가 출시한 데이터선택요금제와 20%선택할인제도 등이 ‘단통법’ 덕분에 생긴 일이라고 했다. 특히, 20%선택할인제도는 ‘단통법’에 직접 하라고 규정돼 있는 만큼, 몇 가지만 알고 있어도 통신비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이동통신사들은 올해 데이터중심요금제를 출시했다. 이 상품에 가입한 이용자들의 상당수가 요금 절감효과를 보고 있다. 음성서비스와 데이터서비스 중 어느 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하는지 분석한 후, 요금제를 정하면 통신비를 줄일 수 있다. 이를테면 음성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는 소비자라면 데이터요금제가 적합하다.

이용구 상임이사는 “약정기간이 끝난 이용자의 경우 반값유심(USIM)요금제가 좋다. 유심요금제는 기존 단말기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유심 칩만 구매해 이용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 반값 수준에서 통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약정이나 위약금이 없는 게 장점이다. 혼자 사는 경우나 결합상품에 민감하지 않은 소비자에게 적합하다. 반대로 가족 결합이나 유무선 결합 상품일 경우 요금 할인을 반드시 비교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단통법 시행으로 단말기 지원금을 받지 않는 소비자에게, 지원금에 상응하는 제도로 요금할인제도를 도입했다. 시행 초기 12%였던 할인율은 올해 4월 20%까지 올랐다. 자신이 이용하고 있는 이동통신사에 전화해 자신이 요금할인제도 이용 대상인지를 확인한 후 신청하면 톡톡한 요금 절감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데이터이용료 절감 방법도 들려줬다. “기초생활수급자의 경우 데이터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국내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통신상품 중에 엘티이(LTE)를 와이파이로 변환해주는 ‘포켓파이’라는 게 있다. 한 달에 13기가바이트(GB)를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일반 소비자 가격은 월 1만 5000원이다. 그러나 기초생활수급자의 경우 면제해준다. 즉, 이 장비를 신청하면 월 13GB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통신소비자협동조합원이 돼 달라. 많이 모이는 만큼 요금이 내려가게 돼있다. 또 많이 모이는 만큼 통신시장을 수요자 중심으로 재편할 수 있다”고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