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군이 계양구에 붙을 경우, 기존 서구강화을도 ‘백중세’

내년 4월 13일 치르는 20대 총선에서 인천지역 국회의원 선거구가 한 곳 더 늘어나는 것이 확정적이다. 연수구를 갑ㆍ을로 나눠 1곳을 늘리고, 서구를 갑ㆍ을로 나누고 기존 서구강화을의 강화군을 계양구 쪽으로 붙여 선거구를 조정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될 경우 야권 강세 지역인 계양구가 ‘백중세’ 지역으로 될 공산이 커졌다. 여당 강세 지역인 서구강화을도 강화군이 떨어져나가면 ‘백중세’ 지역이 될 가능성이 높다.

헌법재판소가 정한 선거구 상한인구 27만 8000여명을 훌쩍 넘긴 연수구(31만 1400여명)는 예상대로 갑과 을로 선거구가 나뉘게 될 전망이다. 송도동을 중심으로 한 신도심과 기존 구도심으로 분리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역시 상한인구 기준을 초과한 서구강화 지역도 선거구를 조정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서구강화갑의 경우 청라국제도시 입주 등으로 인해 인구가 34만명을 넘었다. 서구강화을도 검단 신도시 등이 들어서면서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강화군을 계양구와 붙이고, 서구를 갑과 을로 나눌 것으로 전망된다.

최원식 의원, “전형적인 게리맨더링”

이는 예전에 강화군이 계양구와 같은 선거구로 묶였던 것을 감안한 것으로 보이나, 거리와 지역정서를 감안하면 지나친 조정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여당이 야당세가 강한 계양구를 ‘여권화’하려는 정치적 술수라는 주장도 나온다.

강화군과 계양구를 합쳐 선거구를 조정한다면 강화군과 기존 계양을 지역을 통합할 공산이 크다. 이렇게 되면 새정치민주연합 최원식 (계양을) 국회의원이 피해를 본다.

최 의원은 “새누리당이 계양에서 못 이기니 강화군을 계양에 붙이려한다. 전형적인 ‘게리맨더링(Gerrymandering: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에게 유리하게 자의적으로 부자연스럽게 선거구를 정하는 일)이다. 계양에서 강화까지 차로 가는 데만 한 시간 걸린다. 젊은 층이 모여 사는 계양과 어르신이 많은 강화는 이질적 정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의 주장대로 강화군과 계양구가 한 선거구가 되면, 야당 강세 지역인 계양을 선거구는 백중세 지역이 될 공산이 크다. 강화군 인구는 6만 7000여명에 불과하지만 고령층이 밀집해있고 북한과 접경지역이라 새누리당 지지세가 월등히 높다.

17대 총선 이후 계양구에선 현 새정치민주연합이 계속 이겨왔다. 다만 2010년 실시한 계양을 재선거에서만 당시 한나라당 이상권 후보가 당선됐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최 의원은 3만 8045표(56.3%)를 얻어 이상권 후보(2만 9568표ㆍ43.7%)를 이겼다.

고령층 밀집 지역인 강화군이 계양을과 같은 선거구가 된다면, 여권 지지율은 상당히 높아질 수 있다. 더욱이 강화 지역 현역 의원은 안상수 국회의원이다. 인천시장 출신의 안 의원은 계양을 선거구에서 당선된 이력도 가지고 있다. 만약 안 의원과 최 의원이 맞붙으면 최 의원의 고전이 예상된다.

여기다 계양갑에서 3선을 지내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어, 계양이 흔들리고 있다.

중동옹진 새누리당 예비후보군 행보 본격화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도 행보 빨라질 듯

도서(=섬)지역인 강화군이 중동옹진 선거구로 묶일 가능성도 있었기에, 중동옹진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은 셈이 복잡했다. 강화의 맹주 안덕수 전 국회의원과 안상수 의원이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박상은(중동옹진)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7부(김시철 부장판사)는 지난달 23일 박 의원의 항소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벌금 300만원과 추징금 8065만 2060원을 선고했다. 1심보다 감형됐다.

강화군이 계양구로 붙고, 재선의 현역 의원이 의원직 상실 위기에 놓이자, 새누리당 예비후보군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인물은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이다. 그는 연수구와 중동옹진을 놓고 저울질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화군이 중동옹진과 묶이면 연수구를 택할 가능성도 높았다. 강화군에 안상수 의원이 있는 것도 문제지만, 섬 특성상 공략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있었기 때문이다.

민 전 대변인 이외에 새누리당에선 김홍섭 중구청장, 배준영 인천항만물류협회장, 조용균 전 인천시 정무특별보좌관의 중동옹진 출마가 예상된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선 한광원 중동옹진 지역위원장과 김찬진 치과의사 등이 거론된다. 여기다 정의당의 조택상 전 동구청장도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