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구, ‘운영비 분담 불가’ 입장 고수
시교육청, “파행운영 예상, 연수구 책임”

내년 3월 개교 예정인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소재)가 운영비 부족으로 파행 운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12년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를 유치하면서 인천시ㆍ시교육청ㆍ연수구가 학교 운영비를 분담하기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나, 연수구가 재정 부족 등을 이유로 운영비를 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시교육청과 연수구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시교육청은 이달 초 연수구에 ‘2016년 3월 개교를 앞둔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의 운영비 30억원 중 7억 5000만원을 연수구 2016년 예산(안)에 편성해 달라’고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는 운영비를 함께 부담하기로 한 MOU에 따른 것으로, 연간 운영비 40억원 중 50%를 시교육청이, 나머지를 시와 연수구가 25%씩 부담하기로 했다. 이후 3개 기관 모두 재정 여건이 어려워지면서 연간 운영비를 30억원으로 줄여 시교육청이 15억원을, 나머지를 시와 연수구가 절반씩 부담하기로 수정했다.

그러나 최근 연수구가 ‘운영비를 지원하기 어렵다’고 시교육청에 통보, 비상이 걸렸다. 시교육청은 수차례 연수구를 설득했지만, 연수구의 입장은 바뀌지 않고 있다.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가 전국단위 모집 학교로 지역과 연계성이 없고, 연수지역 학교들에 교육경비보조금을 연간 총20억여원(학교 당 평균 3500만원)을 지원하는 상황에서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에만 7억 5000만원을 지원하는 것은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연수구는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유치를 시와 시교육청이 주도했기에, 구가 지원하기로 한 운영비를 시가 대신 부담해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박융수 시교육청 부교육감은 10월 28일 <인천투데이>과 한 전화통화에서 “연수구가 7억 5000만원을 지원하지 않으면 연간 22억 5000만원으로 운영해야 돼, 파행 운영이 예상된다”며 “이렇게 될 경우, 연수구가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관 대 기관으로 약속한 만큼, 연수구는 운영비를 예산(안)에 반영해야한다”며 “관련 내용을 구 예산 심의 권한을 가진 구의회에 알리고, 시의회에도 적극적으로 알려 문제 제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연수구 교육특구 담당팀장은 “전국적으로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이런 학교의 운영비를 부담한 사례도 없어 시에 지원이 어렵다고 계속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구가 부담할 수 없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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