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국내 환승 규제 개선과 항공정비단지 지정 시급

 
아시아나항공이 두 번째로 설립한 저가항공(LCC=Low Cost Carrier)사 ‘에어서울’의 사업면허를 지난 19일 국토교통부에 신청했다. ‘에어서울’은 김해국제공항을 기반으로 한 ‘에어부산’에 이어 인천국제공항을 기반으로 한 LCC사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3월 가칭 ‘서울에어’ 설립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었고, 4월 초 항공사 명칭을 ‘에어서울’로 결정했다. 인천공항에 기반을 둔 LCC사라 ‘인천에어’ 얘기도 있었지만, 화물항공사 ‘에어인천’과 중복을 피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5월 중 국토부에 사업면허를 신청할 계획을 세웠으나, 지난 4월 14일 일본 히로시마공항 활주로 이탈 사고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의 여파로 신청을 미뤘다.

국토부가 면허증을 내주면 ‘에어서울’은 이르면 내년 중순께 취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취항지역은 중ㆍ단거리 국제선 노선 지역인 중국ㆍ일본ㆍ동남아 등, 항공 수요가 많은 지역이다. ‘에어서울’이 취항하면 기존 LCC사들과 경쟁이 예상된다.

국토부는 사업면허의 경우 신청일로부터 25일, 국내 운항증명(AOC)은 90일 이내에 발급 여부를 결정하게 돼있다. 다만, 자료 보완 등, 상황에 따라 다소 변동이 있을 수 있다. ‘에어서울’은 국토부에서 국내 운항증명을 취득한 뒤 취항 예정 국가에서 해외 운항증명을 받아야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급변하는 항공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경영 합리화방안의 일환으로 ‘에어서울’ 설립을 추진했다. 운항증명과 취항 일정 등, 세부 진행과제는 국토부 승인절차에 맞춰 성실히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항공시장 규모에 따른 수요와 공급 문제, 사업계획의 타당성, 이용자 편의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특히, 안전대책과 관련해 깊이 있게 검토해 면허 발급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김포~제주’ 하루 164편
‘인천~제주’ 주 14편
인천공항 국내선 취항 확대해야

아시아나항공이 인천공항을 기반으로 해 설립한 LCC사는 국제선 중ㆍ단거리 노선으로, 주요 취항지역은 중국ㆍ일본ㆍ동남아시아다.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나가는 곳이자, 역으로 한국으로 관광하러오는 지역이다.

인천공항 기반 LCC 취항에 맞춰 인천공항에서 국내 환승노선을 개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외국인의 국내 관광을 활성화하고, 인천공항의 허브공항으로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 환승노선을 확대해야한다는 것이다.

현재 인천공항에서 국내 공항으로 환승은 많이 제한돼있다. 인천공항에서 취항하고 있는 국내 도시는 제주(제주공항)와 부산(김해공항), 대구(대구공항)뿐이다.

‘인천~제주’ 노선에는 항공사 1개가 주 14회 운항하고 있고, ‘인천~대구’ 노선에는 1개사가 주 6회 운항하고 있다. ‘인천~부산’ 노선에는 4개사가 주 61회 운항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 9월까지 인천공항의 월평균 국내선 여객은 약 5만 8200명이다.

이는 인천공항과 인접한 김포국제공항과 비교했을 때 큰 대조를 이룬다. ‘김포~제주’ 노선의 경우 항공사 6개가 하루에 약 164편을 운항하고 있고, ‘김포~부산’ 노선에는 2개사가 하루에 약 27편을 운항하고 있다. 인천지하철이 하루 151편을 운항하고 있는 것에 견주면, ‘김포~제주’ 비행이 얼마나 활발한지 알 수 있다.

최정철 인하대 융합기술경영학부 교수는 “인천공항의 국내선을 제한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인천공항이 동아시아 허브공항이 되려면 인천공항에서 국내선 환승을 원활하게 해줘야 한다. 인천~제주, 인천~부산 등의 노선에 최소한 시간대별로 취항하게 해야 한다. 세계 어느 공항을 봐도 인천공항처럼 국내선 취항을 제한하는 경우는 없다.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항공정비단지 지정과 한ㆍ중 비자면제협정 서둘러야

 
인천공항 기반 LCC사의 국제선 취항으로 인천공항에 항공정비단지 지정이 더욱 시급하다. 또한 2018년에 인천공항의 제2여객터미널이 들어서면 항공정비 수요는 더욱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인천공항에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자사 비행기에 자체 중정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을 뿐, 외국 국적 항공사에는 중정비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최근에 국토부가 외국 국적 항공사에 중정비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주)JSA에 정비격납고 설치 계획을 승인해줘 숨통이 조금 트일 전망이다. 하지만 항공정비단지 지정은 여전히 답보상태에 있다.

홍콩 첵랍콕국제공항과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은 배후단지에 항공정비단지를 조성해 항공 정비와 부품, 엔진 정비와 부품 등을 집적화함으로써 동아시아 허브공항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했다.

인천공항이 개장하기 전인 2000년 김포국제공항의 여객인구는 3672만명으로 세계 14위 공항에 해당했다. 당시 홍콩 첵랍콕국제공항은 3275만명으로 22위,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2861만명으로 28위에 랭크됐다. 한참 아래였다.

그런데 이제는 크게 역전됐다. 2014년 인천공항이 4566만명으로 세계 23위에 랭크된 반면, 김포국제공항보다 후발주자였던 홍콩 첵랍콕국제공항은 6314만명으로 10위,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은 5409만명으로 16위에 올랐다.

최정철 교수는 “저가항공사 취항에 맞춰 한국과 중국 간 비자면제협정 체결과 항공 자유화로 국내 항공사들의 여객시장을 확대해줘야 한다. 2014년 1월 한ㆍ러 간 비자면제협정이 발효된 만큼 중국과도 곧 체결해야한다. 비자면제로 중국인의 한국 접근이 더욱 쉬워지고, 그만큼 여객수요가 늘게 돼있어, 항공 자유화로 항공사들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또, “현재 인천공항은 하루에 약 1000편의 비행기가 이용하는 국제공항이다. 2018년 제2여객터미널이 개장하면 취항하는 도시와 항공사, 횟수는 더 늘 전망이다. 이에 맞춰 적기에 공항 산업과 항공 산업 인프라를 구축해야한다. 그게 항공정비단지 지정과 항공정비 산업 유치, 자유무역지대 확대, 배후 물류단지 조성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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